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가금·돼지고기 가공 대기업 BRF SA의 소수주주가 쇠고기 가공업체 마프리그(Marfrig Global Foods SA)와의 합병안에 대거 찬성표를 던졌다. 이번 합병은 남미 식품 산업에서 또 하나의 거대 복합 식품회사를 탄생시킬 전망이다.
2025년 8월 3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BRF가 브라질 증권거래위원회에 제출한 공시에서 소수주주의 71.4%가 합병 조건에 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참석 주주의 90%가 투표에 참여했으며, 이는 BRF가 공개시장에서 유통 중인 프리 플로트①(free float)의 거의 전부에 해당한다.
해당 공시는 “소수주주의 압도적 지지 덕분에 오는 8월 5일 예정된 임시 주주총회(EGM) 이전에 거래 성사가 가시권에 들었다”고 밝혔다. 이번 합병으로 양사는 남미·북미·중동·중국에 생산 거점을 보유한 글로벌 종합 식품기업을 새로이 구축하게 된다.
합병 구조와 주요 수치
“BRF 주주 1주당 마프리그 주식 0.8521주”
두 회사가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거래는 주식 교환 방식으로 진행된다. BRF 주주는 보유 주식 1주당 마프리그 신주 0.8521주를 배정받으며, 합병 완료 뒤 통합 법인은 MBRF라는 이름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또한 MBRF는 마프리그가 이미 100% 지분을 보유한 미국 소재 육가공업체 내셔널 비프(National Beef Packing Company)도 지배하게 된다. 이는 브라질 자본이 미국 시장에서 확보한 최대 규모의 육가공 자산 가운데 하나로, MBRF의 글로벌 포트폴리오 확장에 중추적 역할을 할 전망이다.
향후 일정과 잠재적 시장 영향
마프리그는 이미 2025년 5월 BRF 완전 인수를 완료하겠다는 계획을 공시한 바 있다. 회사 측은 합병 완료 이후 MBRF를 미국 증시에 상장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미국 상장은 자본 조달 창구 다변화와 투자자 기반 확대라는 두 마리 토끼를 노린 전략으로 해석된다.
시장 전문가들은 양사의 수직·수평적 통합이 원가 구조 개선과 글로벌 유통망 시너지를 촉발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닭고기·돼지고기·쇠고기 라인업을 모두 확보함으로써, MBRF는 제품 포트폴리오 다각화와 위험 분산 효과를 동시에 누릴 수 있다.
다만 일부 투자자들은 최근 세계 육가공 산업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규제 강화와 소비 트렌드 변화가 통합 법인의 중장기 수익성에 도전 과제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하고 있다.
용어·배경 설명
①프리 플로트(free float)란 기업의 총 주식 가운데 최대주주나 기관이 보유하지 않고 시장에 유통되는 물량을 뜻한다. 유통주식비율이 높을수록 주가 변동성은 낮아지는 경향이 있다.
주식 교환 합병(share swap)은 현금 대신 주식으로 대가를 지급하는 방식이다. 이 경우 피인수 기업 주주들은 신설·존속 회사의 주주로 자동 편입되며, 세금 부담을 분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내셔널 비프는 미국 캔자스주에 본사를 둔 4대 대형 쇠고기 가공업체 가운데 하나다. 2018년 마프리그가 지분 51%를 인수한 뒤 2020년 100% 지분을 확보했다. 북미 시장의 탄탄한 수요와 고도화된 물류 인프라는 MBRF에 견고한 현금 창출원 역할을 제공할 것으로 분석된다.
전문가 분석 및 전망
이번 합병은 최근 브라질 식품업계의 대형 M&A 물결 가운데에서도 단연 최대어로 꼽힌다. 글로벌 곡물 가격과 사료비가 상승세를 보이는 가운데, 규모의 경제를 통한 비용 절감 효과는 투자자들이 기대하는 핵심 가치다. 또한 중동·아시아 시장에서의 할랄(Halal) 인증 제품 확대는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다만 BRF와 마프리그 모두 재무 레버리지 수준이 높아, 부채 상환 능력이 통합 재무제표에서 어떻게 반영될지가 변수다. 이에 대해 양사 경영진은
“시너지 창출로 3년 내 레버리지를 2배 이하로 낮추겠다”
고 공개 발언한 바 있다.
결국 8월 5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합병 최종 승인이 이뤄질 경우, MBRF는 브라질을 발원지로 한 세계 최대 종합 축산·식품 기업 중 하나로 도약하게 된다. 앞으로의 주가 흐름과 미국 상장 성사 여부가 투자자들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