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선물가격이 3.5개월 만의 급등세를 접고 급락세로 돌아섰다. 2일 시카고상업거래소(CME)에서 12월물 아라비카 커피(KCZ25)는 전일 대비 -3.44%(-13.30) 하락했으며, 11월물 ICE 로부스타 커피(RMX25)도 -3.28%(-152) 떨어지며 1주일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2025년 9월 2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브라질 중남부 지역의 집중호우가 개화기를 앞둔 커피 작황에 대한 우려를 누그러뜨리면서 매도 압력이 거세졌다. 민간 기상업체 소마르 메테오롤로지아(Somar Meteorologia)는 브라질 최대 아라비카 원두 산지인 미나스제라이스 주가 8월 30일까지 한 주 동안 평균 10.1㎜의 비를 기록해, 평년 대비 163%의 강수량을 보였다고 밝혔다.
수확 마무리·재고 증가 압력
브라질 최대 커피 협동조합이자 수출업체인 코옥수페(Cooxupé)는 8월 29일 기준 조합원들의 커피 수확이 94.9% 완료됐다고 발표했다. 별도로 사프라스앤메르카두(Safras & Mercado)는 8월 20일을 기준으로 브라질 2025/26년 생산연도 커피 수확률이 99%에 달해 전년 동기(98%)를 앞섰다고 설명했다. 품종별로 로부스타는 수확이 100% 끝났고, 아라비카는 98%가 완료됐다.
최근 한 달간 커피 가격은 공급 차질 우려와 브라질 악천후 전망을 이유로 반등해 지난주 목요일 3.5개월 최고가를 터치했다. 하지만 ICE가 모니터링하는 아라비카 재고가 8월 29일 71만 196가방(1.25년 최저치)까지 줄고, 로부스타 재고도 6,552 계약(1개월 저점)으로 감소했음에도, 최근 내린 비가 시장 심리를 급변시켰다.
“미국 수입업체들이 50% 관세를 피하기 위해 브라질산 생두 신규 계약을 해지하고 있다”
는 보도도 재고 불안 요인이었지만, 이번 집중호우가 재배·출하 전망을 크게 호전시키면서 단기 매수세가 급격히 꺾였다. 미국은 원두 소비량의 약 3분의 1을 브라질에서 들여오고 있어 무역분쟁이 공급 위축으로 직결된다.
브라질 커피 수출 감소도 가격 지지를 받는 재료였다. 브라질 통상부는 8월 6일 발표에서 7월 생두 수출이 전년 대비 -20.4% 감소한 16만 1,000t이라고 밝혔다. 수출업체 협회 세카페(Cecafé) 역시 7월 녹색커피 수출이 -28% 감소한 240만 가방이라고 전했다. 품목별로 아라비카는 -21%, 로부스타는 -49% 하락했으며, 1~7월 누적 수출은 2,220만 가방으로 -21% 줄었다.
단∙장기 수급 전망 엇갈려
국제커피기구(ICO)는 8월 6일 자료에서 6월 전 세계 커피 수출이 +7.3% 늘어난 1,169만 가방이라고 밝혀 단기 공급 과잉 가능성을 시사했다. 반면 10월~6월 누적 수출은 -0.2% 감소해 장기적으로는 타이트한 흐름이 지속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세계 2위 산지 베트남은 2023/24년 작황이 가뭄으로 -20% 급감해 147만2,000t(4년 최저)을 기록했다. 2024년 베트남 커피 수출도 -17.1% 줄어든 135만t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베트남 통계청은 2025년 1~7월 수출이 +6.9% 늘어난 105만t이라고 발표해, 생산 회복 속도를 시사했다.
미국 농무부(USDA) 해외농업국(FAS)은 6월 25일 보고서에서 2025/26년 세계 커피 생산이 사상 최대 1억 7,868만 가방( +2.5%)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아라비카는 -1.7% 감소한 9,702만 가방, 로부스타는 +7.9% 증가한 8,165만 가방으로 예측됐다. 같은 보고서는 브라질 생산이 소폭(+0.5%) 늘어난 6,500만 가방, 베트남이 +6.9% 증가한 3,100만 가방으로 4년 만에 최고치를 회복할 것으로 내다봤다. 2025/26년 기말 재고는 2,282만 가방으로 +4.9%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스위스 커피 트레이더 볼카페(Volcafe)는 2025/26년도 아라비카 공급부족을 850만 가방으로, 2024/25년 부족분(550만 가방)보다 더 확대될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5년 연속 적자를 의미한다.
▶ 용어 설명
아라비카(Arabica)와 로부스타(Robusta)는 전 세계 커피 품종 시장의 70%, 30%를 각각 차지한다. 아라비카는 고지대에서 재배돼 풍미가 부드러우나 기후 변화에 민감하다. 로부스타는 저지대에서 재배되며 카페인 함량이 높고 병충해에 강하다.
ICE(Intercontinental Exchange)는 런던·뉴욕 등에서 커피·코코아·설탕 선물을 거래하는 글로벌 파생상품 거래소다.
전망과 시사점
단기적으로 브라질의 예년보다 많은 강수와 수확 완료 소식은 커피 가격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그러나 미·브라질 무역마찰, 베트남 공급 변동성, 볼카페가 지적한 아라비카 구조적 적자 등은 향후 변동성을 확대할 수 있다. 특히 기상 이변이 빈번해지면서 브라질·베트남 양대 산지의 작황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어, 시장 참가자들은 재고 추이를 예의주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