블랙록 계열 GIP, 미 유틸리티 기업 AES 380억 달러 인수 임박

블랙록(BlackRock) 산하 글로벌 인프라스트럭처 파트너스(Global Infrastructure Partners, GIP)가 미국 전력회사 AES 코퍼레이션(AES Corporation)을 약 380억 달러(약 51조 원)에 인수하는 방안을 최종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소식은 영국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스(FT)10월 1일 보도한 바 있으며, 이해관계자들에 대한 인용을 기반으로 전해졌다.

2025년 10월 1일, 로이터 통신의 후속 보도에 따르면 양측 협의는 “매우 고도화된 단계”에 접어들었으나, 아직 최종 계약이 체결된 것은 아니다. 로이터는 이 보도를 즉각 독자적으로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협상이 최종 서명 직전 단계에 와 있지만, 가격·계약 조건 등 핵심 쟁점에서 의견이 엇갈릴 경우 거래가 무산될 여지도 있다”는 익명의 관계자 발언이 소개됐다.

GIP 측은 FT의 질의에 대해 “논평을 거부한다”고 밝혔고, AES와 GIP 모두 로이터가 근무시간 외에 보낸 문의에는 아직 답변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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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 배경

AES는 7월 발표한 2분기 실적에서 월가 컨센서스를 뛰어넘는 순이익을 보고해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특히 재생에너지(Renewables) 사업 부문이 전년 대비 급성장하면서 실적 견인차 역할을 했다. 이는 전 세계적인 ‘탄소중립(Net Zero)’ 정책과 친환경 발전 전환 추세에 부응한 결과로 평가된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향후 미국 전력 수요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태양광·풍력·배터리 저장 등 저탄소 전원 확보를 위한 투자는 가파르게 늘고 있으며, AES 역시 배터리 저장 장치(ESS)그린 수소 사업으로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있다.

GIP의 전략적 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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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IP는 2006년 설립된 대형 인프라 펀드로, 2023년 블랙록에 인수된 뒤 자산운용 규모를 더 키워 왔다. 공항·항만·에너지 파이프라인 등 안정적 현금흐름을 창출하는 핵심 인프라 자산을 장기 보유하는 전략으로 유명하다. AES 인수는 탈탄소화(Decarbonization)·디지털전환이라는 거시 트렌드에 맞춰 GIP가 전력·재생에너지 섹터에서 존재감을 강화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만약 거래가 성사되면, 2025년 글로벌 에너지·인프라 업계에서 발표된 가장 큰 규모의 M&A 가운데 하나로 기록될 전망이다. 블룸버그 데이터에 따르면, 2025년 1~9월 인프라 부문 M&A 평균 거래 규모는 50억 달러 안팎에 머물러 있었다.


용어 해설

재생에너지(Renewables)는 태양광·풍력·수력·지열 등 고갈되지 않는 자원으로부터 전력을 생산하는 방식을 말한다. 전통 화석연료 대비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낮아 글로벌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투자에서 핵심 지표로 간주된다.

인프라 펀드는 도로·철도·전력·통신망 같은 사회기반시설에 장기 투자해 안정적인 배당을 목표로 하는 사모펀드(PEF)의 한 종류다. 일반 제조업·IT 기업과 달리 경기 변동에 비교적 둔감해 연기금·기관투자자 수요가 크다.


시장 영향 및 전문가 시각

뉴욕 월가의 에너지 담당 애널리스트들은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AES의 시가총액(약 2.6억 주 × 26달러) 대비 약 30% 이상 매수 프리미엄이 반영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시장 금리가 고공행진하는 국면에서도 대형 인프라 펀드가 공격적 M&A에 나섰다는 점은 전력 인프라 자산의 방어적 성격을 재확인시켜 주는 대목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인수 완료까지는 독점 규제 심사, 주주총회 승인, 각종 재무 실사 등 넘어야 할 관문이 많다. 특히 미국·EU 규제 당국은 최근 대규모 M&A에 대해 시장 집중도를 면밀히 들여다보고 있어, 최종 승인까지 수개월이 소요될 수 있다.

한편, AES의 최대 경쟁사로는 넥스트에라 에너지(NextEra Energy)·도미니언 에너지(Dominion Energy) 등이 꼽힌다. 만일 GIP가 AES를 품게 되면, 동종업계의 추가 인수합병(M&A) 러시가 촉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향후 관전 포인트

① 거래 구조 : GIP가 전액 현금으로 인수할지, 레버리지(차입)를 활용할지에 따라 AES의 신용등급·이자비용 구조가 변동될 수 있다.

② 정책 리스크 : 미국 대선이 다가오면서 에너지 정책이 다시 변동성을 키울 가능성이 있다. 인수 후 재생에너지 투자 세액공제(IRA 혜택)가 유지될지가 관건이다.

③ 금리 환경 : 미 연준의 고금리 기조가 지속될 경우, 대규모 차입 인수(LBO) 구조는 자금조달 비용 상승 압박을 받을 수 있다.


결론적으로, 블랙록의 GIP가 AES를 인수할 경우 전 세계 전력·인프라 시장에 상당한 파급효과가 예상된다. 친환경 전환 가속화안정적 배당 수요라는 두 가지 흐름이 맞물리면서, 향후 유틸리티 섹터의 M&A 열기가 더욱 달아오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