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O PAULO발 — 브라질 전동기 제조업체 WEG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브라질산 제품에 부과하겠다고 밝힌 50% 관세의 충격을 상당 부분 흡수할 수 있다고 24일(현지 시각) 밝혔다.
2025년 7월 24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WEG는 수출 경로 재조정과 가격 전략 변화를 통해 관세 부담을 완화할 계획이다. 이는 미국 내 판매 물량 가운데 브라질 공장 비중이 3분의 1 이하인 기업 구조와, 멕시코·인도 등 다수 국가에 분산된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 덕분이라는 설명이다.
WEG는 어떤 기업인가?
브라질 남부 산타카타리나주 하리우(Joinville)에 본사를 둔 WEG는 산업용 전동기, 풍력 터빈용 발전기, 송전·배전 설비 등 전력·자동화 솔루션을 공급한다. 전 세계 12개국 이상에 생산 기지를 보유하며, 특히 미주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다각화된 공급망’은 특정 지역의 무역장벽이 강화될 때 리스크를 분산시키는 방파제 역할을 한다.
“구체적인 실행에는 수개월이 소요될 수 있으나, 경로를 전환하고 나면 관세 영향의 대부분을 상쇄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 안드레 호드리게스(Andre Rodrigues) WEG 최고재무책임자(CFO)
관세(tariff)란?
관세는 한 나라가 수입품에 부과하는 세금이다. 보통 자국 산업 보호 및 무역 협상 카드로 활용된다. 이번처럼 관세율이 50%에 달하면, 100달러짜리 브라질산 모터가 미국 항구에 도착하는 순간 50달러를 추가로 부담해야 해 가격 경쟁력이 급격히 떨어진다.
2분기 실적 부진, 그러나 대응 카드는 있다
WEG는 전날 발표한 2025년 2분기 실적에서 시장 기대를 하회했다. 회사 측은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커지며 대규모 프로젝트를 추진하던 고객사가 투자를 연기한 것이 주요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4월 미국 정부가 선제적으로 도입한 10% 관세는 소폭의 제품 가격 인상으로 대응해 이미 영향이 제한적이었다고 강조했다.
호드리게스 CFO는 “현 단계에서 무역 구조가 변동성이 높아 확정적 입장을 내기 어렵다”면서도 “현재 상황이 지속된다면 WEG는 이미 마련해 둔 액션 플랜을 실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브라질 공장에서 멕시코·인도 등으로 부품 및 완제품을 보내고, 이들 국가가 미국 시장을 대신 공급하는 방식이다.
시장·애널리스트 반응
글로벌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WEG를 관세 노출도가 가장 높은 브라질 기업 가운데 하나로 꼽아 왔다. 하지만 다층적인 생산 라인과 넓은 제품 포트폴리오 덕분에 ‘타격은 있더라도 치명타는 아닐 것’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일부 애널리스트는 “공급망 유연성이 실전에서 시험대에 오른 셈”이라고 진단했다.
전문가 관점: 공급망 리스크 관리의 교과서적 사례
뉴스닥 글로벌 마켓 연구원 김지훈은 “WEG의 대응 방식은 미·중 무역분쟁 이후 다국적 제조업체들 사이에서 표준처럼 자리 잡은 ‘차선 공급지 구축 전략’”이라며 “기업이 정치·외교 리스크를 회피하려면 분산 생산과 현지화 비중을 높이는 수밖에 없다”고 해석했다. 그는 또 “환율, 물류, 현지 규제 등 부대비용이 늘어 단기 수익성은 떨어질 수 있으나, 장기 생존성을 확보하는 효과가 더 크다”고 덧붙였다.
향후 시나리오 및 체크 포인트
* 관세가 예고대로 8월 1일 발효될 경우, 미국 내 브라질산 전동기 가격 상승은 불가피하다.
* 트럼프 행정부가 멕시코·인도에 추가 관세를 부과할지 여부가 WEG의 우회 전략의 관건이다.
*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정책과 달러 흐름도 가격 결정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결론
WEG는 단기간에 실적 변동성을 피하기 어려우나, 탄력적인 글로벌 공급망과 다양한 제품 라인을 기반으로 관세 충격을 상당 부분 상쇄할 전략적 여지를 확보했다. 이는 무역 장벽 시대 기업 경쟁력이 생산 기술만이 아니라 전략적 로지스틱스 설계능력에서도 갈린다는 점을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