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원당 가격이 주간 낙폭을 소화하며 약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20일(현지시간) 10월물 뉴욕 ICE 원당(#11) 선물은 전장 대비 0.07센트(-0.46%) 하락한 15.15센트에, 12월물 런던 ICE 백설탕(#5) 선물은 0.50달러(-0.11%) 밀린 460.00달러/톤에 거래를 마감했다.
2025년 9월 20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전일 뉴욕 원당 가격은 근월물 기준 4년 3개월 만의 최저치로 추락했고, 런던 백설탕 역시 4년래 신저가를 기록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브라질 센터-사우스(Center-South) 지역의 가파른 생산 증가세와 인도·태국 등 주요 산지의 공급 회복 전망을 가장 큰 하방 압력으로 지목하고 있다.
브라질 생산 동향이 가격 흐름을 좌우하고 있다. 브라질 사탕수수 산업협회 유니카(UNICA)는 18일 보고서에서 8월 하순(8월 16~31일) 센터-사우스 원당 생산량이 전년 동기 대비 18% 증가한 387만2,000톤이라고 밝혔다. 같은 기간 설탕 비중(사탕수수 분쇄량 대비)은 54.20%로, 전년 동기의 48.78%를 크게 웃돌았다. 다만 2025/26 마케팅연도 누적(4~8월) 생산량은 2.6758억톤으로 1.9% 감소했다.
“기금(펀드)의 과도한 순쇼트 포지션이 단기 숏커버링 랠리를 촉발할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CFTC 주간 보고서(COT)에 따르면 9월 9일 기준 뉴욕 원당 선물‧옵션 순쇼트 규모는 182,608계약으로 6년 만의 최대치를 기록했다.
인도·태국·글로벌 수급 전망
설탕 트레이더 Sucden은 17일 메모에서 “인도가 2025/26연도에 400만톤가량의 원당을 에탄올 생산으로 전용하더라도 잉여가 해소되기에는 역부족”이라며, 인도 제당업체들이 최대 400만톤을 수출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이는 기존 예상치(200만톤)를 배 이상 웃도는 물량이다. 인도 기상청(IMD)은 9월 18일 기준 몬순 강수량이 875.3mm로 평년 대비 8% 많다고 발표했으며, 이는 풍작 기대를 부추기는 요인이다.
인도 협동조합 제당공사연맹(NFCSF)은 6월 보고서에서 2025/26연도 인도 원당 생산이 전년 대비 19% 증가한 3,490만톤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앞서 2024/25연도 생산량은 5년 만의 최저치인 2,620만톤(-17.5% YoY)으로 추정됐다(ISMA).
태국 사탕수수위원회(OCSB)는 5월 2일, 2024/25연도 태국 원당 생산이 전년 대비 14% 늘어난 1,000만톤이라고 발표했다. 태국은 세계 3위 생산국·2위 수출국이다.
국제기관 전망치
국제설탕기구(ISO)는 8월 29일 연례 보고서에서 2025/26시즌 전 세계 설탕 수급이 6년 연속 공급부족에 직면할 것으로 보았다. 다만 적자 규모는 -23만1,000톤으로, 2024/25시즌(-488만톤) 대비 개선될 전망이다. ISO는 2025/26 세계 생산을 1억8,060만톤(+3.3% YoY), 소비를 1억8,080만톤(+0.3% YoY)으로 각각 예상했다.
미국 농무부(USDA) 해외농업국(FAS)은 5월 22일 반기 보고서에서 2025/26시즌 글로벌 생산을 사상 최대 1억8,931만8,000톤(+4.7% YoY)으로, 기말재고를 4,118만8,000톤(+7.5% YoY)으로 예측했다. 국가별로는 브라질 4,470만톤(+2.3%), 인도 3,530만톤(+25%), 태국 1,030만톤(+2%) 등이다.
시장 심리 및 기술적 변수
브라질 중심의 대규모 공급 전망은 장기 약세를 지지하고 있다. 그러나 펀드 쇼트 규모가 역사적 고점에 근접해 있는 만큼, 단기적으로는 숏커버 주의보도 제기된다. 상품 컨설팅사 Czarnikow는 6월 30일 보고서에서 2025/26시즌 세계 원당 시장이 8년 만에 최대치인 750만톤 순잉여로 전환될 가능성을 언급했다.
브라질 정부 통계청 Conab은 8월 19일, 2025/26연도 브라질 원당 생산 전망치를 4,450만톤으로 3.1% 하향 조정했다. 앞서 7월 발표에서는 2024/25연도 생산을 4,411만8,000톤(-3.4% YoY)으로 추산하며 가뭄과 폭염에 따른 사탕수수 수확량 감소를 원인으로 지목했다.
상품 애널리스트들은 “건기 지속이 사탕수수 당도(Brix) 향상으로 이어져 제당 비중을 끌어올리는 한편, 에너지 가격 약세로 에탄올 수요가 부진해 설탕 쏠림 현상이 강화될 것”이라고 진단한다.
※ 용어·제도 설명
원당(원심분리 전 흑설탕)은 국제 선물시장에서 #11(원당)·#5(백설탕) 등의 코드로 거래된다. Commitment of Traders(COT) 보고서는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매주 발간하는 포지션 통계로, 헤지펀드·투자은행 등 각종 참여자의 롱·숏 규모를 확인할 수 있다. 센터-사우스는 브라질 최대 사탕수수 생산지로 전체 생산의 90%가량을 차지한다.
ⓒ 2025, 원문 작성자 Rich Asplund. 본 기사 내용은 정보 제공 목적이며, 필자는 관련 자산에 직·간접적으로 투자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