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카고·런던 상품시장에서 나타난 설탕 선물 가격 급락
10월 인도분 뉴욕 원당(#11) 선물(SBV25)은 전 거래일 대비 -0.16센트(-0.98%) 하락한 채 마감했고, 같은 월물 런던 ICE 백설탕(#5) 선물(SWV25)은 -5.20달러(-1.11%) 내렸다. 두 계약 모두 5주 만의 최저가를 기록하며 약세 흐름을 재확인했다.
2025년 8월 6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브라질과 인도 등 주요 생산국의 공급 확대 신호에 집중하며 매도 우위를 강화했다. 특히 브라질 중남부(Center-South) 지역의 최근 설탕 수확·가공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상회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 브라질 생산·가공 동향
브라질 사탕수수산업협회(Unica)는 7월 1~15일 중남부 설탕 생산량이 전년 동기 대비 15% 증가한 340만 톤에 달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설탕 제조용 사탕수수 투입 비율도 지난해 50%에서 54%로 상승했다. Datagro에 따르면 건조한 날씨가 수확과 분쇄 작업을 앞당기며 설탕 전환 비중을 확대했고,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낮은 에탄올 생산은 줄었다.
■ 인도발(發) 공급 확대 가능성
블룸버그는 인도 정부가 10월 시작되는 2025/26 시즌에 설탕 수출을 재허용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인도 기상청(IMD)은 8월 4일 기준 누적 몬순 강수량이 평년 대비 4% 많은 500.8㎜라고 발표했으며, 덕분에 ‘풍작 가능성’이 부각됐다. 이에 따라 인도 설탕·바이오에너지 제조업협회(ISMA)는 2025/26 시즌 200만 톤 수출 허가를 정부에 요청할 계획이다.
앞서 인도 전국협동조합설탕공장연맹(NFCSF)은 6월 2일 보고서를 통해 2025/26 시즌 인도 설탕 생산량이 전년 대비 19% 증가한 3,500만 톤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2024/25 시즌 5년 만의 최저치인 2,620만 톤에서 크게 반등하는 수치다.
■ 세계 재고·수급 전망
글로벌 중개업체 차르니코프(Czarnikow)는 6월 30일 메모에서 2025/26 시즌 세계 설탕 시장이 8년 만에 최대인 750만 톤 공급 과잉에 직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농무부(USDA)도 5월 22일 반기 보고서에서 2025/26 세계 설탕 생산이 전년 대비 4.7% 증가한 1억 8,931만 톤, 기말 재고는 7.5% 늘어난 4,118만 톤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USDA 해외농무관(FAS)은 브라질 생산량이 2.3% 증가한 4,470만 톤, 인도가 25% 증가한 3,530만 톤, 태국이 2% 증가한 1,030만 톤을 기록할 것이라 추산했다.
■ 가격 하락 속 수요 회복 신호
가격 약세가 소비 확대를 자극하는 조짐도 포착된다. 중국의 6월 설탕 수입은 전년 동월 대비 1,435% 급증한 42만 톤이었다. 또한 코카콜라는 미국 내 음료 당원료를 고과당 옥수수시럽(HFCS) 대신 사탕수수 설탕으로 전환하기로 합의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이 결정이 미국 설탕 소비를 4.4% 늘려 1,150만 톤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 브라질 감산 변수도 혼재
반면 브라질의 누적 생산량은 일시적으로 줄었다. Unica는 7월 중순까지 2025/26 누적 설탕 생산이 전년 대비 9.2% 감소한 1,565만 톤이라고 발표했다. 브라질 정부 산하 곡물 조사업체 코납(Conab)도 가뭄·폭염을 이유로 2024/25 시즌 설탕 생산이 3.4% 줄어든 4,411만 톤에 그쳤다고 밝혔다.
■ 태국 생산·ISO 전망
태국 사탕수수위원회(OCSB)는 5월 2일 2024/25 시즌 생산량이 14% 증가한 1,000만 톤이라고 발표했다. 세계설탕기구(ISO)는 5월 15일 보고서에서 2024/25 글로벌 공급 부족 전망치를 -488만 톤에서 -547만 톤으로 확대했다. 이는 9년 만의 최대치다.
■ 용어·시장 구조 이해를 위한 추가 설명*
원당 #11(“Raw Sugar #11”)은 뉴욕 ICE(Intercontinental Exchange)에서 거래되는 국제 기준 원당 선물로, 국제 가격 지표 역할을 한다. 백설탕 #5(“White Sugar #5”)는 런던 ICE에서 거래되며 정제 설탕 가격을 반영한다. Center-South는 브라질 설탕·에탄올 산업의 90% 이상이 집중된 핵심 생산 벨트를 의미한다. HFCS(고과당 옥수수시럽)은 미국 음료 산업에서 흔히 쓰이는 감미료로, 설탕 대비 가격이 저렴하지만 비만 논란이 있어 소비자 선호가 변화하고 있다.
■ 향후 관전 포인트
시장 참가자들은 브라질·인도 작황, 에탄올 대 설탕 전환 비중, 에너지 가격 및 환율 변동성을 주요 변수로 지목한다. 특히 북반구 하반기 소비 성수기와 남반구 수확 진행 상황이 맞물리며, 단기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국제 설탕 가격이 4년 내 신저가 영역에서 반등 계기를 찾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