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생산 확대 압력에 국제 설탕 가격 약세 지속

【국제 상품시장】 30일(현지시간) 뉴욕 ICE 선물시장에서 10월 인도분 원당(상품코드 SBV25) 가격이 전일 대비 0.14센트(-0.84%) 하락한 파운드당 16.57센트에 마감했다. 같은 달 런던 ICE 백설탕(SWV25) 선물도 톤당 5.30달러(-1.12%) 떨어져 469.70달러를 기록했다.

2025년 7월 30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브라질 농축산부(MAPA)가 최근 15일간 브라질 설탕 생산량이 340만 톤에 달했다고 발표한 뒤 투자자들이 공급 과잉을 우려하며 매도세가 유입된 것이 주된 하락 요인으로 지목됐다.

■ 원유 상승이 설탕 하락폭 제한
다만 같은 날 서부텍사스산원유(WTI) 9월물 가격이 5주 만의 최고치로 반등하면서 에탄올 가격도 동반 강세를 보였다. 이는 세계 최대 사탕수수 생산국인 브라질의 제당업체들이 설탕보다 에탄올 생산 비중을 늘릴 가능성을 높여 설탕 공급을 일부 억제할 수 있다는 기대를 자극, 낙폭을 제한했다.

뉴욕 원당 선물 차트원당 선물 가격 추이(자료: Barchart)

■ 수요 회복 신호

“최근 4년래 최저 수준까지 밀린 시세가 가격 민감 수요를 끌어들이고 있다.”

중국 해관총서에 따르면 6월 설탕 수입은 전년 동월 대비 1,435% 급증한 42만 t으로 집계됐다. 또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지난주 “코카콜라가 미국 내 음료 제조 시 고과당 옥수수시럽(HFCS) 대신 사탕수수 설탕을 사용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히면서 미국 설탕 소비가 현재 연 1,100만 t에서 4.4% 증가한 1,150만 t으로 늘어날 것이란 Bloomberg Intelligence 추정도 나왔다.


■ 브라질·인도·태국, 생산 확대 전망
브라질 민간 조사기관 Datagro는 건조한 날씨 덕분에 제당공장이 수확 가능한 사탕수수의 54%를 설탕 생산에 투입할 것으로 분석했다. 컨설팅사 Covrig도 이 기간 시장에 추가로 320만 t의 설탕이 유입될 것으로 내다봤다.

인도 정부가 오는 10월 시작되는 2025/26 시즌부터 설탕 수출 재개를 허용할 수 있다는 Bloomberg 보도가 지난주 나오자 국제 가격은 3주 최저치로 밀렸다. 인도 기상청(IMD)은 7월 27일 기준 누적 몬순 강수량이 440.1mm로 평년 대비 8% 많다고 밝혔다.

인도 국립협동조합제당연맹은 6월 2일 “2025/26년 인도 설탕 생산은 전년 대비 19% 증가해 3,500만 t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수치는 인도제당협회(ISMA)가 추정한 2024/25 시즌 생산량(2,620만 t)보다 크게 늘어난 규모다. ISMA는 10월 1일~5월 15일 인도 누적 생산량이 전년 대비 17% 감소한 2,574만 t이었다고 밝혔다.

거래업체 Czarnikow는 6월 30일 보고서에서 2025/26 시즌 전 세계 설탕 공급 과잉을 750만 t(8년 만의 최대)로 예상했다. 미 농무부(USDA)도 5월 22일 반기 보고서에서 2025/26 글로벌 생산이 전년 대비 4.7% 증가한 1억 8,931만 8천 t, 기말 재고는 7.5% 증가한 4,118만 8천 t이 될 것이라며 유사한 전망을 내놓았다.

WTI 선물 차트원유 가격 흐름과 설탕 시장의 상관관계(자료: Barchart)

태국 사탕수수·설탕위원회(OCSB)는 5월 2일 “2024/25 태국 설탕 생산이 14% 증가한 1,000만 t”라고 발표했다. 태국은 세계 3위 생산국이자 2위 수출국이다.


■ 국제설탕기구, 적자 전망치 상향
국제설탕기구(ISO)는 5월 15일 “2024/25 글로벌 설탕 공급 부족 규모를 547만 t(9년 만의 최대)로 상향 조정”했다. 이는 2023/24 시즌 131만 t 흑자에서 적자 전환을 의미한다. ISO는 동시에 2024/25년 생산 전망을 1억 7,480만 t로 70만 t 하향했다.

USDA 해외농업국(FAS)은 보고서에서 브라질 2025/26년 생산을 2.3% 늘어난 4,470만 t, 인도를 25% 늘어난 3,530만 t, 태국을 2% 늘어난 1,030만 t로 예측했다.


■ 브라질 생산 감소가 가격 방어선
브라질 사탕수수산업협회(UNICA)는 6월 말까지 센터-사우스 지역 누적 생산량이 전년 대비 14.3% 감소한 1,224만 9천 t라고 밝혔다. 정부 산하 농업전망기관 Conab도 2024/25 브라질 생산이 가뭄과 폭염으로 3.4% 줄어든 4,411만 8천 t라고 집계했다.

용어 설명
• HFCS(고과당 옥수수시럽) : 옥수수 전분에서 추출한 감미료로, 사탕수수 설탕보다 저렴해 탄산음료에 널리 사용된다.
• ISO : 국제설탕기구(International Sugar Organization)로, 전 세계 설탕 수급 통계를 집계·발표한다.
• UNICA : 브라질 사탕수수산업협회로, 사탕수수·에탄올 생산 데이터를 주기적으로 공표한다.


■ 기자 전문 분석
현재 시세는 2025/26년 공급 과잉 전망2024/25년 공급 부족이 교차하며 불안정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수급 구조상 단기적으로는 브라질·인도의 생산 증대가 가격을 압박하겠지만, WTI 상승 → 에탄올 전환이라는 구조적 변수가 하방을 지지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가격이 4년 만의 저점권(파운드당 16센트 부근)을 재차 시험하더라도 단기 낙폭은 제한될 수 있다는 것이 시장 컨센서스다. 다만 몬순·엘니뇨 등 기후 변수와 인도 정부의 수출 정책 변화가 최대 불확실 요인으로, 하반기 변동성 확대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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