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한파 우려로 커피 선물가격 급등

9월물 아라비카 커피(KCU25)는 22일(현지시간) 뉴욕 ICE에서 전일 대비 +4.40센트(+1.51%) 상승한 파운드당 2.9590달러에 마감했고, 런던 ICE의 9월물 로부스타 커피(RMU25)는 +102달러(+3.20%) 오른 톤당 3,294달러에 장을 마쳤다.

2025년 7월 23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브라질 커피 산지 전역에 접근하고 있는 한랭 전선이 수확기 작황에 치명적인 서리를 유발할 수 있다는 기상 예보가 투자 심리를 자극하면서 장중 약세를 모두 만회하고 급등세로 돌아섰다.

기상 컨설팅사 클리마템포(Climatempo)는 이번 주 후반 브라질 남동부·중남부 커피벨트에 강한 한기가 몰려오며 서리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을 경고했다. 시장 참여자들은 2021년 7월을 떠올리며 공급 차질 재연에 대한 공포를 키우고 있다.

장 초반만 해도 아라비카 선물은 1주일 만의 최저가로, 로부스타는 계약 기준 최저가로 밀렸다. 심지어 최근월물(N25) 로부스타는 1년 3개월 만의 최저치까지 떨어졌다. 이는 브라질 대규모 수확 물량이 현물 시장에 쏟아지고 있다는 압박에서 비롯됐다. 브라질 곡물 분석업체 사프라스앤메르카도(Safras & Mercado)는 7월 16일 기준 2025/26 시즌 브라질 커피 총수확 진도가 77%라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의 74%와 5년 평균 69%를 모두 상회하는 속도다.

세부적으로는 로부스타 수확이 93% 진행된 반면, 아라비카는 67%에 머물렀다. 같은 날 브라질 최대 커피 협동조합인 쿠슙(Cooxupé)도 회원 농가의 수확률이 7월 18일 기준 59%라고 전했다.


재고·포지션 동향
로부스타 가격을 짓누르던 또 다른 요인은 재고 증가였다. ICE가 모니터링하는 로부스타 재고는 22일 6,401 lot로 11.5개월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면 아라비카 재고는 807,856 bag으로 3개월 최저치로 내려가 품목간 희비가 엇갈렸다.

특히 펀드들의 과도한 공매도 잔고가 향후 숏커버링 랠리를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ICE 선물 유럽시장 자료에 따르면 7월 15일 기준 펀드 순숏 규모는 전주 대비 1,163계약 늘어난 1,294계약으로 2년 내 최대치를 경신했다.

“한파 우려가 현실화될 경우 펀드들은 대규모 매수전환(쇼트 커버)에 나설 수밖에 없으며, 이는 로부스타 가격 변동성을 더욱 키울 것”이라는 경계감이 커지고 있다.


브라질·베트남 공급 뉴스
브라질 최대 아라비카 산지 미나스제라이스 주는 7월 19일로 끝난 주간 동안 강수량 “0”을 기록했다고 소마르 메테오롤로지아(Somar Meteorologia)가 보고했다. 건조한 날씨는 단기적으로 수확·건조 작업에는 우호적이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나무 생육을 저해해 투기적 매수세를 자극하는 변수로 작용한다.

수출도 감소세다. 브라질 커피수출협회 세카페(Cecafe)에 따르면 6월 녹커피 수출량은 전년 동월 대비 31% 감소한 230만 bag으로 집계됐다. 품목별로 아라비카 -27%(180만 bag), 로부스타 -42%(47만 6,334 bag)로 동반 부진했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8월 1일부터 브라질산 수입품에 5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점도 공급 차질 우려를 증폭시켰다. 세계 최대 아라비카 생산국인 브라질에서 미국으로 향하는 물량이 줄어들 것이라는 관측 때문이다.


중장기 수급 전망
그러나 지난 두 달간 커피 가격은 풍부한 공급 전망에 전반적으로 약세를 띠어 왔다. 미 농무부 해외농업국(USDA FAS)은 6월 25일 보고서에서 2025/26 브라질 생산량이 전년 대비 0.5% 증가한 6,500만 bag, 베트남 생산량은 6.9% 늘어난 3,100만 bag(4년 만의 최고치)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2023/24 시즌 베트남은 가뭄으로 생산량이 147만2,000톤(-20% y/y)으로 4년 최저치를 기록했지만, 2025 상반기 수출은 94만3,000톤(+4.1% y/y)으로 반등 조짐을 보였다. 한편 베트남커피·카카오협회는 3월 12일 2024/25 생산 추정치를 2,800만 bag에서 2,650만 bag으로 하향 조정한 바 있다.

USDA FAS는 같은 보고서에서 2025/26 세계 커피 생산이 1억7,868만 bag(+2.5% y/y)으로 사상 최고치에 이를 것으로 봤다. 아라비카는 2년 연속 감소(-1.7%)하지만, 로부스타는 +7.9% 급증해 8,165만 bag로 역대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세계 기말재고도 2,282만 bag(+4.9%)으로 불어날 전망이다.

반면 스위스 트레이딩 하우스 볼카페(Volcafe)는 2025/26 시즌 아라비카 공급 부족 규모가 850만 bag로 확대될 것이라며 USDA와 달리 빡빡한 수급을 경고했다. 이는 5년 연속 적자이자 2024/25 추정치(-550만 bag)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용어 해설 및 투자자 참고사항
ㆍ아라비카 vs 로부스타 : 아라비카는 고지대에서 재배돼 향미가 섬세하고 산도가 높은 반면, 로부스타는 평지·저지대에서 자라 카페인 함량이 높고 쓴맛이 강하다. 글로벌 고급 커피 시장의 60% 이상이 아라비카로 구성된다.
ㆍICE 선물거래소 : 인터콘티넨털 익스체인지(ICE)는 소프트커머디티(커피·코코아·설탕 등)를 포함한 다양한 선물 상품을 거래하는 국제 파생상품 거래소다. “ICE 모니터링 재고”란 ICE 허브창고에 예치된 인증 원두 재고를 의미하며, 선물 인수도 가능 물량으로 간주된다.
ㆍ숏 포지션 : 가격 하락에 베팅해 매도 계약을 먼저 체결한 뒤, 나중에 싼값에 되사 이익을 얻으려는 전략이다. 과도한 순숏은 작은 호재에도 급격한 반등(쇼트커버)을 유발할 수 있다.

본 기사에 언급된 정보는 투자 자문 목적이 아니며, 원문 작성자인 리치 애스플런드(Rich Asplund)는 관련 자산에 직·간접 보유 포지션이 없다고 밝혔다. 모든 데이터는 정보 제공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