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원당 가격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8일(현지시간) 뉴욕 ICE 선물시장에서 2025년 10월물 원당 11호(티커: SBV25)는 전일 대비 1.81% 오른 0.29센트를 기록했고, 런던 ICE 백설탕 5호(티커: SWV25) 10월물 역시 2.03% 상승한 9.40달러에 마감했다.
2025년 8월 8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상승은 브라질 사탕수수 수확량 감소 우려에 기인한다. 시장조사기관 코브리그 애널리틱스(Covrig Analytics)는 “농가의 조기 보고치에 따르면 2025/26 시즌 브라질 사탕수수 생산량이 600백만톤(600 MMT) 밑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는 브라질 국가공식 통계기관 콘압(Conab)이 제시한 663.4백만톤 전망치보다 크게 낮은 수준이다.
또한 브라질 레알화가 달러 대비 1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수출 동기가 약화된 점도 가격을 지지했다. 레알화 강세는 브라질 설탕업체들이 달러 표시 수출 계약을 서두르지 않도록 만들기 때문이다.
앞서 5주 만의 저점으로 밀렸던 설탕 가격은 브라질 생산 증가 조짐 탓에 한때 압박받았다. 지난주 유니카(Unica)는 7월 상반기 브라질 중남부(Center-South) 지역 설탕 생산량이 전년 동기 대비 15% 증가한 340만톤(MMT)이라고 발표했다. 같은 기간 설탕용 사탕수수 분쇄 비중은 50%에서 54%로 확대됐다.
인도발 공급 확대 가능성도 여전히 하방 변수로 꼽힌다. 블룸버그는 “풍부한 몬순(우기) 강수 덕분에 대풍이 예상되면서 인도 정부가 10월 시작되는 새 시즌부터 설탕 수출을 허용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인도 기상청(IMD)에 따르면 8월 4일 기준 누적 몬순 강수량은 500.8㎜로 평년 대비 4% 많았다. 인도 설탕·바이오에너지 제조업협회(ISMA) 역시 지난주 ‘2025/26 시즌 200만톤(MMT) 수출 허가’를 당국에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인도는 세계 2위 설탕 생산국이다. 6월 2일, 인도 전국협동조합설탕공장연맹(NFCSF)은 “2025/26 시즌 인도 설탕 생산량이 3,500만톤으로 전년 대비 19% 늘어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는 2024/25 시즌 5년 만의 최저치 수준인 2,620만톤 대비 크게 반등하는 규모다.
지난 4개월 동안 뉴욕 원당 11호 선물은 4년 3개월 만의 최저치까지 밀렸고, 런던 백설탕 가격도 4년 만의 바닥을 찍었다. 이는 2025/26 시즌 초과 공급(설탕 흑자) 예상이 크게 작용했다. 6월 30일 상품 트레이더 차르니코(Czarnikow)는 8년 만에 최대 규모인 750만톤의 글로벌 설탕 잉여를 전망했다. USDA는 5월 22일 반기 보고서에서 2025/26 시즌 세계 설탕 생산량이 전년 대비 4.7% 증가한 1억8,931만8,000톤에 달해 사상 최대치를 경신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가격 하락이 소비를 자극하는 모습도 관측된다. 중국의 6월 설탕 수입은 전년 대비 1,435% 급증한 42만톤을 기록했다. 또한
“코카콜라가 미국 판매용 콜라에 고과당 옥수수 시럽 대신 사탕수수당을 사용하기로 합의했다”
고 블룸버그 인텔리전스가 전했다. 이에 따라 미국 내 설탕 소비량이 4.4% 증가, 1,150만톤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공급 측면에서는 브라질의 감산 추세가 가격을 떠받치고 있다. 유니카는 7월 중순까지 누적된 2025/26 시즌 중남부 설탕 생산량이 전년 대비 9.2% 감소한 1,565만5,000톤이라고 밝혔다. 콘압은 지난달 “2024/25 시즌 브라질 설탕 생산량이 가뭄과 고온으로 3.4% 감소한 4,411만8,000톤”이라고 발표했다.
반면 태국의 생산 증대는 공급 과잉 우려를 키운다. 태국 사탕수수·설탕위원회(OCSB)는 5월 2일 “2024/25 시즌 설탕 생산량이 전년 대비 14% 증가한 1,000만톤”이라고 발표했다. 태국은 세계 3위 설탕 생산국이자 2위 수출국이다.
국제설탕기구(ISO)는 5월 15일 “2024/25 시즌 세계 설탕 공급 부족 규모를 547만톤으로 상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이는 9년 만의 최대 적자 전망치다. 앞선 2023/24 시즌에는 131만톤의 공급 과잉이 발생했다.
USDA 해외농업서비스(FAS)는 같은 보고서에서 2025/26 시즌 브라질 설탕 생산 2.3% 증가(4,470만톤), 인도 25% 증가(3,530만톤), 태국 2% 증가(1,030만톤)를 예측했다. 또한 전 세계 인류 소비용 설탕 수요는 1.4% 늘어난 1억7,792만1,000톤으로 사상 최대치를 경신할 전망이다.
용어 설명1: ‘원당 11호(Sugar #11)’는 뉴욕 ICE 선물거래소에서 거래되는 국제 원당(정제 전 사탕수수당) 선물의 대표 종목으로, 주요 산지인 브라질·태국·인도 등의 수급 상황을 민감하게 반영한다. ‘백설탕 5호(Sugar #5)’는 런던 ICE에서 거래되는 정제설탕 선물이다.
본 기사에 언급된 종목이나 선물 계약에 대해 필자는 직접 또는 간접적인 이해관계를 보유하지 않는다. 본문은 정보 제공 목적이며 투자 자문을 위한 것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