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수확 가속·관세 우려 완화에 커피 선물가격 약세

커피 선물시장이 다시 하락세다. 9월물 아라비카 커피(KCU25)는 전일 대비 5.20센트(−1.72%) 밀린 296.90센트/파운드에, 9월물 ICE 로부스타 커피(RMU25)는 13달러(−0.39%) 떨어진 3,290달러/톤에 각각 거래를 마감했다.

2025년 7월 30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브라질 주요 산지의 본격적인 수확미국의 관세 부과 가능성 완화가 맞물리며 단기 공급 증가 전망이 부각된 것이 가격 하락의 직접적인 배경이다.

수확 진행 상황에 대한 구체적 수치는 시장 심리를 단번에 흔들었다. 브라질 최대 커피 협동조합인 Cooxupe는 7월 25일 기준 조합원 전체 수확 진척률이 67%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어 브라질 컨설팅업체 Safras & Mercado는 7월 23일 현재 2025/26년 브라질 커피 전체 수확률이 84%라고 전했다. 품종별로는 로부스타 96%, 아라비카 76%가 이미 거둬들여졌다.

관세 불확실성 완화도 가격에는 하방 압력으로 작용했다. 루트닉 미 상무장관은 “브라질산 커피 원두를 50% 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할 수 있다”고 밝히며 공급 차질 우려를 누그러뜨렸다.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50% 관세가 현실화되면 커피 가격이 급등하고 글로벌 유통망이 교란될 것”

이라는 경고가 잇따랐으나, 정책 방향이 바뀌자 투자자들은 대거 매도세로 돌아섰다.


글로벌 수급 전망

지난 3개월 동안 커피 선물가격은 전반적으로 약세를 유지해 왔다. 7월 초 아라비카 가격은 8개월래 최저치를, 로부스타는 1년 3개월 만의 최저치를 각각 기록했다. 6월 25일 미 농무부 해외농업국(FAS)은 2025/26년 브라질 생산량이 전년 대비 0.5% 늘어난 6,500만 포대, 베트남 생산량이 6.9% 증가한 3,100만 포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브라질과 베트남은 각각 아라비카·로부스타 최대 생산국이다. 두 나라 작황이 시장을 사실상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상 여건도 단기적인 악재로 작용했다. 브라질 민간기상회사 Somar Meteorologia에 따르면, 최대 아라비카 산지 미나스제라이스 주는 7월 26일까지 주간 강수량이 3.5mm로 평년 대비 200%를 웃돌았다. 건조 우려가 해소되자 가격은 추가로 밀렸다.


펀드 포지션과 재고 흐름

투기세력의 포지션도 눈여겨볼 지표다. ICE 유럽선물거래소는 7월 22일 기준 로부스타 순매도 포지션이 4,628계약으로 2년 만에 최대치라고 밝혔다. 과도한 공매도는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는 점에서 커버링(되사기) 시 ▲급격한 반등▲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ICE의 로부스타 공인 재고가 7,029로트로 1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불어난 반면, 아라비카 재고는 79만1,842포대로 3개월 반 만의 최저치로 떨어져 품종 간 분위기는 온도차를 보였다.


수출 동향 및 생산량 추이

브라질 커피수출협회(Cecafe)는 7월 16일 발표에서 6월 브라질 그린커피(생두)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31% 급감한 230만 포대라고 집계했다. 아라비카 수출은 27%, 로부스타 수출은 42% 각각 감소했다. 공급 감소 요인은 가격을 지지하는 재료로 작용하고 있다.

베트남은 상황이 다소 다르다. 2023/24작형 로부스타 생산량이 가뭄으로 전년 대비 20% 감소한 147만2,000톤으로 4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2024년 베트남 커피 수출은 17.1% 줄어든 135만톤이었다. 베트남 커피·카카오협회(Vicofa)는 2024/25년도 생산 전망치를 2,650만 포대로 하향 조정했으나, 베트남 통계청은 7월 7일 발표에서 2025년 1~6월 수출이 94만3,000톤으로 4.1% 증가했다고 밝혔다.


공식 전망치와 시장 해석

미 농무부가 6월 25일 발표한 반기 보고서는 가격 약세를 부추겼다. 보고서는 2025/26년 전 세계 생산량이 1억7,868만 포대로 2.5% 증가할 것이며, 특히 로부스타 생산이 7.9% 늘어 8,165만8,000포대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종료 재고(Ending Stocks)도 2,281만9,000포대로 4.9%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반면 스위스 커피 트레이더 Volcafe는 같은 기간 아라비카 공급이 8년 연속 적자를 기록할 것이라며 2025/26년 8백50만 포대 부족을 전망했다. 이는 2024/25년 550만 포대 부족보다 적자 폭이 확대된 수준이다.


전문가 해설: 용어와 시장 구조

• ICE(Intercontinental Exchange)는 뉴욕·런던 등 글로벌 원자재 파생상품 거래를 주도하는 전자거래소다. 커피, 코코아, 설탕 등 농산물뿐 아니라 에너지·금융 파생상품을 상장해 유동성을 제공한다.

• 아라비카 vs. 로부스타
아라비카는 고지대 재배로 향미가 뛰어나 프리미엄 제품에 주로 쓰이고, 로부스타는 카페인이 많고 쓴맛이 강해 인스턴트커피·에스프레소 블렌딩용으로 선호된다. 두 품종은 기후, 해발고도, 수확시기가 달라 가격 움직임도 상이하다.

• 포대(Bag) 단위는 국제 커피시장에서 통용되는 60kg 규격이다. 생산·수출·재고를 집계할 때 기본 단위로 활용된다.


시장 전망과 리스크 요인

단기적으로는 브라질 수확 마무리와 관세 불확실성 해소, 그리고 재고 증가가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다만 팜유·설탕 등 타 원자재 가격 반등 시 투자자들이 커피에도 포트폴리오 차원의 리밸런싱 수요를 보일 수 있어 변동성은 지속될 전망이다.

중장기적으로는 기후변동, 특히 엘니뇨·라니냐 주기와 브라질·베트남의 생육 환경이 핵심 변수다. 글로벌 친환경·스페셜티 커피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어, 가격이 일정 수준 이하로 과도하게 내려갈 경우 중소 농가의 공급 축소를 불러올 가능성도 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재고 흐름, 펀드 포지션, 기상예보, 그리고 주요 수출국 정책 변화를 복합적으로 관찰해야 위험을 관리할 수 있다. 특히 대형 펀드의 한 방향 베팅이 누적될 때는 급격한 쇼트커버링(공매도 청산)으로 인한 가격 급변을 유의해야 한다.


자료 출처: Cooxupe, Safras & Mercado, ICE, Cecafe, USDA FAS, Somar Meteorologia, Vicofa, Volcafe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