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제 설탕 시장 동향
10월 인도분 뉴욕 ICE 원당 11호(SBV25) 선물은 6일(현지시간) 전일 대비 -0.08센트(-0.50%) 하락한 15.79센트/파운드에 마감했다. 같은 달 런던 ICE 백설탕 5호(SWV25) 선물도 -1.50달러(-0.32%) 내린 465.50달러/톤으로 장을 마쳤다. 전일 기록한 5주 최저가 부근에서 반등을 시도했으나, 공급 증가 신호가 투자 심리를 다시 누르며 약세를 이어갔다.
2025년 8월 7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브라질‧인도‧태국 등 주요 생산국의 작황 호조 전망이 가격을 압박하고 있다. 특히 브라질 최대 사탕수수 생산지인 센터-사우스(Center-South) 지역의 수확‧가공 속도가 빨라진 점이 투자자들의 매도 요인으로 작용했다.
브라질 설탕산업협회(UNICA)는 지난주 보고서에서 7월 1~15일 중부·남부 지역의 설탕 생산량이 전년 동기 대비 +15% 증가한 340만 톤(MMT)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설탕수수 압착분 중 설탕용 비중도 2024/25년 50%에서 2025/26년 54%로 상승했다.
◆ 인도·태국 추가 공급 전망
블룸버그통신은 인도 정부가 10월 시작되는 2025/26 마케팅연도에 설탕 수출을 허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인도 기상청(IMD)은 8월 4일 기준 몬순 누적 강수량이 500.8mm로 평년 대비 4% 많다고 발표했다. 풍부한 강우로 사탕수수 작황이 ‘풍년’을 이룰 경우, 인도 사탕·바이오에너지 제조협회(ISMA)는 최소 200만 톤(MMT)의 수출 할당을 요청할 계획이다.
인도 협동조합설탕공장연합(NFCSF)은 6월 2일 보고서에서 2025/26 설탕 생산이 전년 대비 +19% 증가한 3,500만 톤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2024/25년도 -17.5% 급감해 5년 만에 최저치(2,620만 톤)로 내려앉았던 것에서 급반등하는 수치다.
태국 사탕수수위원회(OCSB)는 5월 2일 2024/25 설탕 생산이 전년보다 +14% 늘어난 1,000만 톤으로 추정된다고 발표했다. 태국은 세계 3위 생산국이며 2위 수출국으로, 이 같은 증산 움직임도 가격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 글로벌 수급 전망과 투자자 심리
국제 상품 트레이딩 기업 차르니코우(Czarnikow)는 6월 30일 보고서에서 2025/26 시즌 전 세계 설탕 시장이 8년 만에 최대인 750만 톤 남짓의 공급 과잉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5월 22일 미 농무부(USDA)가 발표한 반기 보고서도 2025/26 세계 설탕 생산량이 전년 대비 +4.7% 증가한 1억8,931.8만 톤, 최종 재고가 +7.5% 늘어난 4,118.8만 톤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것으로 내다봤다.
USDA 산하 해외농업국(FAS)은 브라질 2025/26 생산이 +2.3% 늘어난 4,470만 톤, 인도는 +25% 급증한 3,530만 톤, 태국은 +2% 증가한 1,030만 톤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반면, 국제설탕기구(ISO)는 5월 15일 2024/25 시장이 -547만 톤 적자로 9년 만에 가장 타이트해질 것이라며, 생산 전망을 1억7,480만 톤으로 하향 조정했다. ISO의 타이트한 단기 전망과 USDA·민간기관의 중장기 공급 과잉 전망이 엇갈리며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
◆ 수요 측면의 긍정적 신호
가격이 4년 내 최저 수준으로 밀리자, 일부 수요가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의 6월 설탕 수입량은 전년 동월 대비 무려 +1,435% 급증한 42만 톤을 기록했다. 또한 코카콜라(Coca-Cola)가 미국 내 판매 제품에 고과당 옥수수시럽(HFCS) 대신 사탕수수 설탕을 사용하기로 합의하면서,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미국 연간 설탕 소비가 +4.4% 증가한 1,150만 톤으로 늘어날 가능성을 제시했다.
◆ 브라질 단기 생산 감소 변수
시장 약세에도 불구하고 일부 지역의 기상 악화는 단기 반등 가능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UNICA는 7월 중순까지 누적된 2025/26 브라질 중남부 설탕 생산이 전년 대비 -9.2% 감소한 1,565.5만 톤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브라질 국립공급공사(Conab)도 6월 전망에서 ‘가뭄과 고온’으로 2024/25 브라질 생산이 -3.4% 줄어든 4,411.8만 톤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투자자들에게 공급 충격 가능성을 상기시키는 요소다.
◆ 용어 설명 및 투자 유의사항
‘원당 11호(#11)’와 ‘백설탕 5호(#5)’ 선물은 각각 원당(정제 전 상태)과 백설탕(정제 후) 국제 기준 가격을 결정하는 대표적인 선물 상품이다. 미국 뉴욕 ICE와 영국 런던 ICE 거래소에서 거래되며, 만기 월별(이 글에서는 2025년 10월물)로 구분된다. 가격 단위는 #11이 센트/파운드, #5는 달러/톤이다.
설탕 선물 시장은 농작황, 환율, 원유 가격(에탄올 수익성에 영향) 등 다양한 변수에 의해 높은 변동성을 보인다. 개인 투자자는 레버리지와 롤오버 비용 등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 기자의 시각
최근 시장은 중장기적 공급 과잉 전망을 앞세워 약세 기조가 우세하지만, 단기적으로는 ISO의 적자 전망, 브라질·태국 기상 변수, 중국·미국 수요 회복 등 상충 요인이 혼재돼 방향성이 뚜렷하지 않다. 특히 브라질 생산이 주요 변수로, 카나브 이외 사탕수수 작황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 9월~10월 북반구 몬순·허리케인 시즌이 지나야 보다 명확한 가격 방향타가 형성될 전망이다. 전략적 접근이 요구되는 구간이다.
※ 본 기사에 언급된 종목 및 자산에 대해 기자는 직접적·간접적 보유 포지션이 없으며, 정보 제공을 위한 것이지 투자 권유 목적이 아님을 밝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