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중앙은행(Banco Central do Brasil)이 지난주 정책금리 셀리크(Selic)를 25bp(0.25%포인트) 인상해 연 15.00%로 끌어올렸다. 이는 전원 일치 결정이었으며, 일부 시장 참여자에게는 예상 밖의 매파적 행보로 받아들여졌다.
2025년 7월 23일, 인베스팅닷컴 보도에 따르면 중앙은행의 결정 직후 통화정책위원회(Copom)는 “매우 장기간 동안 상당히 긴축적인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명확히 못 박으며 향후 통화정책 기조가 매파적(hawkish)으로 지속될 것임을 시사했다.
이 같은 진술은 은행업계 및 채권 시장에 즉각적인 파장을 일으켰다. 주요 글로벌 금융사 중 하나인 뱅크오브아메리카(Bank of America, BofA)는 최신 보고서
Brazil in Focus
를 통해, 브라질 중앙은행이 2025년 12월까지 지금의 금리 수준을 유지한 뒤 첫 25bp 인하에 나설 것으로 내다봤다.
이 전망은 컨센서스와 미세하게 다르다. BofA 외 다수 시장참여자들은 셀리크 첫 인하 시점을 2026년 1월로 잡고 있으며, 그 폭 역시 25bp로 예상한다. 즉, BofA는 시장보다 ‘한 회의’ 빠른 완화 전환을 점치는 셈이다.
용어 해설
셀리크(Selic)는 브라질 국채를 담보로 하는 하루짜리 레포 거래 금리를 의미하며, 한국의 기준금리에 해당한다. Copom은 ‘Comitê de Política Monetária(통화정책위원회)’의 약자로 우리나라의 금융통화위원회 격이다.
브라질 기준금리 15%는 2016년 이후 최고치로, 극도의 물가 억제 의지를 반영한다. 연준(Fed)이나 유럽중앙은행(ECB)과 달리 브라질은 고질적 인플레이션과 헤알화 변동성을 동시에 관리해야 하는 구조적 과제를 안고 있다.
전문가 시각
금리가 ‘정점 고착화’ 국면으로 접어든다는 BofA의 해석은 기업·가계 차입 부담을 장기화시킬 가능성을 암시한다. 특히 헤알화 강세가 동반되지 않을 경우, 브라질 제조업 수출 경쟁력 약화와 국내 소비 위축이 맞물려 성장률에도 부담을 줄 수 있다. 반면, 높은 실질금리는 외국인 포트폴리오 자금 유입을 촉진해 국채 수급 안정과 재정건전성 방어에는 긍정적이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셀리크 동결 기간이 길어질수록 ‘정책 신뢰’ 측면에서 중앙은행은 한층 큰 시험대에 오른다. 만일 인플레이션이 목표 범위를 하회한다면, 시장은 이른 완화 전환을 요구할 수 있다. 반대로 물가가 재차 가열되면 금리 인상 재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앞으로의 관전 포인트
• 물가 경로: 향후 18~24개월간 물가 상승률이 목표치(3%±1.5%p)를 얼마나 빠르게 향해 수렴하는지가 핵심 변수다.
• 재정 정책: 정부 재정지출 확대 여부에 따라 통화정책의 실효성이 달라질 수 있다.
• 글로벌금리: 미국·유럽의 통화정책이 예상보다 빠르게 완화되면 브라질도 조기 인하에 나설 여지가 생긴다.
결과적으로, 브라질 중앙은행의 ‘매우 긴 기간’ 발언은 시장 기대와의 심리적 간극을 키우고 있다. 서둘러 완화에 착수할 경우 정책 신뢰성이 훼손될 수 있고, 반대로 지나치게 버티면 경기침체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난제가 중앙은행의 앞길을 가로막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