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설탕 생산 강세에 국제 설탕 가격 1주 최저 기록

국제 설탕 선물가격이 브라질의 생산 증가 신호에 눌리며 약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2025년 10월 인도분 뉴욕 ICE 원당(설탕 #11) 선물은 전일 대비 -1.16% 하락한 -0.19센트를 기록하며 1주일 만의 최저치로 밀렸다. 같은 만기 런던 ICE 백설탕(설탕 #5) 선물도 -0.90% 내린 -4.20달러를 나타내 3.5주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2025년 8월 3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브라질 센터·사우스(Center-South) 지역의 설탕 생산이 예상보다 빠르게 늘어나면서 가격 하락 압력이 가중되고 있다. 브라질 설탕·에탄올 산업협회인 유니카(UNICA)는 7월 상반기 해당 지역 설탕 생산량이 전년 동기 대비 15% 증가한 340만 톤에 달했다고 발표했다. 특히 설탕 제당소들이 사탕수수의 54%를 설탕 생산에 투입해 전년 동기의 50% 대비 비중이 커졌다는 점이 주목된다.

Datagro는 “건조한 날씨로 수확이 원활해지면서 브라질 제당소들이 에탄올보다 수익성이 높은 설탕 생산에 더 큰 비중을 두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처럼 건조한 기상 조건은 사탕수수 수확·가공 속도를 높여 글로벌 공급 증가 전망을 키우고 있다.

인도 수출 가능성 확대

세계 2위 설탕 생산국 인도 역시 공급 증가 요인으로 작용한다. 블룸버그는 풍부한 몬순 강우에 힘입어 10월 시작되는 2025/26 시즌에 인도가 설탕 수출을 허용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인도 기상청(IMD)에 따르면 7월 27일 기준 누적 몬순 강우량은 440.1mm로 평년 대비 8% 많다. 인도 설탕·바이오에너지 제조협회(ISMA)는 정부에 200만 톤의 설탕 수출 허가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인도 협동조합 설탕공장 연맹(NFCSF)은 2025/26 시즌 설탕 생산이 전년 대비 19% 늘어난 3,500만 톤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2024/25 시즌 5년 만의 최저치(2,620만 톤)에서 크게 회복되는 수준이다.

글로벌 공급 과잉 시그널

지난 네 달 동안 뉴욕 원당 선물은 4년 3개월래 최저, 런던 백설탕은 4년 만의 최저치까지 떨어졌다. Czarnikow는 6월 30일 보고서에서 2025/26 시즌 글로벌 설탕 7.5백만 톤 초과 공급을 예상했다. 미 농무부(USDA)도 5월 22일 반기 보고서에서 세계 설탕 생산이 4.7% 늘어난 1억 8,931.8만 톤에 달해 사상 최대치를 경신할 것으로 내다봤다. 같은 시점 글로벌 재고는 4,118만 톤(+7.5%)로 확대될 전망이다.

다만 가격 급락 이후 수요 회복 조짐도 감지된다. 중국의 6월 설탕 수입은 전년 동월 대비 1,435% 급등한 42만 톤에 달했다. 또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지난주 코카콜라가 고과당 옥수수 시럽 대신 사탕수수 설탕을 사용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는데,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이 조치가 미국 내 설탕 소비를 4.4% 늘려 1,150만 톤으로 확대할 수 있다고 추산했다.

브라질 생산 감소 ‘엇갈린’ 변수

가격 하단을 지지하는 요인도 있다. 유니카는 7월 중순까지 누적된 브라질 센터·사우스 지역의 2025/26 시즌 설탕 생산이 전년 동기 대비 -9.2% 감소한 1,565.5만 톤이라고 밝혔다. 브라질 국영 농업통계기관 코나브(Conab)도 지난달 2024/25 브라질 설탕 생산이 가뭄과 이상 고온으로 -3.4% 감소한 4,411.8만 톤에 그쳤다고 발표했다.

태국·ISO 전망

세계 3위 생산국 태국 역시 공급 확대 흐름에 편승했다. 태국 사탕수수·설탕위원회(O.C.S.B.)는 5월 2일 2024/25 시즌 설탕 생산이 14% 늘어난 1,000만 톤을 기록했다고 전했다.태국은 전 세계 설탕 수출 2위다. 반면 국제설탕기구(ISO)는 5월 15일 2024/25 시즌 글로벌 설탕 공급 부족 예상치를 -547만 톤으로 9년 만의 최대치로 상향 조정하며, 2023/24 시즌 131만 톤 흑자에서 적자로 전환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USDA 해외농업국( FAS )은 같은 보고서에서 브라질, 인도, 태국 모두 2025/26 시즌 생산이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브라질은 +2.3% 상승한 4,470만 톤, 인도는 +25% 늘어난 3,530만 톤, 태국은 +2% 증가한 1,030만 톤으로 각각 사상 최고 또는 근접한 수준이다.

전문가 해설: ‘설탕 #11’과 ‘설탕 #5’란?

일반 투자자에게 뉴욕 설탕 #11(원당)런던 설탕 #5(백설탕) 선물은 생소할 수 있다. #11 계약은 정제 전의 원당을, #5 계약은 정제된 백설탕을 거래한다. 두 상품은 각각 ICE(Intercontinental Exchange)에 상장돼 있으며, 세계 설탕 시장의 대표적 벤치마크로 활용된다. 특히 음식료, 음료 기업들이 헤지(위험 회피) 수단으로 선호해 가격 변동이 실제 소비자 물가에도 영향을 주는 것이 특징이다.

기자 진단

전 세계 주요 3개국(브라질·인도·태국)의 생산 확대가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고 있어, 구조적 공급 과잉 압력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4년래 최저 수준까지 밀린 가격 덕분에 수요 회복 신호가 뚜렷해지고 있다는 점은 향후 변동성 확대 요인이다. 국제 설탕 시장은 공급·수요 지표가 상충하며 ‘껄끄러운 균형 상태’에 진입했으며, 투자자는 기상 변수(엘니뇨·라니냐), 정책(수출 쿼터) 및 대체 감미료 가격 변화를 면밀히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

본 기사 작성 시점 기준, 저자 Rich Asplund는 언급된 어떠한 증권에도 직·간접적 포지션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본 기사는 정보 제공을 위한 것이며 투자 자문을 의도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