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런던 ICE 선물시장 동향
23일(현지시간) 뉴욕 ICE에서 9월물 아라비카 커피(KCU25)는 전일 대비 +5.00센트(+1.69%) 오른 파운드당 3.01달러에 마감했다. 같은 날 런던 ICE의 9월물 로부스타 커피(RMU25)도 +11달러(+0.33%) 상승한 톤당 3,331달러를 기록했다.
2025년 7월 24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날 커피 가격 반등의 1차 동인은 브라질 주요 산지에 접근 중인 한파(서리) 리스크였다. 민간 기상업체 클리마템포(Climatempo)는 22일 “이번 주 후반 한랭 전선이 미나스제라이스주·파라나주 등 커피벨트에 진입해 작황을 위협할 수 있다”고 예보했다.
■ ‘서리 프리미엄’ 작동…그러나 로부스타 상승폭은 제한
통상 브라질에서 서리 피해 가능성이 제기되면 ‘서리 프리미엄’이 붙으며 아라비카·로부스타 모두가 동반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 다만 이날 로부스타는 ICE 지정 창고 재고 증가가 상승폭을 제어했다. ICE가 집계한 로부스타 재고는 6,410lot(11.75개월래 최고치)로 늘어난 반면, 아라비카 재고는 806,062bag로 3개월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 브라질 수확 진척률이 단기 하락 압력
시장에서는 서리 우려와 동시에 ‘수확 압력’도 변수로 꼽힌다. 브라질 컨설팅업체 사프라스&메르카도(Safras & Mercado)는 7월 16일 기준 2025/26 시즌 커피 전체 수확률이 77%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74%, 5년 평균 69%를 웃돈다. 품목별로는 로부스타 93%, 아라비카 67%가 수확됐다. 브라질 최대 커피 협동조합 코옥수페(Cooxupe) 역시 18일 기준 조합원 수확률 59%라고 발표했다.
■ 과매도(순매도) 포지션…‘쇼트 커버링’ 점화될까
ICE 유럽 로부스타 선물에서 펀드 순매도 규모가 2년 만에 최대치라는 점도 숏커버링(매수 환매) 가능성을 높인다. ICE 보고서에 따르면 7월 15일 기준 펀드 순매도는 전주 대비 1,163계약 증가한 1,294계약이다.
■ 브라질 가뭄·수출 둔화로 공급 우려 지속
기상 정보 기업 소마르 메테오롤로지아(Somar Meteorologia)는 19일 종료 주간, 브라질 최대 아라비카 산지 미나스제라이스주에 ‘강수량 0mm’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또 브라질 커피수출협회(Cecafe)에 따르면 6월 브라질 원두 커피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31% 감소한 230만bag을 기록했다. 아라비카(-27%)·로부스타(-42%) 모두 큰 폭으로 줄어 가격을 지지하고 있다.
■ 미국발 관세 변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8월 1일부터 브라질산 수입품에 5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하며 공급 차질 우려를 키웠다. 전 세계 아라비카 공급의 1위를 차지하는 브라질이 타격을 받을 경우 뉴욕 선물가격이 급등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 글로벌 공급 전망은 ‘풍부’…단기·중기 시각 엇갈려
미국 농무부(USDA) 산하 해외농업국(FAS)은 6월 25일 보고서에서 2025/26년 세계 커피 생산량이 전년 대비 2.5% 증가한 1억7,868만bag(60kg 기준)으로 사상 최대치를 경신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아라비카는 1.7% 감소(9,702만bag)지만 로부스타는 7.9% 증가(8,166만bag)로 전망됐다. ※bag은 60kg 포대
같은 보고서에서 세계 기말재고는 4.9% 늘어난 2,281.9만bag에 이를 것으로 추정됐다. 다만 트레이딩 하우스 볼카페(Volcafe)는 2025/26년 아라비카 공급부족 850만bag을 예상하며 ‘5년 연속 공급적자’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 베트남 변수: 로부스타의 키
베트남은 로부스타 최대 생산국이다. 2023/24년 가뭄으로 생산량이 147만2,000톤(-20% YoY)으로 줄어 4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베트남 통계청은 2024년 커피 수출이 -17.1% 감소한 135만톤이라고 밝혔다. 베트남커피·카카오협회(Vicofa)는 2024/25년 생산 전망치를 2,650만bag으로 하향 조정했다. 반면 2025년 1~6월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4.1% 증가한 94만3,000톤으로 회복세를 보였다.
■ 용어 설명
아라비카(Arabica)와 로부스타(Robusta)는 대표적 커피 품종이다. 아라비카는 고산지 재배, 향이 풍부하고 산미가 강하지만 병충해에 약하다. 로부스타는 저지대에서 재배되며 카페인이 높고 쓴맛이 강해 인스턴트·에스프레소 블렌드에 주로 쓰인다.
ICE 지정 창고 재고란 ICE 선물거래소가 인증한 창고에 보관된 원두로, 실물 인도 가능 물량을 의미한다. 재고가 늘면 단기 공급이 충분하다고 평가돼 가격 하락 요인이 된다.
순매도(Net Short)는 투기세력이 매도 포지션을 매수보다 많이 보유한 상태다. 순매도 규모가 크면 가격 급등 시 ‘쇼트커버(매수 환매)’가 발생해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
“서리 공포와 펀드의 과매도 포지션이 맞물리며 단기적으로는 아라비카·로부스타 모두 반등 모멘텀이 형성될 가능성이 크다”라고 국내 원자재 애널리스트들은 진단했다. 다만 그는 “미국·유럽 소비 부진과 USDA의 증산 전망은 중장기적으로 상방을 제한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 기자의 시각
최근 선물 시장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기상 리스크·재고·정책 변수’의 3중주다. 기상 리스크는 가격을 끌어올리는 반면, 글로벌 증산 전망은 이를 누르는 힘으로 작용한다. 여기에 미·브라질 무역 갈등이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어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라면 재고 추이와 펀드 포지션 변화를 면밀히 주시할 필요가 있다.
※작성자 Rich Asplund는 해당 종목에 대해 직·간접적 포지션을 보유하지 않았으며, 본 기사는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