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ICE 원당 3월물(#11) 가격이 전일 대비 0.24센트(+1.09%) 상승한 반면, 런던 ICE 백설탕 12월물(#5)은 7.90달러(+1.42%) 오른 채 장을 마쳤다.
2025년 9월 15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브라질 헤알화가 미 달러화 대비 2주 반 만에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설탕 시장 전반에 쇼트 커버링(공매도 청산)이 촉발된 것이 주요 배경으로 지목됐다.
헤알화가 강세를 띠면 브라질 생산자들의 수출 달러 수입이 줄어들기 때문에 해외로 설탕을 쏟아내려는 유인이 감소한다. 공급 불확실성이 확대되면 선물시장에서 숏 포지션 보유자들이 서둘러 계약을 되사들이면서 가격이 상승하는 구조다.
설탕 가격은 최근까지 브라질 중남부(Center-South) 지역에 내린 단비 전망에 눌려 있었다. 지난 월요일 뉴욕 원당은 2주 신저가를, 수요일 런던 백설탕은 1개월 반 최저가를 기록했다. 민간 기상 정보업체 Climatempo는 “이번 주 내내 해당 지역에 우호적인 강수 패턴이 이어질 것”이라고 예보했다.
“펀드 자금이 런던 설탕 시장에 과도하게 몰렸다”
는 지적도 나왔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10월 29일 기준으로 집계한 주간 COT 보고서에 따르면, 펀드들의 순매수(롱) 잔고는 42,804계약으로 2011년 통계 집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포지션이 한 방향으로 기울면 작은 악재에도 대규모 청산이 발생해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브라질·인도·태국 생산 전망이 가격 변동성의 축
브라질 설탕협회(Unica)는 10월 25일 발표에서 “10월 상반월 중남부 설탕 생산량이 전년 대비 8% 증가한 244만3,000톤”이라고 밝혔다. 2024/25 시즌 누적 기준으로도 1.9% 증가한 3,559만1,000톤을 기록했다.
반면 화재와 가뭄이 남긴 상흔은 여전히 무겁다. 생산자 단체 Orplana는 “상파울루주에서만 2,000건의 화재가 8만 헥타르의 사탕수수밭을 스쳤다”고 전했다. 리서치 업체 Green Pool은 500만 톤의 사탕수수가 손실됐을 가능성을 제기했고, 브라질 국영 통계기관 Conab 역시 8월 22일 중남부 설탕 생산 추정을 4,270만 톤→4,200만 톤으로 하향했다.
인도 상황도 복합적이다. 인도 기상청(IMD)은 9월 30일까지 몬순 강수량이 934.8㎜로 평년 대비 7.6% 많다고 발표했다. 이론상 풍부한 강수는 ‘풍년’으로 이어질 수 있으나, 인도 정부가 2023년 10월부터 시행 중인 설탕 수출 제한 정책은 여전히 유효하다. 다만 인도 설탕 및 바이오에너지협회(ISM)는 “다음 시즌 200만 톤은 수출 여력이 있다”며 규제 완화를 건의한 상태다.
태국 정부 산하 사탕수수위원회는 2024/25년도 설탕 생산을 1,035만 톤(전년 대비 18% 증가)으로 전망했다. 세계 3위 생산국이자 2위 수출국인 태국의 증산 소식은 가격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수급 불균형 전망은 여전히 상존
국제설탕기구(ISO)는 8월 30일 보고서에서 2024/25 글로벌 설탕 수급을 358만 톤 공급 부족으로 예상했다. 이는 2023/24 시즌 추정치(20만 톤 부족)보다 부족 폭이 크게 확대된 수치다.
미국 농무부(USDA)가 5월 23일 발표한 반기 보고서는 2024/25 세계 생산을 사상 최고치인 1억 8,602만4,000톤, 소비를 1억 7,878만8,000톤으로 전망하는 동시에, 기말 재고가 13년 만에 최저치(3,833만9,000톤)로 줄어들 것이라고 예측했다.
NY #11과 London #5 계약은 모두 연중 내내 세계 제당업계가 주목하는 벤치마크다. #11은 원당(raw sugar), #5는 정제 설탕(white sugar) 선물로, 품질·인도 조건이 다르다는 점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기자 관전평
브라질 화폐 가치가 상승할 때마다 반복되는 ‘공급 병목-가격 반등’ 패턴이 재차 확인됐다. 다만 펀드 포지션이 과도하게 한 방향으로 쏠려 있다는 점은 향후 변동성을 증폭시킬 잠재 리스크다. 시장 참여자라면 브라질 강수 패턴·인도 정부의 정책 로드맵·태국 작황 등 다변화된 변수를 면밀히 살펴야 할 것이다.
※ 이 기사에서 언급된 종목이나 선물 계약에 대해 본 기자는 직접적·간접적 이해관계를 보유하고 있지 않다. 본 기사는 정보 제공 목적이며, 투자 조언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