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산 아라비카·로부스타 선물가격이 동반 약세를 보였다. 현지 시간 29일(화) ICE 선물시장에서 9월물 아라비카 커피(KCU25)는 전일 대비 -5.20센트(-1.72%) 떨어진 297.70센트에 마감했고, 같은 달물 로부스타 커피(RMU25)는 -13달러(-0.39%) 하락한 3,31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2025년 7월 30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브라질 주요 산지의 수확이 급속히 진행되면서 단기 공급 우려가 완화된 것이 하락 압력으로 작용했다. 브라질 최대 커피 협동조합인 Cooxupé는 7월 25일 기준 회원 농가의 수확률이 67%에 도달했다고 발표했다. 앞서 시장 조사기관 Safras & Mercado는 7월 23일 기준 브라질 전체 2025/26 시즌 수확률이 84%라고 전했다. 이는 전년(81%)은 물론 5년 평균(77%)을 웃도는 속도다.
“로부스타는 96%, 아라비카는 76%가 이미 수확을 마쳤다“고 Safras & Mercado 측은 설명했다.
관세 불확실성 완화도 낙폭을 확대했다. 미 상무장관 게리 러트닉은 브라질산 커피 원두가 예정됐던 50% 관세에서 면제될 가능성을 시사했다. 시장은 관세 부과 시 세계 최대 아라비카 공급국인 브라질산 원두 가격이 급등할 것으로 우려해 왔으나, 면제 기대가 퍼지며 추가적인 매도세가 유입됐다.
근 3개월간 커피 가격은 공급 확대 전망 속에 꾸준히 하락해 왔다. 이달 초 아라비카는 8개월 만의 최저치를, 로부스타는 최근월물 기준 1년 3개월 만의 저점을 각각 기록했다. 6월 25일 미 농무부 해외농업서비스국(FAS)은 2025/26 브라질 생산량을 전년 대비 0.5% 증가한 6,500만 포대(60㎏ 기준)로, 베트남 생산량을 6.9% 늘어난 3,100만 포대로 예상했다.
기상 요인도 공급 여건을 개선했다. 브라질 민간기상업체 소마르 메테오롤로지아는 7월 26일까지 일주일간 미나스제라이스주에 3.5㎜의 강수가 내렸다고 밝혔다. 이는 평년 대비 200% 이상 많은 양으로, 건조 우려를 완화하는 호재(가격에는 악재)로 평가된다.
투자 펀드의 로부스타 순쇼트 포지션도 눈길을 끈다. ICE 유럽 보고서(7월 22일 주간)에 따르면 펀드 순쇼트 규모는 전주 대비 3,334계약 증가한 4,628계약으로 2년 만에 최대치다. 과도한 공매도 잔량은 단기 쇼트커버링(환매수) 시 급등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
반면 로부스타 투자자 창고(ICE 감시 재고)는 7,029계약으로 1년 내 최고치를 경신하며 공급 안도감을 줬다. 대신 아라비카 재고는 3.5개월 만의 최저치(791,842포대)로 감소해 품목 간 수급 대비가 엇갈렸다.
수출·생산 동향
브라질 커피 수출업 협회(Cecafé)는 7월 16일 보도자료에서 6월 그린커피(생두) 수출이 전년 대비 31% 감소한 230만 포대였다고 밝혔다. 이 중 아라비카는 27% 줄어든 180만 포대, 로부스타는 42% 급감한 47만6,334포대였다.
베트남의 경우 2023/24 생산량이 가뭄으로 20% 급감(147만2,000톤)했다. 2024년 연간 수출도 17.1% 감소(135만톤)했다. 베트남커피·카카오협회는 3월 12일 2024/25 생산 전망치를 2,650만 포대로 하향했고, 통계총국은 7월 7일 상반기 수출이 전년 대비 4.1% 증가한 94만3,000톤이라고 발표했다.
미 농무부(FAS) 반기 보고서(6월 25일)는 세계 2025/26 생산을 2.5% 늘어난 1억7,868만 포대로 예측했다. 이 가운데 아라비카는 1.7% 감소(9,702만 포대), 로부스타는 7.9% 증가(8,165만 포대)로, 품종별 변동성이 뚜렷하다. 2025/26 기말 재고 역시 4.9% 늘어난 2,281만9,000포대로 전망됐다.
스위스계 트레이더 볼카페(Volcafe)는 2025/26 시즌 아라비카 공급 부족이 850만 포대로 확대되고, 5년 연속 품종별 디폴리트(deficit, 공급부족)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용어·배경 설명
‘ICE’는 뉴욕(ICE Futures U.S.)과 런던(ICE Futures Europe)을 운영하는 인터컨티넨털거래소다. 커피는 뉴욕에서 아라비카, 런던에서 로부스타 선물이 주로 거래된다. 1포대(bag)는 60㎏ 단위를 뜻한다.
‘쇼트 포지션’은 가격 하락에 베팅하는 매도 계약을 의미하며, 순쇼트가 늘면 향후 환매수(쇼트커버) 시 급등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
기자 해설 및 전망
전문가들은 당분간 공급 요인이 시장 방향성을 주도할 것으로 본다. 브라질·베트남의 작황이 예상대로 회복된다면 가격은 추가 압력을 받을 수 있다. 다만 펀드의 과도한 로부스타 공매도 잔량, 아라비카 재고 감소, 그리고 브라질 운송·환율 리스크는 변동성 확대 요인이다. 특히 브라질 헤알화 약세가 진정되고, 미국의 관세 면제 결정이 최종 확정되지 않으면 단기 반등 여지도 열려 있다는 평가다.
결국 단기적으로는 미 상무부 관세 결정, 브라질 기상 상황, 펀드 포지션 변동을 면밀히 주시해야 한다. 중장기적으로는 2025/26 세계 재고 증가세가 가격 상단을 제한하겠지만, 아라비카 품종 부족은 프리미엄 확대로 이어질 소지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