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페트로브라스, 루라 정부 첫 투자 축소… 유가 하락 속 5개년 계획 약 2% 감액

리우데자네이루/로이터 — 브라질 국영 석유회사 페트로브라스(Petrobras)5개년 투자 계획국제 유가 하락을 배경으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대통령 정부 들어 처음으로 축소될 전망이다. 사안에 정통한 세 명의 소식통이 로이터에 전한 바에 따르면, 회사는 차기 계획에서 설비투자(CAPEX)를 기존 대비 낮추는 방안을 준비 중이다.

2025년 11월 26일,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페트로브라스는 목요일 공개 예정인 새 5개년(2025~2029년) 투자 계획에서 기존 1,110억 달러(USD 111bn)였던 투자 규모를 약 2% 감액해 약 1,090억 달러(USD 109bn) 수준으로 제시할 예정이다. 다만 이 안은 아직 이사회의 최종 승인 결정을 남겨두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이는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 시기였던 2021~2025년 계획 이후 처음으로 투자 규모가 줄어드는 사례가 될 전망이다. 당시 페트로브라스는 자산 매각 등 대규모 구조조정(디베스트먼트)을 진행 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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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룰라 대통령은 취임 이후 페트로브라스가 국내 경기 부양을 위해 투자를 확대하도록 독려해 왔다. 좌파 성향의 룰라 대통령은 내년 비연속 네 번째 임기에 도전할 예정이다.

회사 측은 실적발표 후 진행된 애널리스트 대상 컨퍼런스콜에서, 2026년에는 이미 대부분의 투자 계약이 체결되어 있어 운신의 폭이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현재 계획상 페트로브라스의 내년(2026년) 설비투자는 약 196억 달러(USD 19.6bn) 수준으로 책정되어 있다.

브렌트유는 수요일인 11월 26일 배럴당 약 62.35달러에 거래되었는데, 이는 올해 1~9월 평균가70.85달러보다 낮은 수준이다. 해당 평균가 자체도 2024년 같은 기간 대비 14.4% 하락한 가격이었다.


가격 하락에 대한 적응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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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통은 “현재 유가 수준에서 페트로브라스는 더 적은 자원으로 더 많은 성과를 내도록 적응해야 한다”며, “기본 전제는 회사의 부채를 늘리지 않고 배당 정책을 변경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새 5개년 계획의 초점은 기존 설비의 증설·최적화를 통한 원유·가스 생산 및 정제 능력 확대에 맞춰질 전망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회사는 생산량 증대가 가능한 해양 플랫폼 후보들을 폭넓게 맵핑하고 있으며, 거의 모든 정유소에 대해 단계적 전면 개보수(revamp)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특히 회사는 플로팅 생산 설비가 성능을 초과 달성한 사례를 벤치마크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알미란치 지 타만다레(Almirante Tamandaré) 부유식 생산 유닛일일 225,000배럴(bpd) 설계 용량이었으나, 10월에는 270,000bpd라는 사상 최고 처리량을 기록했다. 이는 운영 최적화·병목 해소를 통해 기존 인프라에서의 증산 여지가 상당함을 시사한다.

원가 절감 기조에 맞춰 페트로브라스는 일부 프로젝트 재검토와 더불어 공급업체와의 조건 재협상 가능성도 타진 중이라고 소식통은 전했다. 이는 계약 단가납기를 조정해 현금 지출 곡선을 평탄화하고, 유가 변동성에 따른 자본 효율성을 높이는 접근으로 해석된다.


핵심 수치와 의미

투자 축소 폭: 약 2%절대 규모로는 약 20억 달러 축소에 해당하며, 유가 하락 국면에서의 재무 보수화 신호로 볼 수 있다.
총 CAPEX: 2025~2029년1,090억 달러이사회 승인 대기 중.
2026년 CAPEX: 약 196억 달러 — 다수 계약 기 체결로 조정 여지 제한.
유가: 브렌트유 $62.35/bbl (11월 26일 기준) — 연초~9월 평균 $70.85 대비 약세, 전년 동기 대비 14.4% 하락한 평균가.


맥락 해설: ‘적게 써서 더 많이’의 로드맵

보도에 나타난 전략의 핵심은 부채 증가 없이 그리고 배당 정책은 유지한 채, 기존 자산의 생산성 제고로 성과를 끌어올리는 데 있다. 이는 신규 대형 프로젝트의 착공 리스크를 회피하고, 갈수록 짧아지는 사이클의 유가 변동에 대비하는 보수적 자본 배분으로 읽힌다. 특히 정유 부문 개보수해양 플랫폼 병목 해소는 단기간 내 유의미한 가동률 개선을 이끌 수 있는 전술이다.

알미란치 지 타만다레270,000bpd 실적은 설계 용량을 초과하는 운영 레버리지를 입증한다. 이런 사례의 확장 적용CAPEX 대비 생산 증가율을 높여 유가 하강 국면의 현금흐름 방어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동시에 공급업체와의 가격·조건 재협상은 비용 구조를 낮춤으로써 배당 지속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용어 설명Glossary

브렌트유(Brent crude): 북해산 원유로, 국제 유가의 대표적 벤치마크다. 전 세계 원유 거래의 기준 가격으로 널리 활용된다.
CAPEX(설비투자): 생산 설비·정유소·해양 플랫폼 등 유형 자산 취득·개선에 투입되는 자금이다. 현금흐름과 부채 구조에 직접적 영향을 준다.
부유식 생산 유닛(Floating Production Unit): 해상 유전에서 원유·가스 생산·처리·저장을 수행하는 설비를 말한다. 일반적으로 FPSO(Floating Production Storage and Offloading) 형태가 널리 사용된다.
이사회(Board): 경영 계획·대규모 투자·배당 정책 등을 승인하는 회사의 최고 의사결정 기구다.


전망

이번 계획이 소폭(약 2%) 감액에 그친 것은, 가격 하락 속에서도 생산·정제 역량 확충의 동력을 유지하려는 의지를 보여준다. 동시에 부채를 늘리지 않고 배당을 유지하겠다는 기조는 투자자 신뢰와 재무 건전성 사이의 균형을 모색하는 접근이다. 2026년 투자 집행분이 이미 계약상 고정되어 있다는 점은 단기적인 변동 여지를 제한하지만, 기존 설비 최적화공급망 재협상을 통해 비용·효율 측면의 실질 개선이 도모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