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비카·로부스타 커피 선물 가격이 엇갈린 하루였다. 2025년 12월물 ICE 아라비카 커피(KCZ25)는 전일 대비 +5.20¢(+1.38%) 오른 1파운드당 382.75센트에 마감한 반면, 2025년 11월물 ICE 로부스타 커피(RMX25)는 -3달러(-0.07%) 내린 톤당 4,224달러로 거래를 끝냈다.
2025년 9월 18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브라질 헤알화가 달러 대비 15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커피 시장 전반에 단기 쇼트커버링이 유입됐다. 헤알화 강세는 브라질산 커피의 달러 환산 수익성을 떨어뜨려 현지 생산자의 수출 의지를 둔화시키는 경향이 있다. 이에 따라 아라비카 가격은 상승했고, 로부스타는 약보합에 머물렀다.
커피 재고 감소도 상승 재료로 작용했다. ICE가 모니터링하는 아라비카 재고는 9월 18일 기준 658,302포대로 16.5개월 최저치를 찍었다. 로부스타 재고 역시 6,517로트로 1.75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내려갔다. 미국이 브라질산 커피에 50% 관세를 부과하면서 미 수입업체들이 신규 계약을 취소해 공급이 빠듯해졌다는 점도 상승 압력을 키웠다.
1. 기상 전망과 생육 상황
브라질 주요 커피 산지에는 다음 주부터 비 소식이 예보돼 로부스타 가격에는 단기 약세 요인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이미 건조한 날씨가 한동안 이어진 데다,
“꽃눈 분화가 결정되는 9~10월에 강수 부족이 지속될 경우 2026/27 작황에 심각한 타격이 불가피하다”
는 업계 경고도 나오고 있어 변동성은 여전하다.
미 기상청(NOAA)은 10~12월 남반구에 라니냐(La Niña) 발생 확률을 71%로 제시했다. 라니냐는 브라질·콜롬비아 등 커피 벨트에 과도한 건조를 유발할 수 있어 중장기 공급 우려를 부각시킨다.
2. 브라질·베트남 생산 전망
브라질 국영 농업통계기관 코나브(Conab)는 9월 4일 2025년 아라비카 생산 전망치를 3,520만 포대로 4.9% 하향 조정하고, 총커피 생산도 5,520만 포대로 0.9% 줄였다. 세계 최대 아라비카 생산국의 감산은 가격 지지 요인이다.
반면 2위 생산국 베트남은 2023/24년 작황이 가뭄으로 20% 감소해 1,472만 톤(약 2,460만 포대)으로 4년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베트남 통계청은 2024년 1~8월 커피 수출이 전년보다 7.8% 늘어난 114만1,000톤이라고 밝혔지만, 현지 협회(Vicofa)는 2024/25년 생산 전망을 2,650만 포대로 하향했다.
3. 글로벌 수급 및 전망
미 농무부 산하 해외농업국(USDA FAS)은 6월 25일 2025/26시즌 세계 커피 생산을 1억7,868만 포대(+2.5%)로 예상하면서도, 아라비카는 1.7% 감소한 9,702만 포대, 로부스타는 7.9% 증가한 8,166만 포대로 전망했다. 같은 보고서에서 종료 재고는 2,281만9,000포대로 4.9% 늘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스위스계 무역사 볼카페(Volcafe)는 2025/26 아라비카 시장이 850만 포대 부족할 것으로 추정해 USDA 전망과 큰 온도 차를 보였다. 이는 5년 연속 적자로, 국제 가격 변동성 확대 가능성을 시사한다.
4. 수출·재고 동향
국제커피기구(ICO)에 따르면 2025년 7월 세계 커피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1.6% 감소한 1,160만 포대였다. 2024년 10월~2025년 7월 누적 수출도 0.3% 줄어든 1억1,561만5,000포대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브라질산 생두 수출은 20.4% 급감했다.
브라질 수출업자협회 세카페(Cecafe)는 7월 그린커피(생두) 수출이 280만 포대로 28% 감소했고, 이 가운데 아라비카는 −21%, 로부스타는 −49%라고 밝혔다. 1~7월 누적 수출 역시 22.2만 포대로 21% 줄었다.
5. 수확 및 현물시장 상황
브라질 최대 커피 협동조합 코옥수페(Cooxupe)는 9월 12일 조합원 수확률이 98.9%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수확 막바지에 진입하면서 현지 물량 출하 압력이 단기적으로는 가격을 누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6. 용어·배경 설명
아라비카(Arabica)와 로부스타(Robusta)는 커피 원두의 두 가지 주된 품종이다. 아라비카는 고지대에서 재배돼 향미가 뛰어나나 병해와 기후 스트레스에 약하다. 로부스타는 평지·저지대에서도 잘 자라며 카페인 함량이 높고 수확량이 많다. 가격과 품질, 재배 조건이 달라 선물시장에서도 별도 거래된다.
라니냐(La Niña)는 열대 동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낮아지는 현상으로, 남미·동남아 지역에 극심한 가뭄 또는 홍수를 초래한다. 커피 산지 브라질에서는 보통 강수량 부족으로 연결돼 생산량을 줄이는 경향이 있다.
7. 기자 관전평
최근 헤알화 강세와 미국의 고율 관세가 맞물리면서 ‘브라질발 공급 쇼크’라는 새로운 변수가 시장에 부상했다. 여기에 기상이변 가능성까지 더해지면서 투자자들은 파생상품 헤지 확대와 원두 스프레드(아라비카·로부스타 교차 거래) 전략을 서둘러 점검할 필요가 있다. 단기적으로는 수확 마무리와 브라질 강우 예보가 가격 변동을 제한할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전 세계 재고 감소와 공급 리스크가 가격 상방 요인으로 남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