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선물가격이 급등했다. 2026년 3월 인도산 아라비카 선물(KCH26)은 상승폭 +6.40달러(+1.88%)를 기록하며 강세를 보였고, 2026년 1월 인도(ICE) 로부스타 선물(RMF26)은 +88달러(+2.33%)로 마감했다. 이번 급등은 브라질 주요 산지의 강수량이 평년을 밑돌았다는 기상 보고서의 영향으로 촉발됐다.
2025년 12월 22일, Barchart(바차트)의 보도에 따르면, 브라질 최대 아라비카 재배지인 미나스제라이스(Minas Gerais)는 12월 19일로 끝난 주간에 38.3mm의 강우를 기록했으며 이는 역사적 평균의 76%에 해당한다고 기상업체 Somar Meteorologia가 전했다. 이러한 강수 부족 소식은 아라비카 선물 가격을 즉각적으로 끌어올렸다.
기초적인 공급 전망도 혼조를 보이고 있다. 브라질의 작황 예측 기관인 Conab은 2025년 12월 4일자 발표에서 브라질의 2025년 총 커피 생산량 추정치를 9월 추정치 55.20백만 배그(bags)에서 2.4% 상향한 56.54백만 배그로 수정했다. 이 같은 상향 조정은 전반적 공급 여건이 풍부하다는 시각을 뒷받침한다.
한편, 로부스타(robusta) 부문은 공급 우려로 인해 가격 하방 압력을 받고 있다. 베트남 통계청(2025년 12월 5일 발표)은 2025년 11월 베트남의 커피 수출량이 전년 동월 대비 +39% 증가한 88,000MT를 기록했고, 1월~11월 누계 수출은 +14.8% 증가한 1.398MMT라고 밝혔다. 베트남은 세계 최대의 로부스타 생산국으로, 물량 확대는 로부스타 가격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그러나 아라비카 쪽에는 일부 호재가 있었다. 수출업자 단체 Cecafe는 지난 수요일 발표에서 브라질의 11월 생두 수출이 전년 대비 -27% 감소한 330만 배그에 머물렀다고 밝혔다. 이러한 수출 감소는 아라비카 쪽의 공급 압박을 가중시키며 가격을 지지하는 요인이다.
재고 측면도 시장에 영향을 주고 있다. ICE(인터컨티넨탈 거래소) 모니터링 재고는 아라비카의 경우 11월 20일 기준 1.75년 만의 최저치인 398,645배그7주 최고치인 439,257배그로 회복했다. 반면 로부스타 재고는 지난 수요일 11.5개월 만의 저점인 4,012랏(lots)으로 떨어졌다. 재고 변동성은 단기 가격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이다.
미국 시장의 수요 측면도 주목된다. 과거 트럼프 행정부 시절 부과된 브라질산 커피에 대한 높은 관세로 인해 미국 매수자들이 브라질 커피 구매를 기피했다. 관세가 인하된 이후에도 미국 내 재고는 여전히 빡빡한 편이다. 특히 지난해 8월~10월 기간 동안 미국의 브라질산 커피 구매는 전년 동기 대비 52% 감소한 983,970배그에 머물렀다.
증가하는 베트남의 생산 전망은 가격에 하방 압력을 행사할 가능성이 있다. 미국 농무부(USDA) 산하 해외농업청(FAS)의 반기 보고서(발표일 표기 포함)는 2025/26년 세계 커피 생산량이 전년 대비 +2.0% 증가한 178.848백만 배그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보고서는 아라비카 생산은 -4.7% 감소해 95.515백만 배그, 로부스타 생산은 +10.9% 증가해 83.333백만 배그로 예측했다.
같은 보고서에서 FAS는 브라질의 2025/26년 생산량을 -3.1% 감소한 63백만 배그로 전망한 반면, 베트남은 +6.2% 증가한 30.8백만 배그로 추정했다. 또한 2025/26년 말재고는 전년 대비 -5.4% 감소한 20.148백만 배그로 예상되어 전반적인 재고 여건이 다소 타이트해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용어 설명
아라비카(Arabica)와 로부스타(Robusta)는 상업적으로 가장 널리 거래되는 두 가지 커피 품종이다. 일반적으로 아라비카는 향미가 뛰어나 프리미엄 시장을 형성하고 로부스타는 카페인 함량이 높고 재배·수확이 비교적 쉬워 대량생산에 적합하다. 배그(bags)는 국제 커피 통계에서 통용되는 단위로 보통 60kg짜리 자루를 의미한다. ICE는 커피 선물이 거래되는 거래소이며, Conab은 브라질의 농업·작황 조사 기관, FAS(미국 농무부 해외농업청)은 세계 농산물 수급 전망을 제공하는 기관이다.
선물 심볼에 대한 간단한 설명도 필요하다. 예를 들어 KCH26은 2026년 3월 인도산 아라비카 선물의 심볼표기이며 RMF26은 2026년 1월물 로부스타 선물의 심볼을 가리킨다. 투자자들은 이 심볼을 통해 특정 만기의 선물 가격과 거래 동향을 추적한다.
시장 영향과 향후 전망
단기적으로는 브라질 주요 산지의 강수량 부족 소식과 일부 수출 감소(브라질 11월 생두 수출 -27%)가 아라비카 가격을 지지하고 있다. 반면 로부스타는 베트남의 수출 증가와 생산 전망 상향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약세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FAS의 전망처럼 전 세계적으로 총생산량이 증가하더라도 아라비카와 로부스타 간의 생산 변동은 품목별 가격 차이를 확대할 수 있다.
중기적 관점에서는 다음과 같은 요인들이 가격 방향을 결정할 것이다. 첫째, 브라질의 우기(혹은 건기) 전개에 따른 작황 변화가 아라비카 공급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둘째, 베트남의 생산·수출 호조가 로부스타 재고와 가격에 하방 압력을 가할 수 있다. 셋째, 주요 거래소(ICE) 재고의 추가 감소는 변동성을 키우며 가격상승의 촉매가 될 수 있다.
정책·무역 요인도 유의해야 한다. 과거 미국의 관세 조치로 인해 미국 바이어들이 브라질산 구매를 회피하면서 단기적으로 지역별 공급 왜곡이 발생한 바 있다. 관세가 철회되었거나 완화되더라도 기존의 수입 패턴 복원에는 시간이 소요될 수 있어 수급에 추가적인 불확실성을 주는 요인이다.
투자·실수요자 관점에서의 시사점은 다음과 같다. 아라비카 중심의 포지션을 취하는 투자자나 원두 구매업체는 브라질의 기상 변수와 ICE 재고 수준을 면밀히 모니터링해야 한다. 반대로 로부스타에 노출된 참가자들은 베트남의 생산·수출 증가에 따른 가격 하방 리스크를 고려한 헤지전략을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전문가적 관점
종합하면, 2025년 12월 중순 이후 관찰되는 가격 변동은 지역별 기상(브라질의 강수 부족)과 생산지별(베트남의 생산 확대) 상충되는 신호가 동시에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단기적으로는 아라비카 가격 상승 가능성이 크지만, 장기적으로는 글로벌 총생산 증가와 로부스타 공급 확대가 가격 상승을 제한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향후 가격 경로는 기상 변수, 주요 산지의 작황 발표, 거래소 재고 추이 및 무역·정책 변수의 상호작용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다.
핵심 요약: 브라질 미나스제라이스의 주간 강수량은 역사적 평균의 76% 수준으로 부진했고, 이 소식이 아라비카 선물 가격을 자극했다. 반면 베트남의 수출·생산 증가는 로부스타에 하방 압력을 가하는 등 품목별로 상반된 수급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
작성 시점 기준으로 본 기사에 인용된 수치와 전망은 발표 기관의 자료에 근거한 것이며, 본문은 시장 상황을 분석·정리한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