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수확 압력에 아라비카 커피 선물 하락, 로부스타는 소폭 상승

[커피 선물 시황] 9월물 아라비카 커피 선물은 18일 금요일 ICE 뉴욕 시장에서 전일 대비 -3.60센트(-1.17%) 하락해 약세로 마감했다. 반면 같은 달물 로부스타 커피 선물은 ICE 런던 시장에서 +36달러(+1.09%) 상승했다. 두 품목의 엇갈린 흐름은 브라질 신규 수확 물량 압력펀드 포지션 변화라는 상반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2025년 7월 19일, 바차트(Barchart) 보도에 따르면 브라질의 본격적인 수확 진전이 아라비카 가격을 짓눌렀다. 같은 날 발표된 Safras & Mercado 자료는 2025/26년도 브라질 커피 전체 수확이 7월 16일 기준 77% 완료됐다고 전했다. 이는 전년 동기 74%, 5년 평균 69%를 모두 앞선다.

품종별로는 로부스타 수확이 93%, 아라비카 수확이 67% 각각 진행됐다. 브라질 최대 커피 협동조합인 Cooxupé도 자체 회원 농가 수확률이 7월 11일 기준 49.3%라고 밝혔다. Cooxupé는 브라질 최대 커피 수출 그룹으로, 향후 항만 출하 속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기상 요인도 가격 변동성 확대에 한몫했다. 민간 기상기관 Somar Meteorologia는 브라질 최대 아라비카 산지 미나스제라이스주가 7월 12일까지 일주일간 ‘완전한 무(無)강우’ 상태였다고 보고했다. 이 같은 극심한 건조 소식은 주초 아라비카 선물이 3주 최고치를 기록하는 촉매가 됐으나, 주말로 갈수록 수확 현실화가 더 큰 하락 압력으로 작용했다.

펀드 포지션도 주목할 대목이다. ICE 유럽 거래소 자료에 따르면 7월 15일 기준 로부스타 선물에 대한 펀드 순쇼트 포지션은 1,294계약으로 2년 만의 최대치였다.

과도한 매도 포지션이 ‘쇼트 커버링’(매도 청산) 수요를 촉발해 로부스타 가격 반등을 견인했다.

재고 동향 역시 혼조장을 만들었다. ICE 모니터링 창고의 로부스타 재고는 10개월래 최고치인 5,995 로트로 급증했으나, 아라비카 재고는 5월 27일 5.5개월 최고치(892,468포대) 기록 후 7월 18일 현재 814,055포대로 2.5개월 저점까지 후퇴했다.

브라질 수출은 공급 우려를 일부 상쇄했다. 브라질 커피수출업협회(Cecafe)는 6월 그린커피(생두) 총수출이 전년 대비 -31% 감소한 230만 포대라고 밝혔다. 세부적으로 아라비카는 -27%(180만 포대), 로부스타는 -42%(476,334포대) 급감했다.

미국 정치 리스크도 변수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7월 16일 “8월 1일부터 브라질산 미국 수입품에 50%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방침을 예고했다. 세계 최대 아라비카 생산국 브라질 공급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관측에 따라 시장은 한때 긴장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지난 두 달간 전체 커피 가격은 ‘풍부한 공급 전망’에 밀려 조정을 받아왔다. 미국 농무부(USDA) 해외농업국(FAS)은 6월 25일 보고서에서 2025/26 브라질 생산이 전년 대비 +0.5% 늘어난 6,500만 포대, 베트남은 +6.9% 증가한 3,100만 포대로 4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베트남 변수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2023/24 작황은 가뭄으로 -20% 급감했지만, 베트남 통계청은 2025년 상반기(1~6월) 커피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4.1% 증가한 94만3,000톤이라고 발표했다. 다만 베트남커피코코아협회는 3월 12일 2024/25 생산 전망치를 2,800만 포대에서 2,650만 포대로 하향 조정한 상태다.

세계 시장 전망은 엇갈린다. USDA FAS는 2025/26 전 세계 생산을 1억 7,868만 포대(+2.5% YoY)로 예상하면서, 아라비카 생산은 -1.7% 감소, 로부스타는 +7.9%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글로벌 기말 재고는 +4.9% 늘어난 2,282만 포대로 추정된다.

반면 스위스 트레이딩 하우스 볼카페(Volcafe)는 2025/26 시즌 아라비카 공급 부족-850만 포대에 달해 전년(-550만 포대) 대비 적자폭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로써 아라비카는 5년 연속 공급부족 구조를 이어갈 전망이다.

[용어 설명]
아라비카(Arabica)로부스타(Robusta)는 전 세계 커피 생산량의 60%와 40%를 각각 차지하는 두 주요 품종이다. 아라비카는 고지대에서 재배되며 풍부한 향미를 갖는 반면, 로부스타는 내열·내병성이 강해 저지대에서 대량 재배된다.
ICE(Intercontinental Exchange)는 농산물·금속·에너지 선물이 거래되는 국제 파생상품 거래소다. 뉴욕(아라비카)과 런던(로부스타) 시장이 분리 운영된다.
Safras & Mercado는 브라질 상파울루에 본사를 둔 농산물 전문 리서치 업체다.

[전문가 해설] 아라비카 가격이 단기적으로 수확 압력에 밀렸지만, 미국 관세 리스크·재고 감소·장기 공급 부족이라는 구조적 요인이 하방을 지지할 가능성이 있다. 로부스타는 펀드의 과도한 매도 포지션이 해소되는 과정에서 기술적 반등 여지가 크다. 다만 세계 생산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것이라는 USDA 전망이 심리적 상단을 제한할 수 있어, 투자자들은 수급 통계와 기상 변화, 정책 변수에 대한 긴밀한 모니터링이 요구된다.

이 기사 작성 시점에 기자 및 이해관계자는 해당 선물 또는 관련 파생상품에 대해 직접적·간접적 포지션을 보유하지 않았다. 기사에 포함된 모든 정보는 참고용이며, 투자 판단의 책임은 독자 본인에게 있음을 명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