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6월 경기활동 0.1% 감소…농업 부진에 예측치 하회

브라질 경제 활동이 6월에 다시 위축 국면으로 돌아섰다. 중앙은행이 18일(현지시간) 공개한 IBC-Br 지수에 따르면 6월 실질 경제 활동은 전월 대비 0.1% 감소해 시장 컨센서스였던 0.05% 증가 전망치를 뒤집었다.

2025년 8월 18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하락은 고금리 여건 아래 경기 둔화 우려를 다시 자극하고 있다. 특히 2.3% 급감한 농업 부문이 전체 지수를 끌어내렸고, 농업을 제외하면 경제 활동은 0.1% 상승했을 것이라는 점이 중앙은행 세부 자료에서 확인됐다.

IBC-Br 지수란?
IBC-Br(브라질 중앙은행 경제활동지수)는 산업·서비스·농업 생산 및 생산 관련 세금을 합산해 산출되는 국내총생산(GDP) 선행 지표다. 중앙은행이 월 단위로 공표해 분기 GDP 발표 이전에 경기 흐름을 추정할 때 자주 활용된다. 브라질 통계청(IBGE)이 내놓는 공식 분기 GDP와 방향성이 높게 동조한다는 점에서 국내외 투자자들이 주목한다.


세부 수치 분석

“농업 생산이 2.3% 후퇴하지 않았다면 6월 IBC-Br은 플러스로 전환됐을 것이다.” (브라질 중앙은행 자료)

중앙은행 보고서에 따르면 6월 산업·서비스 활동은 상대적으로 견조했다. 그러나 브라질 GDP에서 여전히 비중이 높은 농업 부문이 단일 월 기준 2023년 2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꺾이며 전체 지수를 마이너스로 끌어내렸다. 보고서는 농업 부진의 구체적 원인을 열거하지 않았으나, 시장에서는 최근 이상 기후와 국제 곡물 가격 변동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이 나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분기 전체로 보면 IBC-Br은 0.3% 성장해 1분기 대비 플러스 흐름을 유지했다. 이는 1분기까지 이어진 경기 반등세가 완전히 꺾이지 않았음을 시사한다.


고금리 부담 지속

브라질 경제는 지난 2021년부터 이어진 두 자릿수 기준금리 체제의 압박을 받고 있다. 중앙은행은 물가 안정 기조를 확인할 때까지 Selic 금리를 높은 수준으로 유지한다는 신호를 반복해 왔다. 시장 참여자들은 “이번 지표 부진이 기준금리 인하 전망을 다소 앞당길 수 있다”는 의견과 “물가가 충분히 진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중앙은행이 섣불리 완화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가 엇갈린다고 전한다.

브라질 국채 시장에서는 장·단기 금리 스프레드가 재차 확대되는 움직임이 포착됐다. 이는 투자자들이 단기 성장 둔화를 우려하면서도 중장기적으로 물가·금리 정상화가 더디게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공식 GDP 발표 일정

IBGE는 오는 9월 2일 2분기 국내총생산 확정치를 발표한다. 일반적으로 IBC-Br 지수는 공식 GDP 변동률과 일정한 상관관계를 보이지만, 조세·정책·계절 요인 등에 따라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때문에 시장은 “IBC-Br 지표가 2분기 성장률을 0.3%로 가리키고 있지만, 실제 GDP가 이보다 높거나 낮을 가능성을 모두 열어두고 있다”고 평가한다.

스탠다드 차타드HSBC를 비롯한 주요 글로벌 IB(투자은행)들은 2025년 브라질 연간 GDP 성장률을 1.5~2.0%로 제시해 왔다. 이번 6월 수치는 “하반기에도 성장 모멘텀이 제한적일 수 있다”는 근거로 해석돼 일부 기관은 연간 성장률 전망치를 추가로 낮출 수도 있다는 분석이 뒤따른다.


전망과 시장 함의

브라질 헤알화는 지표 발표 직후 달러 대비 약세로 전환했다가 곧바로 낙폭을 일부 만회했다. 외환시장 트레이더들은 “농업 부진은 계절성·기후 변수 등 일회성 요인이 크다”는 점을 근거로 극단적 가격 변동을 경계했다. 반면 주식시장에서는 농업 관련 대형주와 소비재 종목이 동시에 약세를 보이며 성장 둔화에 대한 경계심을 보여줬다.

브라질 중앙은행 통화정책위원회(COPOM)는 다음 회의를 한 달여 앞두고 있다. 일부 이코노미스트는 “IBC-Br이 연속적으로 부진하다면, COPOM이 인플레이션 압력이 빠르게 완화되는 것을 전제로 점진적 금리 인하를 검토할 수 있다”고 예상한다. 그러나 물가 목표 달성에 좀 더 초점을 두는 위원들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어, 당분간 보수적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도 크다.

용어 해설

IBC-Br: Índice de Atividade Econômica do Banco Central의 약자로, 브라질 중앙은행이 월별로 산출·공표하는 경제 활동 지수다. OECD 국가의 Composite Leading Indicator(CLI)와 유사한 성격을 갖되, 브라질 특유의 생산세 구조를 반영한다.

Selic 금리: 브라질의 대표 정책금리로, 국채 리포(Repo)를 기반으로 한 하루짜리 기준 금리다. 브라질 중앙은행이 통화정책을 집행할 때 주요 도구로 활용한다.


기자 시각

이번 지표는 고금리 장기화가 실물 경제에 서서히 부담을 전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브라질 경제는 농업 및 1차 상품 의존도가 높아 외생 변수에 취약하다. 필자는 “기후·가격 불확실성에 더해 자금 조달비용이 크게 뛰면 성장률이 예상을 밑돌 확률이 높다”는 점에 주목한다. 향후 중앙은행이 물가 안정과 성장 회복 사이에서 어느 지점에 균형점을 둘지가 투자자와 정책 입안자 모두에게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