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설탕 생산 확대에 국제 설탕 가격 하락 압력

국제 설탕 선물 가격이 브라질 등 주요 생산국의 공급 증가 전망에 다시 주저앉았다. 10월 인도분 뉴욕 ICE 원당(#11) 가격은 전일 대비 0.61% 하락한 파운드(lb)당 0.10센트 내린 16.23센트에, 런던 ICE 백설탕(#5) 10월물은 0.47% 떨어진 톤(t)당 462.90달러에 각각 마감했다.

2025년 8월 1일, 나스닥닷컴(Nasdaq.com)의 보도에 따르면, 브라질 센터-사우스(Center-South) 지역의 7월 상반월 설탕 생산량이 전년 동기 대비 15% 증가한 340만 톤(MMT)으로 집계되면서 추가 공급 우려가 가격 약세를 부추기고 있다. 같은 기간 브라질 설탕공장의 사탕수수 분쇄 비중은 50%에서 54%로 높아져 설탕으로의 전환 비율이 확대됐다.

상품 컨설팅업체 Datagro는 “건조한 날씨가 분쇄 속도를 끌어올리면서 설탕이 에탄올보다 수익성이 높아진 것이 공장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흐름은 국제 설탕 시장에 공급 과잉 가능성을 더욱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인도·태국 등 주요 생산국 증산 시나리오

지난주

“인도가 10월 시작되는 새 시즌부터 설탕 수출을 재개할 수 있다”

블룸버그 보도가 전해지자 설탕 가격은 3주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인도 기상청(IMD)에 따르면 7월 27일 기준 누적 몬순 강수량은 440.1mm로 평년 대비 8% 많아 풍작(豊作) 가능성이 커졌다. 이에 따라 현지 업계 단체인 Indian Sugar & Bio-energy Manufacturers Association(ISMA)은 2025/26년도 200만 톤의 설탕 수출 허가를 정부에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ISMA와 전국협동조합설탕공장연맹(NFCSF)은 2025/26 시즌 인도 설탕 생산이 3,500만 톤으로 전년 대비 19%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올해 26.2만 톤으로 5년 만의 최저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2024/25 생산량에서 반등하는 수치다.

세계 3위 생산국 태국도 2024/25 시즌 생산량이 1,000만 톤으로 14% 늘었다고 태국 사탕수수·설탕위원회(OCSB)가 발표했다. 2025/26년에는 추가로 2% 증가한 1,030만 톤을 기록할 것으로 USDA 산하 외국농업서비스국(FAS)이 전망했다.


글로벌 수급 전망과 가격 동향

국제 브로커사 Czarnikow는 6월 말 보고서에서 2025/26 시즌 세계 설탕 시장이 8년 만에 최대치인 750만 톤 공급 초과(surplus) 상태가 될 것으로 추정했다. 미국 농무부(USDA)도 5월 반기 보고서에서 역대 최대치 1억 8,932만 톤의 세계 설탕 생산과 4,118만 톤의 기말 재고를 예상하며 공급 확대 시나리오에 힘을 실었다.

이에 따라 뉴욕 원당 선물은 지난달 4년 3개월 만에 최저 수준까지 미끄러졌고, 런던 백설탕 선물 역시 거의 4년 만의 바닥을 확인했다. 다만 단기 급락 이후 중국 수입 수요가 살아나고 있다는 점은 가격 방어 요인으로 꼽힌다. 6월 중국 설탕 수입은 전년 동월 대비 1,435% 급증한 42만 톤에 달했다.


특수 요인: 미국 내 소비 확대 가능성

가격 지지 재료로는 미국 소비 확대 시나리오도 거론된다. 지난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코카콜라가 미국 내 판매 제품의 감미료를 고과당 옥수수시럽(HFCS) 대신 사탕수수당으로 대체하기로 합의했다”고 주장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이 경우 미국 설탕 소비가 연간 4.4% 증가한 1,150만 톤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브라질 생산·물류 변수

아이러니하게도 브라질누적 생산량은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브라질 설탕산업협회(Unica)에 따르면 2025/26 마케팅이어 7월 중순까지 센터-사우스 지역의 누적 설탕 생산은 전년 대비 9.2% 줄어든 1,565만 톤으로 집계됐다. 브라질 농업공급공사(Conab)는 6월 보고서를 통해 2024/25 브라질 설탕 생산이 가뭄과 폭염에 따른 수수 단수 감소로 3.4% 감소한 4,411만 톤이라고 발표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8~9월 비가 이어질 경우 브라질 수수 수확과 야적 작업이 지연돼 단기 공급을 추가로 압박할 수 있다”고 내다본다. 반대로 건조한 날씨가 이어질 경우 수확·분쇄 속도가 빨라져 가격이 다시 약세를 보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용어 해설: #11·#5 선물 계약이란?

국제 설탕 거래에서 자주 언급되는 원당 #11(Raw Sugar #11)과 백설탕 #5(White Sugar #5)는 ICE 선물거래소에서 거래되는 대표적인 표준화 계약이다. #11은 원당(정제 이전의 갈색 설탕)을 1파운드(lb) 단위로, #5는 정제된 백설탕을 미터 톤(t) 단위로 가격을 표시한다. 투자자·제조업체·농가가 가격 변동 위험을 헤지하거나 투기 목적으로 활용하는 중요한 파생상품이다.


전망과 전문가 진단

시장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는 브라질·인도·태국의 생산 회복세가 가격 상단을 제한하지만, 장기적 수요 성장과 재고 변동성을 고려할 때 저가 매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평가한다. 특히 ISO가 5월 15일 발표한 2024/25 시즌 547만 톤 적자 전망은 “공급 과잉 논리에 제동을 걸 잠재적 복병”으로 지목된다.

다만 미국·중국 등 소비 대국의 수요 확대가 실제로 어떤 규모로 나타날지는 불확실하다. 고과당 옥수수시럽을 대체하려면 식품업계 전반의 생산 라인 및 원가 구조 조정이 필요해 단기간에 실현되기는 쉽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본 기사에 인용된 시장 가격과 통계는 2025년 7월 31일(현지시간) 종가 기준이다. 해당 정보를 제공한 Rich Asplund 기자는 기사 작성일 현재 관련 자산에 이해관계가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