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가격이 브라질 생산지 한파(서리) 위험에 반응하며 반등했다. 22일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서 9월물 아라비카 커피(KCU25)는 전장 대비 +3.10센트(+1.06%) 오른 296.35센트에, 런던 ICE 거래소의 9월물 로부스타 커피(RMU25)는 +67달러(+2.10%) 상승한 3,253달러에 마감했다.
2025년 7월 22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브라질 기상업체 클리마템포(Climatempo)는 이번 주 후반 커피 재배 지역을 지나갈 한랭전선이 서리 피해를 가져올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투자자들은 2025/26년 수확 전망에 직접적인 타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며 매수세를 강화했다.
서리 우려가 대두되기 전까지만 해도 시장은 수확 압박과 재고 증가를 이유로 약세 흐름을 보였다. 이날 장 초반 아라비카 선물은 1주 최저치, 로부스타 선물은 계약 최저치, 최근월물(N25)의 로부스타는 1년 3개월 최저치까지 밀렸다.
브라질 수확 진척 상황
브라질 곡물 분석기관 사프라스&메르카두(Safras & Mercado)는 지난 19일 보고서에서 7월 16일 기준 브라질 2025/26년 커피 수확률이 77%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의 74%와 5년 평균 69%를 모두 웃도는 수준이다. 로부스타는 93%, 아라비카는 67%가 수확을 마쳤다.
브라질 최대 커피 협동조합 ‘코옵슈페(Cooxupé)’ 역시 7월 18일 기준 조합원 수확률이 59%라고 발표했다. 코옵슈페는 브라질 최대 커피 수출 조직으로, 현지 공급 흐름을 좌우하는 핵심 플레이어다.
재고·포지션·기후 요인
Barchart 집계에 따르면 ICE 모니터 로부스타 재고는 11.5개월 만의 최고치인 6,401 로트로 뛰어올랐다. 반면 ICE 모니터 아라비카 재고는 21일 기준 811,024포대로 3개월 최저치를 기록했다.
“펀드의 공매도 잔고가 과도해지면 단기 쇼트 커버링 랠리가 증폭될 수 있다.” — ICE 유럽 선물거래소 7월 15일 보고서
ICE 유럽은 지난주 펀드가 로부스타 선물 순매도 규모를 1,163계약 늘려 모두 1,294계약(2년 만의 최대치)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브라질 최대 아라비카 생산지 미나스제라이스주에선 7월 13~19일 주간 강우가 전무했다고 소마르 메테오롤로지아(Somar Meteorologia)는 21일 밝혔다. 지속적인 건조는 서리 피해와 맞물려 수확량 전망을 불투명하게 만든다.
수출·무역 정책 변수
브라질 커피수출협회 세카페(CECAFE)는 16일, 6월 그린커피 수출이 전년 대비 31% 감소한 230만 포대에 그쳤다고 발표했다. 품목별로는 아라비카가 27% 줄어 180만 포대, 로부스타가 42% 급감한 47만 6,334포대를 기록했다.
여기에 미국의 추가 관세 이슈도 부각됐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8월 1일부터 브라질산 수입품에 5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최근 발표해, 세계 최대 아라비카 생산국인 브라질산 공급 차질 우려가 가격을 지지했다.
글로벌 생산 전망과 수급 균형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공급 과잉 전망이 여전하다. 미 농무부(USDA) 해외농업국(FAS)은 6월 25일 반기 보고서에서 2025/26년 세계 커피 생산량이 1억 7,868만 포대로 2.5%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아라비카는 1.7% 감소하지만 로부스타가 7.9% 늘면서 전체 증산을 견인한다는 분석이다.
FAS는 같은 기간 종료 재고가 4.9% 늘어난 2,282만 포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스위스 커피무역업체 볼카페(Volcafe)는 2025/26년 아라비카 공급부족을 850만 포대로 추정, 5년 연속 적자 상태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베트남 로부스타 동향
세계 최대 로부스타 생산국 베트남은 극심한 가뭄의 영향으로 2023/24년 생산량이 전년 대비 20% 감소한 147만 2,000톤(4년 만의 최저치)으로 집계됐다. 베트남 통계총국(GSO)은 2024년 수출이 17.1% 감소한 135만 톤이라고 발표했다.
베트남커피카카오협회(Vicofa)는 3월 12일, 2024/25년 생산 전망치를 2,650만 포대로 하향 조정했다(종전 2,800만 포대). 그러나 GSO는 7월 7일 발표에서 2025년 1~6월 수출이 4.1% 증가한 94만 3,000톤이라고 밝혀 향후 공급 회복 여지를 시사했다.
시장 용어 해설
아라비카(Arabica)는 고급 원두로 산미가 뚜렷하며 세계 커피 소비의 60% 이상을 차지한다. 로부스타(Robusta)는 카페인 함량이 높고 쓴맛이 강해 인스턴트 커피나 블렌딩 용도로 주로 사용된다.
선물가격(Futures)은 미래 일정 시점에 상품을 미리 약정된 가격에 거래하기로 한 계약이다. 쇼트 커버링(Short covering)은 공매도 세력이 손실을 막기 위해 매수로 포지션을 청산하면서 가격이 급등하는 현상이다. ICE(Intercontinental Exchange)는 뉴욕·런던에 기반을 둔 국제 선물거래소를 말한다.
전문가 시각
현재 시장은 단기 기상 변수와 중장기 공급 확대라는 상반된 요인 속에 변동성을 확대하고 있다. 서리로 인한 생산 차질이 현실화되면 펀드 쇼트 포지션이 빠르게 청산되며 급등세가 재현될 수 있다. 반면, USDA·FAS가 제시한 공급 확대 시나리오가 구현될 경우 가격 상단은 제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투자자들은 브라질·베트남의 기후 리스크와 글로벌 재고 흐름을 면밀히 추적할 필요가 있다. 특히 8월 초 예정된 미국의 대(對)브라질 관세 부과가 실제로 시행될 경우, 원두 수급과 파생시장 변동성 모두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자료: Barchart, ICE, USDA, Safras & Mercado, CECAFE, Vicof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