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설탕 생산 확대에 국제 설탕 가격 1주 최저로 급락

국제 설탕 선물 가격이 브라질의 공격적인 생산 확대 소식에 1주 만의 최저치로 후퇴했다. 17일(현지 시각) 뉴욕 ICE 원당 11호 10월물(SBV25)은 전장 대비 2.20% 하락한 0.35센트, 런던 ICE 백설탕 12월물(SWZ25)은 1.29% 내린 6달러를 기록하며 동반 약세를 보였다.

2025년 9월 17일, 바차트(Barchart) 보도에 따르면 브라질 중남부 지역의 설탕 생산이 빠르게 늘면서 투자자 심리가 위축됐다. 시장 참가자들은 풍부한 공급이 당분간 설탕 가격을 압박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NY 원당 11호 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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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설탕산업연합(Unica)은 8월 하순(16~31일) 중남부 설탕 생산량이 전년 동기 대비 18% 증가한 387만2,000톤에 달했다고 발표했다. 같은 기간 브라질 제당소들이 사탕수수를 설탕으로 전환한 비율은 54.20%로, 전년 48.78%에서 크게 상승했다. 다만 2025/26 마케팅연도 누적 생산량은 8월 말까지 2.6758억톤으로 1.9% 감소했다.

수급 전망은 이미 약세였다. 전날 설탕 무역사 Sucden은 “인도가 2025/26년 400만 톤의 설탕을 에탄올 생산으로 전환하더라도 잉여분을 해소하기엔 부족하다”며, 인도 제당소들이 최대 400만 톤을 수출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는 이전 예상치인 200만 톤을 크게 상회하는 수치다.

런던 백설탕 차트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의 투기 세력 동향도 눈여겨볼 만하다. 미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9월 9일 기준으로 집계한 주간 COT 보고서에 따르면, 펀드들은 뉴욕 설탕 선물 순매도 규모를 32,849계약 늘린 182,608계약으로 확대했다. 이는 약 6년 만에 최대 순매도 포지션이다. 과도한 숏 포지션은 향후 숏커버링(차익 실현) 랠리를 촉발할 수 있는 잠재적 불씨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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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9월 8일 뉴욕 원당 11호 최근월물은 4년 3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리서치업체 코브릭 애널리틱스는 “브라질 제당소들이 건조한 기후 탓에 에탄올보다 설탕 생산에 주력하고 있으며, 추수 절정기에도 이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ISO(국제설탕기구) 전망
“2025/26시즌 세계 설탕은 6년 연속 공급 부족을 기록하겠지만, 부족 규모는 23만1,000톤으로 전년(-488만 톤) 대비 크게 축소될 것”

공급우위 전망은 여전하다. 브라질 정부 산하 농업통계기관 코나브(Conab)는 8월 19일 2025/26 브라질 설탕 생산 전망치를 4,450만 톤으로 3.1% 하향 조정했다. 앞서 7월 발표한 2024/25 생산량은 전년 대비 3.4% 감소한 4,411만8,000톤으로, 가뭄과 폭염이 주된 원인으로 지목됐다.

그러나 글로벌 시장에선 여전히 잉여 공급 우려가 크다. 영국 상업 조사업체 차르니코프(Czarnikow)는 6월 30일 “2025/26시즌 세계 설탕 잉여가 750만 톤으로 8년 만에 최대”라고 전망했다. 미국 농무부(USDA)는 5월 22일 반기 보고서에서 “세계 설탕 생산이 사상 최대 1억8,931만8,000톤에 달할 것”이라며, 재고도 7.5% 증가한 4,118만8,000톤으로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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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태국 변수도 중요하다. 인도 사탕수수·바이오에너지 제조협회는 9월 12일 정부에 2025/26 시즌 200만 톤의 설탕 수출 허용을 요청했다. 인도 기상청(IMD)은 9월 10일 기준 누적 몬순 강수량이 826.2㎜로 평년 대비 8% 많다고 발표, 풍작 기대를 키웠다. 인도협동조합제당연맹은 6월 2일 “2025/26년 인도 설탕 생산이 19% 늘어난 3,490만 톤”으로 전망했다.

세계 3위 생산국 태국도 공급 부담을 높이고 있다. 태국 사탕수수·설탕위원회는 5월 2일 “2024/25 생산량이 14% 증가한 1,000만 톤”이라고 밝혔다.

전문가 해설: ‘#11’과 ‘#5’ 계약은 무엇인가

‘NY 원당 11호(#11)’는 뉴욕 ICE 선물거래소에 상장된 원당(Raw Sugar) 국제 기준물이다. 주로 브라질산 설탕을 기반으로 거래된다. ‘런던 백설탕 5호(#5)’는 정제 설탕(White Sugar)을 대상으로 하는 ICE 유럽 시장의 기준물이다. 두 계약은 생산·정제 단계가 달라 가격 차이가 발생하며, 투자자들은 상호 가격 차이를 이용해 스프레드 거래를 하기도 한다.

COT 보고서란?

COT(Commitment of Traders) 보고서는 미국 CFTC가 매주 금요일 발표하는 포지션 데이터로, 상업 헤지거래자·투기펀드·소규모 투자자 등의 순매수·순매도 동향을 확인할 수 있다. 시장 심리 지표로 활용되며, 과도한 숏 또는 롱 포지션은 반대 방향으로의 급격한 가격 변동을 예고하기도 한다.


기자 시각 및 전망

현재 시점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변수는 브라질의 건조 기후인도의 몬순 강수다. 브라질에서 수확이 계속되는 동안 건조한 날씨가 이어진다면, 제당소들은 에탄올보다 설탕 생산을 택할 공산이 크다. 반면 인도의 충분한 강우량은 설탕수수 수확량을 끌어올려 수출 제한 완화 가능성을 높인다. 중·장기적으로는 ISO가 지적한 ‘부족 폭 축소’와 USDA의 ‘사상 최대 생산’ 사이의 간극이 좁혀질 때까지 가격 변동성이 커질 전망이다. 투자자들은 과도한 순매도 포지션이 언제 숏커버링 랠리로 전환될지, 그리고 브라질 레알화와 원유 가격이 제당소의 생산 선택에 미칠 영향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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