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데자네이루·브라질리아] 브라질 경제부가 발표한 7월 교역 통계에 따르면, 무역수지 흑자는 71억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6.3% 축소됐다. 이는 글로벌 원자재 가격 조정 국면 속에서도 내수 회복세가 이어지며 수입이 더 빠르게 늘어난 결과다.
2025년 8월 6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7월 한 달간 브라질 수출액은 323억 달러로 4.8% 증가했고, 수입액은 252억 달러로 8.4% 뛰어올랐다. 이에 따라 월간 흑자 규모가 줄어들면서 연초 이후(1~7월) 누적 흑자 역시 370억 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5% 감소했다.
주요 지표 세부 현황
• 수입 부문에서는 비료·연료·기계 및 엔진·자동차 부품·의약품 등 핵심 품목이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 수출은 전통적으로 대두·커피·원유·쇠고기 같은 1차 상품이 견조한 흐름을 유지하며 전체 증가폭을 방어했다.※특히 커피·원유·쇠고기 수출이 두드러진 상승세를 보였다.
거시경제 배경
브라질 정부는 2025년 연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2.5%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9월부터 시작된 공격적 통화긴축에도 불구하고 소비·투자가 견조하다는 방증이다. 현재 브라질 중앙은행 기준금리는 15%로, 약 20년 만의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일반 소비자들에게 다소 생소할 수 있는 “무역수지 흑자”란, 수출액이 수입액을 초과해 벌어들인 순이익을 의미한다. 흑자가 줄어든다는 것은 해외에서 벌어들이는 돈보다 안에서 나가는 돈이 상대적으로 많아졌다는 뜻이며, 통화가치·물가·고용 등 거시경제 변수에 복합적인 영향을 준다.
전문가 시각
경제학자들은 “내수 회복과 고금리 공존”이라는 이례적 조합에 주목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기준금리가 높을수록 소비와 투자가 위축되지만, 최근 브라질은 작황 호조·원자재 가격 안정·노동시장 강세 등으로 내수가 버팀목 역할을 하는 모습이다.
다만 수입의 과속이 이어질 경우, 브라질 헤알화가 약세로 전환되거나 재정수지 압박이 가중될 가능성도 있다. 전문가들은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될 경우, 내수 의존형 성장 전략이 한계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상품별 동향
대두의 경우, 파종 면적 확대와 기후 여건이 양호해 전년 대비 출하량이 소폭 늘었다. 커피는 재배 지역의 강우량 회복으로 품질이 개선되면서 수출 단가가 상승했다. 반면 철광석 등 일부 광물 자원은 중국 부동산 경기 둔화 여파로 단가·물량 모두 둔화됐다.
수입 측에서는 비료가 러시아·캐나다발 공급 차질로 가격이 급등했고, 연료는 국제 유가 반등에 따라 수입액이 큰 폭으로 늘었다. 기계·엔진 및 자동차 부품은 제조업 설비투자가 활발해지면서 수입 수요가 확대됐다.
정책적 시사점
브라질 정부는 고금리 상황에서도 물가 안정과 성장 동력 유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신흥산업의 국산화 및 공급망 다변화를 추진 중이다. 앞으로 비료·연료 등 전략물자의 해외 의존도를 낮추고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 과제로 꼽힌다.
아울러 중앙은행은 15%의 기준금리가 “충분히 제약적”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인플레이션 기대가 안정될 경우 점진적 완화에 나설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 그러나 헤알화 변동성, 미국 연준(Fed) 통화정책, 지정학적 리스크 등 외부 요인이 불확실해, 시장은 당분간 관망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수입이 수출보다 더 빨리 늘어날 때는 대외 의존 리스크가 확대될 수밖에 없다. 제조업 고도화와 서비스 혁신으로 외부 충격을 흡수할 완충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 브라질 상공회의소 관계자
종합해 보면, 7월 브라질의 무역수지는 여전히 흑자를 유지했지만 규모가 축소됐으며, 이는 높은 기준금리에도 견고한 내수에 힘입어 “수입 주도형 경기 확장”이 지속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향후 정책·시장 환경에 따라 무역흑자 행보가 어느 방향으로 기울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