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의 7월 중순 기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중앙은행 목표치를 여전히 상회하며, 금융통화정책 결정에 대한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2025년 7월 2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브라질 통계청(IBGE)은 전국 소비자물가 지수(IPCA-15)가 전년 동기 대비 5.30%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이 수치는 한 달 전 기록한 5.27%에서 0.03%p 상승한 것이며, 로이터가 집계한 경제학자들의 컨센서스(5.26%)도 소폭 웃돌았다. *IBGE는 물가 동향을 빠르게 파악하기 위해 매월 중순에 IPCA-15를 별도로 발표한다.
중앙은행 목표와 괴리
브라질 중앙은행(Banco Central do Brasil)은 물가 목표를 3%±1.5%p로 설정하고 있다. 최근 물가가 목표 범위를 지속적으로 초과하자, 정책 위원들은 중·장기적으로 물가를 목표 범위로 되돌리겠다는 입장을 거듭 천명해 왔다.
중앙은행은 2023년 9월부터 2024년 6월까지 총 450bp(4.5%p) 인상을 단행해 기준금리(셀릭·Selic)를 15%까지 끌어올렸다. 이는 2006년 7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Selic은 브라질 국채 간 초단기 거래에 적용되는 기준금리로, 한국의 기준금리에 해당한다.
브라질 중앙은행 금융통화정책위원회(Copom)는 지난달 회의에서 긴 인상 사이클 효과를 지켜보기 위해 “매우 장기간에 걸친 동결”을 시사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동결 기조가 올해 말 또는 내년 초 완화 전환의 전제조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중간 지표는 추가 인상 필요성을 시사하지 않는다.”
– 캐피털이코노믹스 킴벌리 스펄펙터(신흥시장 수석이코노미스트)
다음 주 Copom 회의 일정
Copom은 7월 29~30일 양일간 회의를 열어 기준금리 결정을 내릴 예정이다. 시장에서는 만장일치에 가깝게 15% 동결을 예상하고 있다.
인터(Inter) 증권의 안드레 발레리우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이번 수치가 Copom 판단에 변화를 주지는 않을 것”이라며 “물가 목표 달성 의지를 재확인하되, 언제 완화 사이클에 돌입할지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월 대비 물가 구성
7월 중순까지 한 달간 IPCA-15는 전월 대비 0.33% 상승해, 6월 중순(0.26%)보다 상승 폭이 확대됐다. 시장 예상치는 0.30%였다.
상승 요인으로는 주거비가 가장 크게 작용했다. 전력요금 인상이 주거비를 밀어올렸고, 교통비 또한 항공권 가격 급등으로 상승했다. 반면, 식음료 가격은 두 달 연속 하락해 전체 물가 상승 폭을 일부 상쇄했다.
용어 해설
Selic(셀릭)은 브라질 중앙은행이 조정하는 기준금리로, 금융기관 간 하루짜리 국채담보 대출금리에 적용된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와 유사한 개념이며, 현지 금융시장 금리 결정의 기준점이다.
IPCA-15는 IBGE가 매달 15일 전후 발표하는 중간 소비자물가 지수다. 정규 지수인 IPCA보다 발표 시점이 약 보름 빠르므로, 정책 당국과 시장이 물가 흐름을 신속하게 파악하는 데 활용된다.
bp(베이시스포인트)는 0.01%p를 가리키는 단위다. 예컨대 50bp 인상은 0.50%p 인상이라는 의미다.
전망 및 시사점
시장조사기관들은 인플레이션 기대치가 점진적으로 완화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캐피털이코노믹스는 “연말 내지 내년 초 물가 안정 폭이 확인되면 완화 국면이 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연휴·계절 요인에 따른 항공권, 에너지 가격 변동 등 단기 불확실성은 여전히 상존한다.
요약하면, 물가 상승률이 목표치를 상회하고는 있지만 완만한 상승세로 돌아선 만큼, 중앙은행은 인상 사이클을 종료하고 어느 정도의 “관망 모드”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물가와 성장, 통화 환경 간 미세한 균형이 향후 정책 방향을 결정할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