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사탕수수 수확량 감소 전망에 국제 설탕 가격 1.5% 급등

국제 원당(뉴욕 ICE 10월물·종목코드 SBV25) 가격9일(현지시간) 1.50% 상승하며 파운드(lb)당 0.24센트 오른 16.27센트에 마감했다. 같은 날 런던 ICE 백설탕 10월물(SWV25)도 1.90% 올라 t당 471.70달러를 기록했다.

2025년 8월 10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랠리는 브라질 사탕수수(Cane) 작황 부진 가능성이 촉발했다. 시장조사업체 코브리그 애널리틱스(Covrig Analytics)는 “최근 현지 농가로부터 수확량 저하 보고가 이어지고 있다”며, 2025/26 시즌 브라질 사탕수수 생산량을 6억 6340만t(브라질 정부 전망치·코나브)보다 크게 낮은 6억t 이하로 예상했다.

브라질 통화인 헤알화가 달러 대비 1개월 최고치로 올랐다는 점도 가격을 지지했다. 통상 헤알이 강세면 달러 기준 수익성이 낮아져 브라질 생산자들의 수출 유인이 줄어든다.


브라질 생산 동향과 공급 우려

지난주 브라질 설탕산업협회(UNICA)는 7월 1~15일 센터-사우스 지역 생산량이 전년 동기 대비 15% 증가한 340만t라고 발표했다. 또한 설탕 용도로 분쇄(crush)된 사탕수수 비중이 지난해 50%에서 54%로 늘었다. 그럼에도 올 4~7월 누적 생산량은 9.2% 감소한 1565.5만t에 그쳐,

“가뭄과 폭염으로 수확량이 예상만큼 늘지 못했다”

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브라질 정부 산하기관 코나브(Conab)는 한 달 전 2024/25 시즌 브라질 설탕 생산이 전년보다 3.4% 줄어든 4411.8만t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이는 2022/23 시즌 이후 처음으로 감소세를 보인 수치다.


인도·태국 등 주요 생산국 전망

세계 2위 생산국인 인도도 변수다. 블룸버그는 “풍부한 몬순(우기) 강우 덕분에 오는 10월 시작되는 새 시즌부터 인도가 설탕 수출을 재개할 가능성”을 보도했다. 인도 기상청(IMD)은 8월 4일 기준 누적 몬순 강수량이 정상 대비 4% 많은 500.8mm라고 발표했다. 인도 설탕·바이오에너지 제조업협회(ISMA)는 2025/26 시즌 200만t 수출 허가를 정부에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인도 협동조합 설탕공장연맹(NFCSF)은 6월 2일 보고서에서 2025/26년 인도 설탕 생산이 작황 회복으로 전년 대비 19% 증가한 3500만t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참고로 2024/25년 생산량은 17.5% 감소한 2620만t(5년 만의 최저치)이었다.

세계 3위 생산국이자 2위 수출국인 태국의 2024/25 생산량은 전년 대비 14% 증가한 1000만t(태국 사탕수수·설탕위원회 OCSB 발표)으로 집계됐다. USDA 해외농업국(FAS)은 2025/26 시즌 태국 생산이 추가로 2% 늘어 1030만t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글로벌 수급 균형과 가격 변수

Czarnikow는 6월 30일 보고서에서 2025/26 글로벌 시장이 750만t 공급 과잉으로 8년 만에 최대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USDA도 5월 22일 반기 보고서에서 전 세계 2025/26 생산이 4.7% 증가한 1억 8931.8만t(사상 최고), 재고는 7.5% 늘어난 4118.8만t으로 예상했다.

반면 국제설탕기구(ISO)는 5월 15일 2024/25 시즌 547만t 적자(9년 만에 최대)를 전망하며 “2023/24년 131만t 흑자에서 빠르게 수급이 타이트해졌다”고 분석했다. ISO는 2024/25 글로벌 생산 전망치를 1억 7480만t으로 70만t 하향 조정했다.


수요 측면: 중국·미국 소비 확대 조짐

가격 하락이 수요를 자극한 점도 주목된다. 중국 6월 설탕 수입은 전년 동월 대비 1435% 급증해 42만t을 기록했다. 또 코카콜라가 미국 내 판매 음료에 고과당 옥수수 시럽 대신 사탕수수당을 사용하기로 합의했다고 블룸버그 인텔리전스가 전했다. 이에 따라 미국 설탕 소비는 현재 약 1100만t에서 4.4% 늘어난 1150만t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용어·배경 설명

원당 #11은 뉴욕 ICE 선물거래소에서 거래되는 국제 표준 원당(원료용 설탕) 선물로, 가격 단위는 파운드(lb)당 센트다.
백설탕 #5은 런던 ICE에서 거래되는 정제 설탕 선물로 t당 달러로 표시된다.
MMTMillion Metric Tons의 약자로 ‘100만t’을 의미한다.
센터-사우스(Center-South) 지역은 브라질 사탕수수 생산량의 약 90%를 차지하는 핵심 벨트다.


기자 시각·전망

브라질 작황 우려와 헤알 강세는 단기적으로 공급 차질 프리미엄을 자극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인도·태국의 생산 회복, USDA·Czarnikow가 제시한 대규모 글로벌 흑자 전망은 중장기적으로는 가격 상단을 제한할 변수다. 변동성 장세가 예상되는 만큼, 시장은 향후 2~3개월간 브라질 실제 분쇄량과 인도 정부의 수출 허가 여부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특히 8~9월 브라질 건기 지속 여부, 엘니뇨·라니냐 전환 가능성 등 기후 리스크가 현실화될 경우, 공급 충격이 재차 부각될 수 있다. 반대로 중국·미국 수요가 예상만큼 확대되지 못하면 가격은 다시 4년 저점 부근을 시험할 공산도 있다.


NY Sugar #11 Chart London White Sugar Chart

※본 기사에서 언급된 모든 수치는 원문 기준이며, 투자 판단의 책임은 독자에게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