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드컴(Broadcom)이 구글(Google)과 장기 계약을 맺고 향후 세대의 맞춤형 인공지능(AI) 칩 및 차세대 AI 랙(서버 구성 요소)을 2031년까지 개발하고 공급하기로 합의했다.
2026년 4월 6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브로드컴은 같은 날 AI 스타트업 앤트로픽(Anthropic)과도 계약을 체결하여 2027년부터 구글의 AI 프로세서를 활용한 약 3.5기가와트(3.5GW) 규모의 AI 컴퓨팅 용량에 접근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로 합의했다.
브로드컴은 이번 계약의 재무적 조건을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뉴스 공개 후 브로드컴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약 3% 상승했다.
계약의 주요 내용
브로드컴은 구글의 차세대 AI 랙을 위한 맞춤형 AI 칩과 기타 구성요소를 공동 개발하고 공급하는 장기 협력 관계(2027~2031년 포함)를 체결했다. 이 협력은 구글이 자체 개발한 텐서 프로세싱 유닛(TPU)을 포함한 맞춤형 칩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나왔다.
같은 날 체결된 앤트로픽과의 계약은 2027년부터 가동되는 약 3.5GW 규모의 AI 연산 용량에 대한 접근을 제공한다. 앤트로픽 측은 이번 계약이 자사가 미국 컴퓨팅 인프라 강화에 투자하겠다는 $500억(약 500억달러 아님 — 원문은 50 billion 달러)※의 약속을 기반으로 한다고 설명했다.
앤트로픽은 보도에서 “이번 계약은 미국 내 컴퓨팅 인프라 강화를 위한 500억 달러 투자 약속을 기반으로 한다”고 밝혔다.
TPU·GPU·컴퓨팅 용량에 대한 설명
AI 연산에 주로 사용되는 GPU(그래픽처리장치)와 달리, TPU(텐서 프로세싱 유닛)는 구글이 AI 워크로드에 맞춰 설계한 맞춤형 가속기다. TPU는 대규모 행렬 연산과 텐서 처리에 최적화되어 있어 대형 AI 모델의 학습과 추론에서 성능·전력 효율 면에서 장점을 제공할 수 있다. 한편, 기가와트(GW)는 전력(전력소비량 또는 전력공급 능력)의 단위로, 대규모 AI 데이터센터의 총 연산 능력 및 전력 수요를 설명할 때 사용된다. 예컨대 수 기가와트 규모의 용량은 수천에서 수만 대의 고성능 가속기 서버가 동시 가동될 수 있는 수준을 의미한다.
시장 배경과 의미
최근 몇 년간 AI 워크로드 확대로 인해 엔비디아(Nvidia)의 고성능 GPU에 대한 수요가 급증했고, 이에 따른 가격 인상과 공급 병목이 발생했다. 기업들은 엔비디아 GPU의 대안으로서 비용과 효율성 측면에서 경쟁력을 갖춘 맞춤형 칩을 찾고 있다. 로이터는 2025년 말 보도에서 구글이 자사 TPU를 엔비디아의 GPU에 대한 실질적 대안으로 만들어 시장 경쟁력을 확보하려 한다고 전한 바 있다. 구글의 TPU 판매는 구글 클라우드(Google Cloud) 수익 성장의 핵심 동력으로 자리잡고 있다.
앤트로픽의 성장 지표
앤트로픽은 이번 브로드컴-구글 협력에 따른 지원이 자사의 전략적 컴퓨팅 인프라 확대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앤트로픽은 2026년 들어 AI 모델 클로드(Claude)에 대한 수요가 가속화되었고, 현재 연간 환산 기준 매출(run-rate revenue)이 $300억을 상회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2025년 말 약 $90억 수준에서 크게 증가한 수치로, 단기간 내 매출 기반이 급증했음을 뜻한다. 앤트로픽은 클로드를 아마존 웹 서비스(AWS)의 Trainium, 구글 TPU, 엔비디아 GPU 등 다양한 AI 하드웨어에서 훈련 및 운영하고 있으며, AWS는 여전히 앤트로픽의 주요 클라우드 제공자이자 훈련 파트너라고 밝혔다.
전문가적 분석 및 향후 영향 전망
이번 계약은 세 가지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 첫째, 브로드컴은 전통적으로 네트워크·칩셋 분야에서 강점을 보여왔으나, 구글과의 장기 협력으로 AI 맞춤형 칩 생태계에서 영향력을 확대할 기회를 확보했다. 둘째, 구글은 자체 TPU 생태계를 외부 기업과 연계해 규모의 경제를 강화하고, 엔비디아 의존도를 일부 완화하려는 전략을 구체화하고 있다. 셋째, 앤트로픽과의 용량 제공 계약은 대형 AI 스타트업들이 자체 연산 수요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려는 움직임의 일환으로 해석될 수 있다.
금융시장 관점에서는 단기적으로 브로드컴 주가가 긍정적 반응을 보였으나, 장기적 주가 흐름은 계약의 상업적 성과와 실제 공급 능력,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상황, 클라우드 사업자 간 경쟁 구도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구글 TPU의 성능·가격 경쟁력이 엔비디아 GPU 대비 실질적 이점을 입증할 경우, 클라우드와 AI 서비스 제공자의 하드웨어 다변화가 가속화되어 엔비디아의 시장점유율 압박과 함께 전체 AI 하드웨어 시장의 가격·구조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
다만 리스크도 존재한다. 맞춤형 칩의 대규모 생산·유통 과정에서의 기술적·공급망 이슈, 고객사(클라우드 사용자)의 수용성, 소프트웨어 생태계(프레임워크·최적화)와의 호환성 등이 실효성 판단의 변수다. 특히 대형 AI 모델을 운용하는 기업들은 하드웨어 성능뿐만 아니라 전력비용, 데이터센터의 냉각·전력 인프라 투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기 때문에, 단순 칩 성능만으로 시장점유율을 빠르게 전환시키기는 쉽지 않다.
결론
요약하면, 브로드컴-구글의 장기 계약과 브로드컴-앤트로픽의 용량 제공 합의는 AI 인프라 경쟁 구도를 변화시킬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특히 구글 TPU의 상용화 확대와 브로드컴의 제조·공급 능력이 결합될 경우, AI 하드웨어 시장의 다변화와 비용구조 개선이 예상된다. 그러나 최종적인 시장 변동성은 기술 실증 성공 여부, 계약 세부 조건의 상업화 단계, 그리고 기존 GPU 생태계와의 경쟁 양상에 달려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