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선물시장] 전일에 이어 이날도 아라비카(Arabica)와 로부스타(Robusta) 선물 가격이 동반 급등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9월물 아라비카 커피(KCU25)는 파운드당 12.25센트(＋3.40%) 오른 372.25센트로 2.5개월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런던 ICE의 9월물 로부스타 커피(RMU25)도 톤당 99달러(＋2.13%) 상승하며 2.75개월 만의 고점을 경신했다.
2025년 8월 21일, 나스닥닷컴과 Barchart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 2주간 이어진 랠리는 브라질 산지 기상 악화와 미국 내 공급 불안이라는 이중 변수에 힘입어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첫째, 브라질 기상 리스크가 매수세를 자극하고 있다. 민간기상업체 소마르 메테오롤로지아(Somar Meteorologia)는 8월 16일로 끝난 주간에 브라질 최대 아라비카 산지 미나스제라이스주(Minas Gerais)에 강수량이 “0”이었다고 밝혔다. 여기에 지난주 한파로 인한 서리(frost) 피해 우려까지 겹치면서, 펀드자금이 선물시장으로 대거 유입됐다는 설명이다.
둘째, 미국 시장의 50% 추가관세가 수급을 흔들고 있다. 미국 바이어들은 브라질 생두 신규계약을 잇따라 취소하고 있으며, 이는 미국에서 소비되는 생두의 약 3분의 1이 브라질산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공급 타이트 현상을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
수출 통계도 상승 재료다. 브라질 무역부는 8월 6일 발표에서 7월 브라질 생두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20.4% 감소한 16만1,000톤에 그쳤다고 밝혔다. 커피 수출업자협회 세카페(Cecafe)도 8월 13일 자료에서 7월 그린커피(생두) 수출이 240만 포대(−28%)로 줄었고, 아라비카 수출은 21% 감소, 로부스타 수출은 49% 급감했다고 전했다. 1~7월 누적 수출은 전년보다 21% 감소한 2,220만 포대였다.
재고 또한 역사적 저점 근처다. ICE가 모니터링하는 아라비카 재고는 8월 14일 72만6,661포대로 1.25년래 최저치를 기록했다가 8월 20일 소폭 반등한 73만6,099포대를 나타냈다. 로부스타 재고도 8월 21일 6,647로트로 4주 최저치를 기록, 7월 28일의 2년 최고치(7,029로트)에서 다시 하락 전환했다.
다만, 수확 진행률은 가격 상승의 완충 요인으로 거론된다. 브라질 최대 커피 협동조합 쿠슈페(Cooxupé)는 8월 15일 기준 회원 농가의 수확률이 86.1%라고 발표했다. 시장조사업체 사프라스 & 메르카도(Safras & Mercado)는 8월 8일 보고서에서 2025/26 시즌 브라질 전체 커피 수확이 94% 완료됐다고 밝혔다. 품종별로는 로부스타 99%, 아라비카 91%가 수확을 마쳤다.
국제커피기구(ICO)는 8월 6일 자료에서 6월 세계 커피 수출이 전년 대비 7.3% 증가한 1,169만 포대라고 밝혔으나, 10월부터 6월까지 누적 수출은 0.2% 감소해 공급 구조가 여전히 팽팽함을 시사한다.
베트남발 변수도 혼재다. 극심한 가뭄으로 인해 2023/24 시즌 베트남 생산량은 전년 대비 20% 줄어 147만2,000톤으로 4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베트남 통계총국(GSO)에 따르면 2024년 베트남 커피 수출은 17.1% 감소해 135만톤에 머물렀다. 다만 2025년 1~7월 수출은 6.9% 증가한 105만톤으로 반등했다.
장·단기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미국 농무부(USDA) 산하 해외농업국(FAS)은 6월 25일 보고서에서 2025/26년 세계 생산이 2.5% 늘어난 1억7,868만 포대로 사상 최대치를 찍을 것으로 전망했다. 아라비카는 1.7% 감소하지만 로부스타는 7.9% 증가해 공급 균형을 회복할 것이라고 봤다. 그러나 스위스 커피무역사 볼카페(Volcafe)는 2025/26년 아라비카 공급 부족을 850만 포대로 예상, 5년 연속 수급 적자가 이어질 것이라며 상반된 시각을 제시했다.
“생두 재고가 역사적 저점이고, 브라질·베트남 모두 기상 불안이 상존하는 만큼 단기적으로 가격 탄력성은 높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 주요 트레이더들의 공통된 진단이다.
• 용어 설명*
*아라비카(Arabica): 향과 산미가 뛰어나 고급 커피 원두로 분류된다. 주로 브라질 남동부·콜롬비아·중미 등 해발 고지에서 재배된다.
*로부스타(Robusta): 카페인 함량이 높고 쌉싸래한 맛이 특징으로, 인스턴트 커피나 에스프레소 블렌딩에 널리 쓰인다. 베트남·인도네시아 등 열대 저지대에서 주로 재배된다.
*ICE 재고: 뉴욕 ICE선물거래소가 인증·관리하는 창고에 보관된 커피 생두 물량을 의미하며, 실물 인수·인도를 위한 기준 물량으로 쓰인다.
전문가 시각 필자는 단기적으로 ◆브라질 기상 변수◆와 ◆미국 관세 정책◆이 가격 상방을 견인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 다만 2025/26년 대규모 생산이 현실화될 경우, 현물 재고가 늘어나는 시점부터는 기술적 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급등 국면에서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는 만큼, 커머셜 헤지(Commercial Hedge)나 옵션 전략을 활용한 리스크 관리가 요구된다.
※ 본 문서에 언급된 기업·기관·선물상품에 대해 필자는 직접적 혹은 간접적 투자 포지션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 본 자료는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투자 자문이나 권유에 해당하지 않는다. (Rich Asplund 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