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한파 우려, 커피 선물가격 지지…아라비카·로부스타 동반 상승

뉴욕 ICE 선물시장에서 9월물 아라비카 커피(KCU25)가 23일(현지시간) 전장 대비 5.00센트(+1.69%) 오른 300.50센트, 9월물 로부스타 커피(RMU25)는 11달러(+0.33%) 상승한 3,360달러에 각각 마감했다.

2025년 7월 24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브라질 주요 산지에 다가오는 한파(서리) 위험이 커피 가격을 끌어올리는 핵심 촉매로 작용했다. 현지 기상전문업체 클리마템포(Climatempo)는 이번 주 후반부터 남동부 고원지대에 작물 피해를 초래할 수 있는 서리가 내려 앉을 가능성이 높다고 예보했다.

서리는 커피 나무 잎과 체리를 얼려 수확량과 품질을 크게 저하시킨다. 브라질은 전 세계 아라비카 커피의 40% 이상을 공급하는 최대 산지인 만큼, ‘겨울 서리’는 국제 커피 시장에서 가장 민감한 기후 변수 중 하나로 꼽힌다.

재고·수확·포지션 동향

반면 로부스타 가격 상승폭은 제한됐다.

ICE가 모니터링하는 로부스타 재고가 6,410 lot로 11.75개월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아라비카 재고는 806,062포대로 3개월 최저치를 새로 썼다. 상반된 재고 흐름이 두 품종 간 시세차를 키우는 양상이다.

수확 압력도 가격 상단을 누르고 있다. 브라질 곡물 컨설팅업체 사프라스&메르카두(Safras & Mercado)는 7월 16일 기준 2025/26 시즌 전체 커피 수확률이 77%라고 추정했다. 이는 전년 동기 74%, 5년 평균 69%를 웃도는 속도다. 특히 로부스타 93%, 아라비카 67%가 각각 완료되면서 시장에 실물 공급이 가시화되고 있다. 최대 생산·수출 협동조합인 코옥수페(Cooxupe)는 7월 18일 조합원 기준 수확 진도가 59%라고 별도 공지했다.

헤지펀드와 CTA(Commodity Trading Advisor) 등의 공매도 포지션도 변수다. ICE 유럽은 7월 15일 기준 로부스타 순숏 포지션이 1,294계약으로 2년 만의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과다한 숏 포지션은 서리·수급 쇼크 발생 시 급격한 숏커버링(손실축소 매수)으로 이어져 변동성을 증폭시킬 수 있다.

기상·수급 변수 확대

브라질 미나스제라이스주에서 7월 19일 주간 강우량 ‘0’을 기록한 점도 주목된다. Somar Meteorologia 집계에 따르면, 건조한 날씨가 이어질 경우 개화기 스트레스를 높여 내년 생산량에도 부정적 영향을 남길 수 있다.

수출도 둔화됐다. 브라질 커피수출업협회(CECAFE)는 6월 그린빈(생두) 수출이 전년 대비 31% 감소한 230만 포대라고 집계했다. 세부적으로 아라비카 27%, 로부스타 42%가 각각 줄었다.

정책·무역 리스크

최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8월 1일부터 브라질산 수입품에 5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한 점도 복합 변수로 작용한다. 세계 최대 소비국인 미국의 관세 카드가 현실화될 경우 물류·가격 구조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장기 전망: ‘공급 과잉 vs 기후 리스크’

커피 가격은 최근 두 달간 조정세를 보였다. 미 농무부(USDA) 해외농업국(FAS)은 6월 25일 보고서에서 2025/26 시즌 세계 생산량을 전년비 2.5% 늘어난 1억 7,868만 포대로 전망했다. 아라비카는 1.7% 감소(9,702만 포대), 로부스타는 7.9% 증가(8,166만 포대)로 예상해 로부스타 공급 확장을 강조했다. 또한 기말재고가 4.9% 늘어난 2,281만 포대로 추정돼 공급 과잉 우려가 부각됐다.

글로벌 트레이더 볼카페(Volcafe)는 그러나 같은 기간 아라비카 공급 부족이 850만 포대로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5년 연속 적자 구조다. 기후·정치 리스크와 통계적 공급 과잉 전망이 엇갈리면서 시장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하다는 게 중론이다.

베트남 변수

주요 로부스타 산지인 베트남도 이목을 끈다. 2023/24 생산량은 가뭄 여파로 전년보다 20% 감소한 147만 2,000톤으로 4년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현지 통계청은 2024년 수출이 17.1% 줄어든 135만 톤이라고 밝혔다. 다만 2025년 상반기 수출은 4.1% 증가해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베트남커피카카오협회(Vicofa)는 2024/25 생산 전망치를 2,650만 포대로 하향 조정했다.

아라비카 vs 로부스타, 무엇이 다른가?

아라비카는 고지대(800~2,000m)에서 재배되며 부드럽고 향미가 복합적이다. 세계 고급 커피 시장의 60% 이상을 차지한다. 반면 로부스타는 저지대(해발 200~800m)에서 자라 생육이 강인하고 카페인 함량이 높다. 즉각적인 카페인 공급, 블렌딩 및 인스턴트 용도로 주로 쓰인다.

‘ICE 모니터드 재고’란?

ICE(Intercontinental Exchange)가 지정 창고에 보관된 인증된 커피 원두를 실시간으로 계량·등록해 공개하는 재고다. 선물 계약의 실물 인수·인도 기준이 되며, 이는 가격 형성의 핵심 지표로 여겨진다.

전망 및 전략

시장에서는 서리 위험 확대→단기 랠리→수확·재고 압력 재부각→가격 재조정의 ‘롤러코스터 시나리오’가 거론된다. 특히 숏포지션이 누적된 로부스타 시장은 서리·수출 차질 뉴스에 민감하게 반응할 가능성이 높다. 변동성 헤지와 분산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다.

한편, 트레이더들은 브라질·베트남 농가 및 수출업체들이 서리·가뭄 리스크를 상쇄하기 위해 헤지 비중을 높일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선물·옵션 시장의 거래량을 더욱 늘려 시장 깊이(depth)를 개선하는 긍정적 효과도 기대된다.


본 기사는 원문 ‘Coffee Prices Underpinned by Frost Concerns in Brazil’를 한국어로 전문 번역·재구성한 것이다. 투자 판단의 최종 책임은 독자 본인에게 있으며, 기사에 언급된 가격·통계는 발표 시점을 기준으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