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리아(로이터) — 브라질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대통령이 식대·식품 바우처 시장의 중개비용을 낮추기 위한 칙령에 서명했 다. 이번 조치는 카드 프로세서의 수수료 상한을 설정하고, 가맹점에 대한 정산 기간을 단축하는 내용을 핵심으로 담았 다. 정부는 이를 통해 수십억 헤알 규모로 성장한 브라질 식대 바우처 시장의 운용비용을 낮추고, 거래 관행의 효율성을 높이려는 목표를 제시했 다.
2025년 11월 11일,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브라질의 식대 및 식품 바우처는 연간 약 1,700억 헤알(약 314억6,000만 달러) 규모로 거래되고 있 다. 해당 시장은 1976년에 도입된 근로자 식품 프로그램(PAT) 하에서 운영되며, 정규직 근로자에게 식사 제공 시 기업에 세제 혜택을 부여하는 제도로, 2,200만 명 이상의 노동자를 포괄하고 있 다.
현재 시장은 에덴레드(Edenred)의 티켓(Ticket), 소덱소(Sodexo) 운영사 플럭시(Pluxee), 그리고 민간기업인 알렐로(Alelo)와 VR 등 4개 사업자가 약 85%를 점유하며 지배하고 있 다. 이들 대형 운영사가 가맹점과 기업 고객, 근로자 간 결제·정산 네트워크를 사실상 좌우하면서 시장 구조는 높은 집중도를 보여 왔 다.
그동안 브라질 정부는 해당 부문에 경쟁을 확대하도록 하는 기존 법령의 강제 집행을 유예해 왔 다. 결과적으로 시장은 빠르게 성장했지만, 규제 공백이 남아 수수료 체계와 정산 관행에 대한 불확실성이 지속됐 다.
이번 칙령에 따라 발효일로부터 90일이 경과하면, 가맹점이 거래마다 부담하는 가맹점수수료(MDR, Merchant Discount Rate)에 상한선이 적용되며 그 상한은 3.6%로 설정됐 다. MDR은 가맹점이 바우처 네트워크·카드 프로세서에 지급하는 수수료로, 식대 바우처 결제에서 핵심 비용 요소로 평가된다.
정부 추정에 따르면 현재 외식업체(레스토랑)는 식대 바우처 결제 시 신용카드 결제보다 약 8%p 높은 비용을 부담하고 있 다.
이 같은 비용 격차는 소상공인과 외식업체의 수익성을 제약해 왔으며, 정부는 수수료 상한 도입이 가맹점의 실질 비용을 완화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 다.
동시에 룰라 행정부는 바우처 거래의 정산 기한을 최대 15일로 제한했 다. 이는 통상 30일 이후 지급을 요구했던 기존 계약 관행과 비교해 정산 속도를 절반 수준으로 단축하는 조치다. 가맹점 입장에서는 현금흐름 개선이 기대되며, 거래 안정성 제고에도 긍정적인 변화로 받아들여질 수 있 다.
두 가지 조치(수수료 상한 및 정산 단축)는 수개월간 논의되어 온 사안으로 알려졌 다. 정부는 업계 이해관계자와 협의하며 제도 설계를 조정했고, 이번 칙령으로 구체적 시행 시점과 수치가 명시됐 다.
아울러 이번 결정은 2022년 제정된, 해당 부문의 자유화를 목표로 한 법률의 연장선에 있다. 다만 식대 바우처 산업은 여전히 규제가 미비한 영역이 많아, 하위 규정과 운용 지침의 추가 정비가 필요한 상태로 남아 있 다.
2022년 법은 상호운용성(interoperability) 개념을 도입해 서로 다른 브랜드의 바우처를 동일한 카드 단말기에서 수납할 수 있도록 허용했 다. 정부는 이번 룰라 대통령의 칙령에 따라, 이 상호운용성 규칙이 향후 1년 이내에 실제 효력을 발휘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같은 법에 포함된 포터빌리티(portability)—근로자가 본인의 식대 크레딧을 원하는 서비스 제공업체로 이전할 수 있도록 하는 조항—는 여전히 계류 중이 다. 해당 조항의 구체적 시행 방안과 일정은 공개되지 않았 다.
용어 해설: 핵심 개념 정리
PAT(근로자 식품 프로그램): 1976년 도입된 제도로, 기업이 정규직 근로자에게 식사 또는 식품 바우처를 제공할 경우 세제 혜택을 부여하는 프로그램이 다. 이를 통해 기업은 복지 제공 비용을 일부 상쇄하고, 근로자는 식비 지원을 안정적으로 받게 된 다.
MDR(가맹점수수료): 가맹점이 바우처 네트워크 또는 카드 프로세서에게 거래 건별로 지불하는 수수료를 의미한 다. MDR은 보통 결제 인프라 제공, 승인·정산 처리, 리스크 관리 비용 등을 포괄하며, 상한 3.6% 도입은 가맹점 부담 완화를 목표로 한다.
상호운용성(Interoperability): 여러 브랜드의 바우처를 하나의 단말기에서 처리할 수 있도록 하는 규칙이 다. 상호운용성이 확립되면, 가맹점은 단말기 다중 설치 부담을 줄이고, 소비자(근로자)는 결제 호환성이 높아져 이용 편의가 개선된다.
포터빌리티(Portability): 근로자가 받은 식대 크레딧을 선호하는 바우처 운영사로 이전할 수 있게 하는 제도 개념이 다. 이는 향후 경쟁 촉진과 서비스 개선을 유도할 수 있으나, 현재 브라질에서는 시행이 지연되고 있다.
정책 의미와 파급효과: 무엇이 달라지나
이번 수수료 상한(3.6%)과 정산 단축(최대 15일)은 가맹점 비용 구조와 현금흐름에 직접적인 변화를 가져올 조치다. 특히 외식업체가 바우처 결제에서 신용카드 대비 약 8%p 높은 비용을 부담해 왔다는 정부 추정과 맞물려, 가맹점의 원가 부담 완화와 유동성 개선이 기대된다. 이는 중소 가맹점의 영업 안정성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또한, 상호운용성 규칙의 1년 내 효력 발생은 단말기 호환성의 확대를 통해 결제 생태계의 효율성을 높일 가능성이 있 다. 과거 브랜드별 네트워크가 폐쇄적으로 운용되면서 발생하던 가맹점의 선택 제약과 전환 비용이 완화될 여지가 생긴다. 다만 포터빌리티가 여전히 보류 중인 만큼, 근로자 선택권 확대와 운영사 간 이탈 경쟁을 촉진하는 효과는 당장 가시화되기 어렵다고 볼 수 있다.
시장 구조 측면에서 보면, 에덴레드·플럭시·알렐로·VR로 대표되는 4강 구도가 지속되는 가운데, 수수료 상한과 상호운용성은 서비스 품질·가맹점 지원 경쟁을 자극할 수 있다. 이는 가맹점에 대한 부가 서비스(정산 지원, 리포팅, 마케팅 협업 등)의 차별화를 촉진할 가능성이 있다. 반면, 수수료 상한은 운영사의 마진 구조를 제한해 비용 효율화와 운영 혁신을 요구할 수 있다.
정책 집행의 관건은 현장 이행력과 감시 체계다. 브라질 정부가 언급한 대로 상호운용성을 1년 내 실제로 구현하고, MDR 상한 3.6%와 정산 15일 규칙을 계약 및 시스템 전반에 정착시키려면, 카드 프로세서·바우처 운영사·가맹점의 IT·정산 프로세스 조정이 필수적이 다. 업계 표준과 가이드라인, 분쟁 조정 프로토콜 마련 역시 핵심이 될 수 있다.
결론적으로, 이번 칙령은 규제 미비 상태에서 진행되어 온 브라질 식대 바우처 시장에 명확한 비용·정산 규율을 부여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가맹점 비용을 낮추고 현금흐름을 개선하려는 정책 의도는 분명하며, 상호운용성의 실효성 확보 여부가 경쟁 활성화의 바로미터가 될 전망이 다. 다만, 포터빌리티의 계류는 근로자 선택권 확대라는 자유화 과제가 아직 남아 있음을 시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