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선물시장이 공급 타이트닝 징후를 배경으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7일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서 9월물 아라비카 커피(KCU25)는 전장 대비 3.50센트(▲1.19%) 오른 파운드당 298.50센트에, 런던 ICE 선물시장에서 9월물 로부스타 커피(RMU25)는 17달러(▲0.50%) 상승한 톤당 3,41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2025년 8월 7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브라질 상무부는 전날 발표한 통계에서 7월 비가공 커피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20.4% 감소한 16만1,000t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글로벌 최대 아라비카 원두 공급국인 브라질의 대외 공급 축소 가능성을 시사한다.
가격 지표 측면에서도 ICE가 모니터링하는 아라비카 재고가 7일 기준 751,044포대로 14.5개월 최저치를 기록, 상승 압력을 뒷받침했다. 반면 같은 기간 ICE 로부스타 재고는 7,029계약으로 1년 최고치로 늘어나 로부스타 가격 상승 폭은 제한됐다.
미국 관세 정책 불확실성
시장 참여자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브라질산 커피에 대해 50% 관세를 면제할지 여부를 주목하고 있다. 면제 조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브라질의 대미 수출이 위축돼 현지 재고가 증가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가격 변수로 작용한다.
브라질 기상 여건과 수확 진척
현지 기상 관측기관 소마르 메테오로지아에 따르면 브라질 최대 아라비카 산지 미나스제라이스주가 7월 27일부터 8월 2일까지 받은 강수량은 2.7mm로, 평년의 31%에 불과했다.
건조한 날씨는 수확 후 건조 공정에는 긍정적이지만, 생육기 토양 수분 부족은 다음 작기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브라질 최대 커피 협동조합 쿠슈페(Cooxupé)는 1일 기준 회원사 수확률이 74%에 달했다고 발표했다. 컨설팅 업체 사프라스&메르카두도 7월 30일 보고서에서 2025/26년 브라질 전체 커피 수확률이 90%라고 밝혀, 전년 동기(87%)와 5년 평균(84%)을 모두 상회했다. 로부스타 수확은 98%, 아라비카 수확은 85% 진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투기적 포지션과 국제 기구 통계
ICE 유럽거래소 자료에 따르면 7월 29일 기준 펀드들은 로부스타 선물에서 5,854계약 순매도(숏) 포지션을 보유해 2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과도한 공매도 규모는 단기적으로 숏커버링(환매수) 가능성을 높여 가격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
반면 국제커피기구(ICO)는 6일 발표한 월간 보고서에서 6월 전 세계 커피 수출이 1,169만 포대(60㎏ 환산)로 전년 대비 7.3% 증가했다고 밝혔다. 2024/25 회계연도(전년 10월~금년 6월) 누적 수출은 1억141만 포대로 0.2% 감소해 엇갈린 흐름을 보였다.
중·장기 수급 전망
미 농무부(USDA) 산하 외국농업서비스국(FAS)이 6월 25일 발표한 반기 보고서는 2025/26년 전 세계 커피 생산이 1억7,868만 포대(+2.5% YoY)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아라비카 생산은 1% 감소한 9,702만 포대, 로부스타는 7.9% 증가한 8,166만 포대로 전망된다.
스위스 커피 트레이딩 기업 볼카페(Volcafe)는 같은 기간 아라비카 시장이 850만 포대 공급 부족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는 2024/25년 예상치(550만 포대 부족)보다 적자 규모가 확대되는 것으로, 아라비카 가격에는 중장기 상승 압력 요인이 될 수 있다.
베트남·기타 산지 동향
세계 최대 로부스타 생산국 베트남은 2023/24년 가뭄 탓에 생산량이 -20% 감소한 147만t으로 4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베트남 통계청은 2025년 1~7월 커피 수출이 6.9% 증가한 105만t이라고 밝혔으나, 베트남커피코코아협회(Vicofa)는 2024/25년 생산 전망을 2,650만 포대로 하향 조정했다.
아라비카와 로부스타 원두의 차이를 잘 모르는 독자를 위해 설명하면, 아라비카는 부드러운 산미와 향미를, 로부스타는 높은 카페인 함량과 쌉싸래한 풍미를 특징으로 한다. 전자는 주로 브라질·콜롬비아·에티오피아, 후자는 베트남·브라질 일부 지역에서 생산된다. 두 품종의 가격 변동은 서로 다른 공급망과 재고 흐름, 그리고 헤지펀드 포지셔닝에 따라 각기 다른 모습을 보이는 것이 일반적이다.
종합 분석
최근 3개월 동안 커피가격은 공급 과잉 우려로 약세를 보였지만, 브라질 수출 둔화와 재고 감소, 기상이변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단기 반등 양상을 띠고 있다. 향후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결정, 브라질 기상 패턴, 베트남 생산 회복 여부가 주요 관전 포인트로 지목된다. 업계 관계자들은 “단기적으로는 펀더멘털 상 불균형과 투기적 매도 포지션 해소가 결합될 경우 가격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
※ 본 기사는 정보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됐으며, 투자판단의 책임은 독자에게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