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선물 가격이 23일(현지시간) 상승 마감했다. ICE 뉴욕 시장에서 9월물 아라비카(틱커: KCU25)는 전장 대비 +1.69%(+5.00센트) 오른 파운드당 3.01달러에, 런던 ICE의 9월물 로부스타(틱커: RMU25)는 +0.33%(+11달러) 상승한 톤당 3,29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2025년 7월 23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브라질 커피 산지에 접근 중인 한랭전선이 작황을 위협할 서리(frost) 발생 가능성을 키우면서 투자자들의 매수 심리가 강화됐다. 브라질 민간 기상업체 클리마템포(Climatempo)는 이번 주 후반 커피 벨트인 미나스제라이스·상파울루·파라나주 일대에 기온이 급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특히 개화 이전 어린 커피나무는 영하권 온도에 극도로 취약하다”
며 잠재적 수급 충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반면 로부스타 가격 상승폭은 제한됐다. ICE가 모니터링하는 로부스타 재고가 6,410계약으로 11.75개월 만의 최고치를 기록해 공급 과잉 우려가 부각됐기 때문이다. 같은 날 아라비카 재고는 806,062포대로 3개월 최저치를 찍으며 두 품종 간 펀더멘털 격차를 보여 줬다.
추가적으로 수확 압력도 가격 변동성에 기여하고 있다. 브라질 현지 컨설팅사 사프라스&메르카두(Safras & Mercado)는 7월 16일 기준 2025/26절기 커피 수확이 77% 진행됐다고 밝혔다. 이는 작년 동기 74%와 5년 평균 69%를 웃도는 속도다. 품종별로는 로부스타 93%, 아라비카 67%가 완료됐다. 또 브라질 최대 커피조합 쿠삭페(Cooxupe) 역시 7월 18일 현재 조합원 수확률이 59%에 달한다고 보고했다.
투기세력의 포지션도 변수다. ICE 선물·옵션 통계에 따르면 7월 15일 기준 투자펀드는 로부스타 순숏을 전주 대비 1,163계약 늘린 1,294계약으로 2년래 최대 공매도 규모를 기록했다. 이러한 과도한 숏 포지션은 서리 실제 발생 시 ‘쇼트 커버링 랠리’를 촉발할 가능성이 높다.
기상 요인도 무시할 수 없다. 브라질 기상기관 소마르(Somar Meteorologia)는 커피 주산지 미나스제라이스가 7월 19일까지 일주일간 강수량 ‘0’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건조한 토양 상태가 지속될 경우 꽃눈 형성에 악영향을 줄 수 있어 향후 생산량 전망이 불투명하다는 평가다.
수출물량 축소도 가격에 우호적이다. 브라질 커피수출협회 세카페(Cecafe)는 6월 그린커피(생두) 수출이 전년 대비 -31% 감소한 230만 포대라고 밝혔다. 품종별로 아라비카는 -27%(180만 포대), 로부스타는 -42%(47만 6,334포대) 줄었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8월 1일부터 브라질산 수입품에 5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하면서 공급 차질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었다. 미국은 세계 최대 커피 소비국 중 하나이며, 브라질은 최대 아라비카 공급국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론 공급 확대 가능성이 하방 요인으로 작용한다. 미국 농무부(USDA) 산하 해외농업국(FAS)은 6월 25일 보고서에서 2025/26년 브라질 생산량이 전년 대비 +0.5% 증가한 6,500만 포대, 베트남은 +6.9% 증가한 3,100만 포대(4년 만의 최고치)로 전망했다.
베트남의 경우 2023/24년 가뭄으로 생산량이 -20% 감소했으나, 2025년 1~6월 누적 수출은 전년 대비 +4.1% 늘어난 94만 3,000톤으로 집계됐다. 다만 베트남커피·카카오협회(Vicofa)는 2024/25년 생산 전망치를 3월 12일 기준 2,650만 포대로 하향 조정했다.
글로벌 수급 측면에서도 공급 과잉 신호가 감지된다. USDA 반기 보고서는 2025/26년 세계 생산량이 1억 7,868만 포대(전년 대비 +2.5%)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같은 기간 로부스타 생산은 +7.9% 증가하지만, 아라비카는 -1.7%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재고는 2,282만 포대로 +4.9% 늘어날 전망이다.
반면 스위스 무역회사 볼카페(Volcafe)는 2025/26년 아라비카 글로벌 수급이 -850만 포대 부족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는 5년 연속 적자폭이 확대되는 셈이다.
[용어 해설]
ICE(Intercontinental Exchange): 뉴욕에 본사를 둔 글로벌 파생상품 거래소로, 커피·설탕·코코아 등 소프트 상품 선물거래를 주도한다.
아라비카·로부스타: 커피 품종으로, 아라비카는 고지대 재배·부드러운 산미가 특징, 로부스타는 저지대 재배·카페인 함량이 높다. 두 품종은 생육 조건·가격·수급 구조가 상이해 투자자들이 별도 주시한다.
쇼트 커버링: 공매도 포지션을 청산하기 위해 매수로 전환하며 가격이 급등하는 현상이다.
[전문가 시각]
시장 전문가들은 “브라질 서리·미국 관세 변수·펀드 숏 포지션 등이 맞물리면 단기 급등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중장기적으로는 브라질·베트남의 생산 회복, 글로벌 재고 증가가 상단을 제한할 것”이라는 복합적 전망을 내놨다. 이에 따라 파생상품·헤지수단을 함께 활용한 리스크 관리가 요구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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