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7월 물가상승률, 고금리 속에서 시장 예상 하회

SAO PAULO — 브라질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예상치를 밑돌며 완만한 상승세를 이어갔다. 통계청(IBGE)이 2025년 8월 12일(현지시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소비자물가는 전월 대비 0.26% 올랐다. 이는 6월의 0.24%보다 소폭 높은 수준이지만, 로이터 통신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0.37%)보다는 낮았다.

2025년 8월 12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전년 동월 대비 물가상승률은 5.23%를 기록해 6월의 5.35%에서 둔화됐다. 시장이 예상한 5.33%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러한 흐름은 고금리 정책이 물가를 점진적으로 억제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브라질 중앙은행은 지난 7월, 2021년 초부터 누적 450bp(베이시스포인트)*를 인상해 온 기준금리(Selic)를 연 15%로 유지하며 추가 긴축을 일시 중단했다. 이는 약 20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중앙은행은 물가를 공식 목표치 3%(허용오차 ±1.5%포인트)로 되돌리겠다는 방침을 거듭 확인했으며, 당분간 ‘매우 제약적인(very restrictive)’ 금리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위원들은 지난 10개월 연속으로 물가 상승률이 허용 상단을 웃돈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이들은 고금리가 소비와 투자를 위축시키더라도 ‘물가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삼을 것이라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물가 상승 압력 완화 조짐

7월 CPI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식료품·음료 가격이 두 달 연속 하락해 전반적인 물가를 끌어내렸다. 반면, 전력요금을 중심으로 주거비가 상승하며 헤드라인 지수를 끌어올렸다. 의류와 통신비는 하락세를 이어갔다.

Andres Abadia Pantheon Macroeconomics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제약적인 통화정책이 서서히 효과를 내고 있다. 헤드라인 물가 압력이 완만히 완화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또한 “연말까지 물가상승률이 추가로 둔화될 가능성이 있지만, 농산물 가격 변동성과 국제유가 흐름이 상·하방 리스크로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 해설: ‘bp(베이시스포인트)’란?

*bp(베이시스포인트)는 금리 변동 폭을 나타내는 단위로, 1bp = 0.01%p에 해당한다. 예컨대 450bp 인상은 4.50%포인트를 의미한다. 중앙은행이 450bp를 올렸다는 것은 기준금리가 4.5%p 상승했음을 뜻한다.

브라질의 경우, 2021년부터 가파른 금리 인상으로 기준금리가 2%에서 15%까지 올랐다. 이러한 고금리 환경은 대출 비용을 급격히 상승시켜 소비자와 기업의 자금 조달을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지만, 동시에 수요를 억제해 물가를 낮추는 효과를 낸다.


향후 전망과 리스크

시장에서는 브라질 중앙은행이 2026년 상반기까지 현행 고금리를 유지할 것으로 본다. 물가가 목표 범위로 명확히 진입하기 전까지는 섣부른 완화가 재인플레이션 압력으로 돌아올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다만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 중국 경기 둔화, 원자재 가격 변동 등 외부 요인이 브라질 물가와 환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헤알화 약세가 심화되면 수입 물가가 뛰어 물가 안정 노력이 일부 상쇄될 수 있다.

경제학자들은 “현재의 금리 수준은 필연적으로 성장률을 끌어내릴 것”이라고 지적한다. 실제로 브라질 국내총생산(GDP)은 올해 2% 안팎의 완만한 성장에 그칠 것으로 관측된다. 물가 안정과 성장 둔화 사이에서 정책 당국의 고민이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독자 주의 포인트

CPI 수치기준금리 발표는 금융시장의 금리·채권·환율 변동에 중요한 선행지표로 활용된다.
식료품·전력요금과 같이 변동성이 큰 품목을 주시해야 한다. 이는 서민들의 체감물가와 직결된다.
• 브라질과 같은 신흥국의 고금리 정책은 자본 유입을 유지해 통화가치 하락을 억제하는 효과도 있다.

결국 브라질 중앙은행의 ‘긴축과 인내’ 전략이 성과를 거둘지, 혹은 경기둔화라는 부작용이 커질지 여부가 2025~2026년 남미 경제의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