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설탕 선물 가격이 브라질의 생산 증가 신호로 인해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2025년 10월물 뉴욕 ICE 원당(#11) 가격은 전장 대비 -0.04센트(-0.25%) 내린 파운드(lb)당 15.97센트*에, 2025년 10월물 런던 ICE 백설탕(#5) 가격은 -1.00달러(-0.19%) 떨어진 톤당 530.10달러를 기록하며 모두 5주 최저치 부근에서 거래되고 있다.
2025년 8월 7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가격 하락 흐름에도 불구하고 전일 기록한 5주 저점 위에서 지지력을 확인하는 모습이다. 시장 참가자들은 브라질·인도·태국 등 주요 생산국의 공급 전망, 중국·미국 등 주요 소비국의 수요 동향, 그리고 국제기구·기관들의 재고 추정치에 주목하고 있다.
브라질 사탕수수 산업협회(Unica)는 지난주 보고서에서 7월 상반월(7월 1~15일) 브라질 중남부 지역의 설탕 생산량이 전년 동기 대비 15% 증가한 340만 톤이라고 밝혔다. 같은 기간 설탕수수cane 압착량 중 설탕용 비중은 50%에서 54%로 확대돼, 브라질 업체들이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높은 설탕 쪽으로 배분을 늘리고 있음을 시사한다.
브라질 농업 컨설팅업체 데이터그로(Datagro) 역시 건조한 날씨가 압착 일정에 유리하게 작용해 생산‧출하가 빨라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는 단기적으로 글로벌 공급 과잉 우려를 키우며 가격에 부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
인도발 공급 변수도 핵심 재료다.
블룸버그는 “인도 정부가 오는 10월 시작되는 2025/26 마케팅연도에 자국 설탕업체의 수출 재개를 허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인도 기상청(IMD)에 따르면 올해 6~8월 누적 몬순(우기) 강수량은 500.8㎜로 정상 대비 4% 많아 풍년이 예상된다. 인도 사탕 및 바이오에너지 제조업협회(ISMBA)는 2025/26연도 설탕 200만 톤 수출 허가를 당국에 요청할 계획이다.
생산 전망을 구체적으로 보면, 인도 협동조합 설탕공장연맹(NFCSF)은 2025/26연도 인도 설탕 생산량이 전년도 대비 19% 증가한 3,500만 톤에 달할 것으로 추정한다. 이는 2024/25연도 5년 만의 최저치(2,620만 톤)에서 반등하는 규모다.
가격 흐름을 보면, 뉴욕 원당 선물은 지난달 4년 3개월 만에 최저치를, 런던 백설탕은 4년 만에 바닥을 기록했다. 시황분석사 차르니코우(Czarnikow)는 6월 30일 보고서에서 2025/26시즌 글로벌 설탕 순잉여를 750만 톤(8년래 최대)으로 전망했다. 미국 농무부(USDA)도 5월 반기 보고서에서 2025/26 세계 설탕 생산을 전년 대비 4.7% 증가한 사상 최대 1억8,931만8,000톤으로 내다봤다.
가격 급락이 일부 수요를 자극하는 조짐도 있다. 중국의 6월 설탕 수입은 전년 동월보다 1,435% 급증한 42만 톤을 기록했고, 코카콜라는 미국 내 판매 제품에 고과당옥수수시럽 대신 사탕수수 유래 설탕 사용을 확대하기로 합의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이 조치가 미국 설탕 소비량을 현행 1,100만 톤에서 4.4% 늘어난 1,150만 톤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공급 측 지원 재료도 상존한다. Unica는 7월 중순까지 2025/26 누적 브라질 중남부 설탕 생산이 전년 동기 대비 9.2% 감소한 1,565만5,000톤이라고 집계했다. 브라질 국영 농산물조사기관 코납(Conab) 역시 2024/25 브라질 설탕 생산이 3.4% 감소한 4,411만8,000톤에 그쳤다고 밝혔다. 가뭄과 고온으로 인한 단위 면적당 수확량 저하가 원인으로 지목된다.
태국발 공급 증가는 약세 요인이다. 태국 사탕수수·설탕위원회(OCSB)는 5월 2일, 2024/25연도 태국 설탕 생산이 전년 대비 14% 증가한 1,000만 톤이라고 발표했다. 태국은 세계 3위 생산국이자 2위 수출국으로, 수급 균형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국제설탕기구(ISO)는 5월 15일, 2024/25 세계 설탕 공급 부족 규모 전망을 547만 톤(9년 최고)으로 상향 조정했다. 2023/24 시즌 131만 톤 잉여에서 수급이 타이트해지는 흐름을 의미한다. 반면 생산 전망치는 1억7,480만 톤으로 하향했다.
USDA의 5월 보고서는 2025/26 세계 설탕 소비가 전년 대비 1.4% 늘어난 1억7,792만1,000톤으로 사상 최대를 경신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동시에 세계 최종 재고는 4,118만8,000톤(7.5% 증가)으로 확대돼 여전히 공급 우위 구도를 시사한다. FAS(해외농업국)는 브라질·인도·태국 모두 다소의 생산 증가세를 전망했다.
전문가 해설 • 용어 정리
• 설탕 #11(원당)은 뉴욕 ICE에서 거래되는 원당(정제 전 원료 설탕) 국제 벤치마크 선물이다. • 설탕 #5(백설탕)은 런던 ICE에서 거래되는 정제 설탕 선물로, 가격 단위가 톤(t)이다. • MMT는 Million Metric Ton(백만 미터톤)으로, 1MMT는 100만 톤이다.
반전 가능성에 대한 기자 시각
설탕 시장은 공급과잉 심리가 우세하지만, 단기 변동성은 생산 현황과 기상 변수에 좌우될 공산이 크다. 브라질의 건조한 여건이 수확·압착 일정에는 긍정적이지만, 지나친 고온 지속 시 수확량 저하로 이어질 리스크도 잠복해 있다. 인도 정부의 수출 허가 시점 및 물량 역시 큰 변수가 될 전망이다. 소비 측면에서는 중국·아시아 신흥국 수요 회복 속도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결국 2025/26 시즌 초반 실제 재고 흐름이 가격 방향성의 열쇠가 될 것이라는 판단이다.
* 가격, 수급 수치는 기사 작성 시점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