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생산 확대 영향에 설탕 선물 가격 약세

국제 설탕 선물 가격이 동반 하락했다. 10월 인도분 뉴욕 ICE 원당(#11) 가격은 전일 대비 -0.13센트(-0.79%) 내린 16.26센트/파운드에, 10월 런던 ICE 백설탕(#5) 가격은 -2.30달러(-0.49%) 빠진 466.10달러/톤에 거래됐다. 런던 백설탕 선물은 1주일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2025년 7월 31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브라질 생산 증가를 비롯한 공급 확대 조짐이 가격 압박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브라질 사탕수수 산업협회(UNICA) 자료에 따르면, 브라질 중남부 지역의 7월 상반월 설탕 생산량은 작년 동기 대비 +15% 증가한 340만 톤(MMT)에 달했다. 같은 기간 설탕수수 분쇄량 중 설탕 생산 비중도 50%에서 54%로 확대됐다. 이는 현지 업체들이 에탄올보다 설탕 생산에 더욱 집중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시장조사업체 Datagro는 “건조한 날씨 덕분에 브라질 공장들이 수확·분쇄 작업을 서두르며,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높은 설탕으로 배합 비율을 조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도의 수출 재개 가능성도 약세 재료다. 지난주 블룸버그는 “몬순 강우가 예년을 웃돌면서 10월 시작되는 새 시즌에 인도 정부가 설탕 수출을 허용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인도 기상청(IMD)에 따르면 7월 27일 기준 누적 몬순 강수량은 440.1㎜로 정상 대비 8% 초과했다. 같은 날 인도 설탕·바이오에너지 제조업협회(ISMBA)는 2025/26 시즌에 최대 200만 톤 수출 허가를 요청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인도는 세계 2위 설탕 생산국이다. 전국협동조합설탕공장연맹(NFCSF)은 2025/26 시즌 인도 설탕 생산량이 전년 대비 +19% 증가한 3,500만 톤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2024/25년도 5년 만의 최저치(2,620만 톤, -17.5%)를 회복하는 수준이다.

“2025/26 시즌 글로벌 설탕 시장은 8년 만의 최대 과잉 공급(7.5 MMT) 가능성이 높다.” — 영국 상품 트레이더 Czarnikow 보고서(6월 30일)

실제로 지난 3개월간 뉴욕 원당 선물은 4년 3개월 만의 저점까지 밀렸고, 런던 백설탕도 4년 가까운 저가를 나타냈다.

미국 농무부(USDA)는 5월 반기 보고서에서 2025/26 글로벌 설탕 생산을 사상 최대 1억 8,931.8만 톤(+4.7%), 기말 재고를 4,118.8만 톤(+7.5%)으로 전망했다. 같은 기간 소비는 1억 7,792.1만 톤(+1.4%)으로 추정됐다.

가격 급락으로 인한 수요 반등 조짐도 일부 관찰된다. 중국의 6월 설탕 수입은 전년 동월 대비 +1,435% 급증한 42만 톤을 기록했다. 또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최근 “코카콜라가 미국 내 음료에 고과당 옥수수시럽 대신 사탕수수 설탕을 사용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는데,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이로 인해 미국 설탕 소비가 +4.4% 증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브라질 중남부 누적 생산은 2025/26 마케팅연도 들어 7월 중순까지 -9.2% 감소한 1,565.5만 톤으로 집계됐다. 브라질 정부 통계기관 Conab 역시 2024/25 브라질 설탕 생산이 기후 악화로 -3.4% 줄어 4,411.8만 톤에 머물렀다고 발표해 공급 여건은 여전히 유동적이다.

세계 3위 생산국인 태국도 2024/25 시즌 설탕 생산을 +14% 늘린 1,000만 톤으로 확정했다고 5월 2일 사탕수수·설탕위원회(OCSB)가 밝혔다. 2025/26 시즌에는 +2% 증가한 1,030만 톤이 전망된다.

국제설탕기구(ISO)는 5월 15일 2024/25 글로벌 설탕 부족 규모를 -547만 톤으로 상향 조정하며 9년 만의 최대 공급 부족을 예고했다. 다만 2023/24 시즌에는 131만 톤 흑자를 기록한 바 있어 수급 균형이 지속적으로 흔들리고 있다.

설탕 선물 용어 설명
원당 #11은 뉴욕 ICE에서 거래되는 원당(정제 전 상태) 국제 기준물로, 주로 브라질·태국산이 대상이다. 백설탕 #5는 런던 ICE에서 거래되는 정제설탕 선물이다. 거래 단위·호가 통화·인도 규격이 달라 두 상품이 동시에 시장 분위기를 반영한다.

기자 견해: 최근 가격 흐름은 공급 과잉 우려가 주도하지만, 중국·미국 등 주요 소비지의 수요 반등 가능성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특히 브라질의 기상 상황 변화, 인도의 수출 정책, 태국·파키스탄 등 생산국 환율 동향까지 복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투기적 매도가 과도했다면 단기 반등 기회가 열릴 수 있으나, USDA·ISO의 장기 전망치를 감안하면 중기적으로는 15~17센트/파운드 박스권 횡보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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