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커피 시장 동향
뉴욕 ICE 선물시장에서 9월물 아라비카 커피(KCU25)는 전일 대비 +5.00센트(+1.69%) 오른 3.01달러에, 런던 ICE 로부스타 커피 9월물(RMU25)은 +11달러(+0.33%) 상승한 3,354달러에 각각 마감했다.
2025년 7월 24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이번 상승세의 가장 큰 요인은 브라질 주요 산지에 한파로 인한 서리(frost) 위험이 커졌기 때문이다. 민간 기상 회사 클리마템포(Climatempo)는 이번 주 후반 차가운 공기가 남하해 커피 벨트를 관통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서리는 커피 체리와 새싹에 치명적인 피해를 줄 수 있어 가격이 즉각적으로 반응했다.
“서리가 실제로 발생할 경우 2025/26년 작황에 상당한 손실이 예상된다”는 현지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이 투자 심리를 자극했다.
브라질 수확 진도·재고 동향
그러나 일부 하락 압력도 동시에 존재한다. 브라질 컨설팅업체 사프라스앤메르카도(Safras & Mercado)는 7월 16일 기준 브라질 전체 커피 수확이 77% 완료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74%보다 빠르며, 최근 5년 평균치 69%도 상회한다.
품종별로는 로부스타 93%, 아라비카 67%가 이미 수확됐다. 브라질 최대 협동조합 코옵쉬페(Cooxupe) 역시 7월 18일 기준 조합원 수확률이 59%에 이른다고 밝혔다.
ICE 모니터링 재고도 엇갈렸다. 7월 23일 기준 로부스타 재고는 6,410로트로 11.75개월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아라비카 재고는 806,062포대로 3개월 최저치로 감소했다.
투자 포지션·단기 변동성
런던 ICE 자료에 따르면, 7월 15일 기준 펀드들은 로부스타 선물 순쇼트 포지션 1,294계약을 보유해 2년 만의 최대 공매도 규모를 기록했다. 따라서 가격이 반등할 경우 쇼트커버링이 급격히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
한편, 7월 23일 아라비카는 일시적으로 1주일 저점까지 밀렸고, 로부스타 최근월물(N25)은 1.25년 최저가를 찍었다. 이는 수확 압력과 글로벌 공급 우려가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수급·무역 환경
브라질 무역협회 세카페(Cecafe)는 6월 그린커피 수출이 전년 대비 31% 급감해 230만 포대에 그쳤다고 집계했다. 아라비카(-27%)와 로부스타(-42%) 모두 크게 줄었다.
정치적 변수도 가격 지지 요인이 됐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8월 1일부터 브라질산 수입품에 5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했다. 세계 최대 아라비카 생산국인 브라질의 공급 차질 가능성이 거론되자 시장에 즉각적 긴장감이 형성됐다.
장·중기 생산 전망
미국 농무부(USDA) 해외농업서비스국(FAS)은 6월 25일 반기 보고서에서 2025/26년 세계 커피 생산이 사상 최대 1억 7,868만 포대(+2.5% YoY)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아라비카는 -1.7% 감소한 9,702만 포대, 로부스타는 +7.9% 증가한 8,166만 포대로 예측했다.
동 보고서는 기말 재고가 2,282만 포대로 4.9% 늘어날 것으로 예상해 중기적으로는 공급 과잉 우려가 커졌다. 반면 스위스 트레이딩 기업 볼카페(Volcafe)는 같은 기간 아라비카 850만 포대 부족을 경고하며 사뭇 엇갈린 전망을 내놨다.
베트남은 2023/24 재배 연도에 극심한 가뭄으로 생산량이 -20% 감소(147만2,000톤)했으며, 2024년 상반기 수출도 -17.1% 줄었다. 그러나 베트남 통계청은 2025년 1~6월 수출이 전년 대비 +4.1% 증가했다고 발표해 일부 회복 징후도 나타났다.
용어 해설 및 의미
아라비카(Arabica)는 산지 고도와 기후에 민감하지만 맛과 향이 뛰어나 고급 커피 원두로 취급된다. 로부스타(Robusta)는 병충해에 강하고 카페인 함량이 높으며 주로 인스턴트 커피용으로 사용된다. 한국 소비자에게 익숙하지 않은 ICE(Intercontinental Exchange) 모니터링 재고란, 국제 거래소가 인증 창고에 보관 중인 원두 수량을 의미해 실물 공급의 바로미터 역할을 한다.
또한, 쇼트 포지션(short position)이란 가격 하락을 예상하고 선물을 매도한 상태를 의미하며, 가격이 급등할 경우 쇼트커버링(매수 청산)이 발생해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
시장 전망 및 기자 의견
현재 시장은 단기적 기상 리스크와 중장기 공급 증가라는 두 가지 상충 요인 사이에서 방향성을 모색 중이다. 서리가 현실화되면 20~30% 급등 가능성도 거론되지만, 브라질 수확률과 글로벌 재고를 감안할 때 상승 폭은 제한적일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투자자라면 기상 뉴스와 ICE 재고 동향을 실시간으로 점검하고, 가격 급변 시 적시 차익 실현 전략이 유효해 보인다. 또한 로부스타의 펀더멘털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만큼, 펀드 쇼트커버링 변수가 향후 변동성을 키울 수 있음을 유의해야 한다.
커피는 대표적인 농산물 가운데서도 기상·환율·정치 이슈에 민감하므로, 장기적 포트폴리오보다는 헷지·스프레드 거래 등 전략적 접근이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