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ICE 원당 #11 10월물(SBV25)은 6일(현지시각) -0.08센트(-0.50%) 내린 파운드(lb)당 15.97센트에, 런던 ICE 백설탕 #5 10월물(SWV25)은 -1.50달러(-0.32%) 하락한 톤(t)당 468.80달러에 각각 마감했다. 전날 기록한 5주 최저치에서는 소폭 반등했으나, 브라질의 강력한 생산 전망이 가격 회복을 제한했다.
2025년 8월 7일, 나스닥닷컴이 인용한 Barchart 보고서에 따르면, 브라질 중남부(Center-South) 지역의 사탕수수 압착 비율이 지난해 동기 50%에서 54%로 상승했고, 7월 상반기 설탕 생산량은 340만 톤으로 전년 대비 15% 증가했다. 이는 글로벌 설탕 공급과잉(슈가 서플러스) 우려를 증폭시키며 가격 하락 압력의 직접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원당 선물 #11은 국제 원당(원당, Raw Sugar) 표준 계약을, 백설탕 선물 #5는 정제당(White Sugar) 표준 계약을 의미한다. 숫자는 거래소가 부여한 상품 코드이며, 뉴욕 ICE(#11)는 파운드 단위, 런던 ICE(#5)는 톤 단위로 거래된다. 두 계약 모두 글로벌 설탕 가격의 대표적 벤치마크※로 활용된다.
Unica(브라질 사탕수수산업협회)는 “7월 1~15일 중남부 설탕 생산이 340만 톤에 달해 전년 대비 15% 늘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브라질 정부 산하 Conab는 2024/25연도 브라질 설탕 생산을 4,411만8,000톤(전년 대비 -3.4%)으로 추산했다. 가뭄과 폭염으로 수확량이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글로벌 공급 우위가 유지될 것이란 분석이다.
인도 역시 하방 요인이다. 블룸버그는 풍부한 몬순 강우 덕분에 인도가 오는 10월 시작되는 2025/26 시즌에 설탕 수출 재개를 허용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인도 기상청(IMD)에 따르면 8월 4일 기준 누적 몬순 강수량은 500.8mm로 평년 대비 4% 많다. Indian Sugar & Bio-energy Manufacturers Association는 2025/26연도 200만 톤 수출 허가를 정부에 요청할 계획이다.
인도는 세계 2위 설탕 생산국이다. 전국협동조합당공장연맹(NFCSF)은 2025/26 생산량을 3,500만 톤(전년 대비 +19%)으로 전망했다. 이는 2024/25연도 5년 만의 최저치인 2,620만 톤에서 대폭 반등하는 수치다.
수급 밸런스 변화로 가격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 6월 30일 상품 트레이더 Czarnikow는 2025/26 시즌 글로벌 설탕 잉여가 750만 톤에 달해 8년 만에 최대가 될 것이라고 추정했다. 5월 22일 미 농무부(USDA) 반기 보고서에서도 2025/26 글로벌 생산은 1억8,931만8,000톤(+4.7%), 기말 재고는 4,118만8,000톤(+7.5%)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됐다.
다만, 4년 만의 저가를 반영해 일부 수요가 되살아나는 조짐도 있다. 중국의 6월 설탕 수입은 42만 톤으로 전년 대비 1,435% 급증했다. 또 코카콜라는 미국 내 제품에 사용하던 고과당옥수수시럽(HFCS) 대신 사탕수수 설탕을 도입하기로 합의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이로 인해 미국 설탕 소비가 +4.4% 늘어난 1,150만 톤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국제설탕기구(ISO)는 5월 15일 보고서에서 2024/25연도 글로벌 설탕 공급 부족 전망치를 547만 톤으로 상향했다. 이는 9년 만의 최대 수준이다.
한편, 태국 사탕수수·설탕위원회(OCSB)는 2024/25 설탕 생산을 1,000만 톤(+14%)으로 집계했다. 세계 3위 생산국이자 2위 수출국인 태국의 증산 역시 가격 약세 요인이다.
※ 용어 해설
• 원당(Raw Sugar) : 정제 전 단계의 갈색 설탕으로, #11 선물을 통해 거래된다.
• 백설탕(White Sugar) : 정제 과정을 거친 흰색 설탕으로, #5 선물을 통해 거래된다.
• Center-South : 브라질 사탕수수 생산의 약 90%를 차지하는 핵심 지역.
• HFCS : 옥수수에서 추출한 고과당 시럽으로, 북미 음료 시장의 주류 감미료다.
시장 전문가들은 “브라질과 인도의 동시 증산, 태국의 생산 회복, 그리고 USDA·ISO의 공급 과잉 전망이 단기 약세를 뒷받침한다”면서도, “중국·미국을 중심으로 한 신흥 수요와 기후변수(엘니뇨·라니냐 전환 가능성)가 중장기 변동성을 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Barchart는 “최근 4개월간 뉴욕 원당 가격은 4년 3개월 만의 최저치로 떨어졌고, 런던 백설탕 가격도 4년 만의 최저를 기록했다”고 지적했다. 선물가격 하락이 현물 수요를 견인할 때까지는 추가 조정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한편 Rich Asplund 애널리스트는 “본 기사에서 언급된 증권 또는 상품 포지션을 직접·간접적으로 보유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기사는 정보 제공만을 목적으로 작성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