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증산 전망에 국제 설탕 선물가 하락

국제 원당 선물 가격이 브라질의 증산 전망에 압박을 받으며 다시 한 번 약세를 보였다. 22일(미국 동부시각) 뉴욕 ICE 선물시장에서 2025년 10월물 원당(#11) SBV25는 전일 대비 -2.38% 내린 0.40센트, 런던 ICE 백설탕(#5) SWV25-2.54% 떨어진 12.40달러를 기록하며 동반 하락했다.

2025년 7월 22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브라질 민간 조사기관 데이터그로(Datagro)는 “건조한 날씨가 브라질 설탕 공장의 사탕수수 파쇄(cane crush) 속도를 앞당기면서 사탕수수의 더 많은 비율이 에탄올이 아닌 설탕 생산에 투입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상품 조사 회사 코브리그(Covrig)는 “이번 달 상반기만 해도 브라질 가공업체가 이용 가능한 사탕수수의 54%를 파쇄해 320만t의 설탕을 추가 공급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참고: ‘cane crush’는 사탕수수를 압착해 주즙을 추출하는 공정을 의미하며, 생산 공정 초기에 설탕·에탄올 중 어느 쪽으로 배분될지를 결정짓는 핵심 변수다.

지난 3개월 동안 설탕 가격은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보였다. 뉴욕 원당 선물은 이달 초 4.25년 만의 최저치를, 런던 백설탕은 거의 4년 만의 최저치를 각각 경신했다. 6월 30일 영국계 트레이더 차르니코(Czarnikow)는 “2025/26 시즌 전 세계 설탕 시장이 750만t 공급과잉으로, 8년 만에 최대 수준의 잉여가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농무부(USDA)도 5월 22일 반기 보고서에서 2025/26년도 전 세계 설탕 생산이 전년 대비 +4.7% 늘어난 1억 8,931만8,000t으로 사상 최대치를 찍을 것으로 예상했다. 동 보고서는 전 세계 기말 재고4,118만8,000t(+7.5% YoY)까지 불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단기적으로는 수요 지표가 가격을 떠받쳤다. 지난주 금요일 뉴욕 원당은 1.5개월래 고점, 런던 백설탕은 1.75개월래 고점을 형성했다. 중국 해관총서는 6월 설탕 수입이 전년 대비 1,435% 급증한 42만t에 달했다고 발표했다. 또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지난주 수요일 “코카콜라가 미국 내 판매 제품에 고과당 옥수수시럽(high-fructose corn syrup) 대신 사탕수수 설탕을 사용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이 조치가 미국 설탕 소비를 기존 1,100만t에서 +4.4% 증가한 1,150만t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고 추정했다.

※ 고과당 옥수수시럽은 옥수수를 원료로 만든 감미료로, 설탕보다 저렴하지만 비만·대사증후군 위험 증가와 관련 있다는 지적이 많다. 사탕수수 설탕 전환은 건강 및 공급망 측면에서 주목받고 있다.

공급 측면에서도 단기 변수가 혼재한다. 브라질 설탕산업연합(Unica)은 지난주 월요일 “2025/26년 시즌 브라질 중남부 설탕 생산량이 6월까지 누적 1,224만9,000t으로 -14.3% 감소했다”고 밝혔다. 한편 브라질 농업공사 코나브(Conab)2024/25 시즌 브라질 설탕 생산량을 -3.4% 줄어든 4,411만8,000t으로 추정하며 “가뭄과 폭염으로 사탕수수 수확량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인도의 생산 회복 전망은 가격 하락 요인으로 작용한다. 6월 2일 인도 전국협동조합제당연맹(NFCSF)은 “2025/26년 인도 설탕 생산이 전년 대비 +19% 늘어난 3,500만t에 이를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인도제당협회(ISMA)가 집계한 2024/25년 생산량 2,620만t(-17.5% YoY, 5년 만의 최저치) 이후 급반등을 예고하는 셈이다. ISMA는 7월 7일 기준 2024/25 회계연도(10월 1일~5월 15일) 누적 생산량-17% 감소한 2,574만t에 그쳤다고 덧붙였다.

인도 기상청(IMD)은 올 몬순(6~9월) 기간 평년 대비 9%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하며 7월도 평년 이상 강우를 전망했다. 풍부한 강우는 사탕수수 생육을 개선해 향후 인도 설탕 공급 확대를 뒷받침할 전망이다.

세계 3위 생산국인 태국도 공급 팽창 흐름에 가세한다. 태국 사탕수수·설탕위원회(OCSB)에 따르면 5월 2일 기준 2024/25년 태국 설탕 생산은 전년보다 +14% 늘어난 1,000만t에 달했다. 태국은 세계 2위 설탕 수출국이기도 해 글로벌 공급 구조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국제설탕기구(ISO)는 5월 15일 2024/25 시즌 전 세계 설탕 공급 부족 전망치를 -547만t으로 상향 조정했다. 이는 9년 만의 최대 규모 적자로, 2023/24 시즌 131만t 흑자에서 시장이 다시 타이트해질 가능성을 시사한다. ISO는 또 2024/25년 글로벌 생산 전망을 1억 7,480만t으로 2월 전망치보다 낮췄다.

그러나 미국 농무부는 2025/26년 공급 재증가를 점친다. USDA 외국농업국(FAS)은 브라질 생산이 +2.3% 늘어난 4,470만t으로 사상 최고, 인도는 +25% 증가한 3,530만t, 태국은 +2% 증가한 1,030만t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소비 측면에서도 2025/26년 인류 설탕 소비가 1억 7,792만1,000t(+1.4% YoY)로 사상 최대를 기록할 전망이지만, 생산 증가폭이 이를 웃돌아 기말 재고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시장은 단기적인 수급 팽팽함과 중장기 공급 과잉 시나리오가 엇갈리며 높은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 현지 트레이더들의 공통된 평가다.

한편, 본 기사 작성 시점 기준으로 필진 리치 애스플런드(Rich Asplund)는 관련 종목에 직·간접적 포지션을 보유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해당 글은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됐으며, 투자 조언이 아니다.

상기 내용은 필진의 견해일 뿐 나스닥(Nasdaq, Inc.)의 공식 입장을 대변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