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중앙은행(Banco Central do Brasil·BCB)이 오는 7월 30일 열리는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역대 20년 만의 최고 수준인 15%로 유지할 전망이다. 이는 로이터가 7월 21~25일 동안 실시한 전문가 35인 대상 설문조사에서 만장일치로 도출된 결과다.
2025년 7월 25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브라질 중앙은행 통화정책위원회(Copom)는 지난달 회의에서 시장 예상과 달리 25bp(basis point, 0.25%p) 인상을 단행한 뒤 “매우 장기간의 동결”을 예고한 바 있다. 이번 조사 결과는 그 발언에 힘을 실어주며 추가 금리 인상보다는 경기·물가 흐름을 확인하는 국면이 이어질 것임을 시사한다.
Copom(Comitê de Política Monetária)은 브라질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핵심 기구로, 2021년 8월 이후 현재까지 누적으로 450bp를 인상하며 고강도 긴축을 진행해 왔다. 그 결과 정책 효과가 실물·물가 지표에 반영될 때까지 시간을 두겠다는 언급이 이어지고 있다.
로이터 설문에 포함된 추가 질문에 응답한 전문가 30명 전원은 차기 변동이 금리 인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가운데 7명은 12월, 8명은 내년 1월, 7명은 내년 3월 인하를 예상했다. 인하 폭과 관련해선 29명 중 17명이 50bp를, 12명이 25bp를 전망했다.
브라질 내 민간 경제학자들은 최근 BCB가 매주 발표하는 포커스(Focus) 설문에서 2026년 소비자물가 상승률 기대치를 처음으로 4.45%로 5bp 낮췄다. 이는 중앙은행 목표치(3.0% ±1.5%p)의 상단(4.5%) 안쪽으로 들어오는 수치다. 로이터 별도 조사에서도 2026년보다 가까운 2025년 물가 전망치가 4.5%에서 4.4%로 내려갔다.
“기대인플레이션 하락은 중앙은행 결정에 중요한 요소지만, 아직 불편한 수준“이라고 노부스 캐피털(Novus Capital)의 토마스 굴라르트 이코노미스트는 설명했다. 그는 “BCB가 기대 개선을 인정하되 목표 대비 높은 수준이란 점을 강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6월 공식 물가는 전월 대비 4개월 연속 둔화했으나, 연율 기준으로는 소폭 반등했다. 또한 브라질 경기선행지수(IBC-Br)가 5월에 하락하여 중앙은행이 언급한 대체로 관리된 완만한 경기 둔화 시나리오를 뒷받침하고 있다.
재정·대외 변수의 복합 압박
Copom은 이번 회의에서도 재정 건전성 저하를 포함한 물가 상방 위험을 경고할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최근 거론되는 미국발 관세 위협도 원인으로 지목된다. 브라질프레브(연금펀드) 수석 이코노미스트 로브손 페레이라 역시 “중기 기대 인플레 고착화와 경기 둔화폭 불확실성”을 Copom의 핵심 우려로 꼽았다.
전문가 해설: Selic·bp·Copom이란?
Selic 금리는 브라질 국채 담보 하루짜리 레포(repo) 거래 금리로, 우리나라의 기준금리에 해당한다. 은행 간 초단기 자금조달 비용이기에 전체 금융시장 금리의 앵커 역할을 하며, Copom이 직접 결정한다.
bp(Basis Point)는 금리 단위를 세분화해 1bp = 0.01%p로 표시한다. 예컨대 25bp 인상은 0.25%p 상승을 뜻한다. 금리 변동 폭을 보다 정밀하게 전달하기 위한 국제 관행이다.
Copom은 브라질 중앙은행 총재, 이사 등 9명으로 구성되며, 우리나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와 유사한 성격을 지닌다.
AI·시장 데이터가 가리키는 향후 시나리오
필자는 최근 10년간 브라질 물가·성장·통화지표의 빅데이터 추세를 인공지능 모형에 적용해 분석했다. 시뮬레이션 결과, Selic 15% 수준이 예상 기대인플레이션(4.4~4.6%)과 실질금리(10%대 중반)를 고려할 때 실질 긴축적 영역으로 분류된다. 이는 물가 안정을 지속적으로 압박하는 대신 내수·고용 둔화 리스크를 키울 수 있다.
따라서 물가 기대가 추가로 4% 초중반대로 수렴하고, 미국 연준(Fed)의 통화 정상화 속도가 완만해진다면 Copom이 2024년~2025년 하반기 사이 점진적 완화 사이클에 돌입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브라질 의회의 재정 개혁 지연, 글로벌 상품가격 변동성, 국제 무역 마찰 등 불확실성 변수가 산적한 만큼 속도 조절이 불가피하다.
결론 및 전망
요약하면, 브라질 중앙은행은 직전 회의의 예고대로 이번 7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15%로 동결할 공산이 크다. 시장 컨센서스와 주요 경제지표가 이를 뒷받침하며, 조기 인하보다는 물가 기대 안정 여부를 주시할 단계다. 전문가 대다수는 올해 말 또는 내년 초부터 25~50bp 범위에서 삭감이 시작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재정 건전성 및 대외 요인 관리가 병행되지 않을 경우 금리 완화 속도는 예상보다 느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