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룩필드, 매출 급감으로 페루 주요 유료도로 운영 자회사 해산 추진

캐나다계 글로벌 자산운용사 브룩필드 애셋 매니지먼트(Brookfield Asset Management)가 페루 수도 리마에서 가장 붐비는 두 개의 고속도로를 관리해 온 루타스 데 리마(Rutas de Lima·이하 RdL) 지분을 정리하고 회사를 해산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최근 몇 년 사이 60% 이상 급감한 수익성을 더는 감내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2025년 9월 30일 인베스팅닷컴이 인용한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브룩필드는 “지속 불가능한 손실”을 이유로 RdL을 청산하지만, 당분간 도로 운영은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브룩필드는 현재 전 세계 인프라 자산 약 2,220억 달러(약 298조 원)를 운용하고 있으며, 페루 인프라 투자 생태계에서도 핵심 투자자로 꼽혀 왔다.

RdL이 운영하는 비아 데 아바니카(Vía de Evitamiento)·비아 익스프레사 수르(Vía Expresa Sur) 구간은 리마 시내 교통량의 상당 부분을 분담해 왔으나, 리마 시장 라파엘 로페스 알리아가가 2022년 지방선거 당시 “부패 계약으로 인한 불공정 통행료를 폐지하겠다”고 공약한 뒤 갈등이 고조됐다. 실제로 시 당국은 일부 톨게이트의 요금 징수를 중단했고, 그 결과 회사 매출이 60% 이상 급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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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행료 수입이 사라진 상황에서 채무 상환과 유지·보수 비용을 충당할 방법이 없다” – 브룩필드 대변인

브룩필드는 리마시와의 협상에서 요금 재개 및 계약 안정성을 요구했으나 별다른 진전을 이루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 측은 “계약 자체가 부패 스캔들에서 기인했다”며 강경 노선을 유지하고 있다.

‘유료도로(톨로드)’란 차량 통행 시 일정 요금을 받아 도로 건설·운영 비용을 회수하는 민관협력(PPP) 방식의 대표적 인프라 모델이다. 페루는 남미에서 비교적 안정적 투자처로 평가됐으나, 이번 사태는 외국계 투자자 보호 메커니즘이 미흡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를 적나라하게 보여줬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 해설 및 전망*기자 의견 포함
1) 채권·주식 시장 영향: 브룩필드가 실제로 자산을 철수할 경우, 페루 국채 스프레드가 확대되고 인프라 섹터에 대한 외국인 직접투자(FDI) 흐름이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
2) 교훈: 요금정지·계약재협상 위험(political risk)은 신흥국 PPP 투자의 핵심 변동성 요인이다.
3) 투자자 대응: 해외 인프라 ETF·펀드 투자자는 포트폴리오 내 신흥국 비중과 계약 안정성 조항을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

브룩필드 측은 “RdL 청산에도 불구하고 건설·운영 중인 기존 도로의 안전과 서비스 품질은 동일하게 유지하겠다”고 강조했다. 향후 도로 운영권이 페루 정부 혹은 다른 민간 사업자에게 이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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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두면 좋은 용어
PPP(민관협력) : 정부와 민간이 공동으로 인프라를 건설하고 운영하며, 일정 기간 이후 자산을 정부에 이관하는 구조이다.
톨게이트 요금정지 : 지방정부가 사회·정치적 이유로 통행료 징수를 중단하는 조치로, 법적 분쟁의 단초가 되기 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