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설탕 선물가격이 브라질 사탕수수 수확량 감소 전망과 브라질 헤알화 강세에 힘입어 급등했다. 10월물 뉴욕 ICE 원당 11호(SBV25)는 전 거래일 대비 1.50% 오른 0.24센트에, 런던 ICE 백설탕 5호(SWV25) 10월물은 1.90% 상승한 8.80달러에 각각 마감했다.
2025년 8월 10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시장 정보업체 코브리그 애널리틱스(Covrig Analytics)는 “최근 브라질 농가에서 보고된 저조한 수확량을 감안할 때, 2025/26 시즌 브라질 사탕수수 생산량이 6억 톤(600 MMT) 아래로 떨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브라질 정부 통계기관 코납(Conab)이 제시한 6억6,340만 톤(663.4 MMT) 전망치보다 크게 낮은 수준이다.
헤알화(화폐 코드 ^USDBRL)가 달러 대비 1개월 만의 최고치를 기록한 점도 가격 상승을 거들었다. 통상 헤알이 강세를 보이면 브라질 설탕 생산자들의 수출 유인이 약화돼 국제 시세에 상승 압력을 준다.
생산·공급 지표
앞서 7월 초까지만 해도 시장은 공급 과잉에 베팅했다. 브라질 설탕산업협회 유니카(Unica)에 따르면 7월 상반월 Center-South 지역 설탕 생산량은 전년 대비 15% 증가한 340만 톤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사탕수수를 설탕용으로 전환한 비율도 50%에서 54%로 확대됐다.
그러나 최근 가뭄과 고온 현상이 이어지면서 수확량 전망이 급변했다. 코납은 2024/25 시즌 브라질 설탕 생산량이 전년 대비 3.4% 감소한 4,411만 톤이라고 발표했으며, 2025/26 누적 생산(7월 중순 기준)은 15.655 MMT로 전년 동기 대비 9.2% 줄었다.
“사탕수수 스트레스 현상이 예상보다 심각해, 남회귀선 일대 작황이 빠르게 악화되고 있다” – 코브리그 애널리틱스
인도·태국 변수
세계 2위 생산국 인도에선 상황이 정반대다. 인도 기상청(IMD)은 8월 4일 현재 누적 몬순 강수량이 평년 대비 4% 많은 500.8 mm라고 밝혔다. 블룸버그는 “충분한 우기로 인해 10월 시작되는 새 시즌에 정부가 설탕 수출을 허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인도 설탕·바이오에너지 제조협회(ISMA)는 2025/26 시즌 200만 톤 수출 허가를 요청할 계획이다.
인도 협동조합 설탕공장 연합(NFCSF)은 2025/26 생산량이 전년 대비 19% 증가한 3,500만 톤에 달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는 2024/25 시즌 5년 만의 최저치(2,620만 톤)에서 반등하는 수치다.
세계 3위 생산국 태국도 2024/25 생산량이 10.00 MMT로 14% 늘었다. 태국은 브라질·인도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설탕 수출국이라 가격 하락 요인으로 지목된다.
글로벌 수급 전망
6월 30일 상품 거래사 차르니코프(Czarnikow)는 2025/26 시즌 8년 만에 최대인 750만 톤 글로벌 설탕 순잉여를 전망했다. 미국 농무부(USDA) 역시 5월 반기 보고서에서 2025/26 세계 생산이 1억8,931.8만 톤(+4.7% y/y), 소비가 1억7,792.1만 톤(+1.4% y/y)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같은 기간 재고는 4,118만 톤(+7.5% y/y)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반면 국제설탕기구(ISO)는 5월 15일 2024/25 시즌 547만 톤 적자로, 9년 만에 가장 큰 공급 부족을 예상했다. 이는 2월 전망치(-488만 톤) 대비 적자 폭이 커진 것이다.
수요 회복 신호
가격 급락 이후 일부 국가의 저가 매수도 확인된다. 중국의 6월 설탕 수입은 전년 동월 대비 1,435% 급증한 42만 톤에 달했다.
또한 코카콜라는 미국 내 판매 제품의 감미료를 고과당 옥수수 시럽(HFCS)에서 사탕수수당으로 전환하기로 합의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이를 통해 미국 설탕 소비가 4.4% 늘어 1,150만 톤까지 확대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용어 설명
1 원당 11호(#11 Raw Sugar): 뉴욕 ICE 거래소에 상장된 대표 원당 선물로, 세계 표준 가격지표로 활용된다.
2 백설탕 5호(#5 White Sugar): 런던 ICE에 상장된 정제 설탕 선물. 색도·수분 함량 기준을 만족한 백설탕 거래지표다.
3 MMT: Million Metric Tons, 백만 미터톤(=100만 톤)을 의미한다.
기자 해설
단기적으로는 브라질 작황 악화와 헤알 강세가 상승 압력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인도·태국의 증산, 미 농무부가 전망한 글로벌 잉여 재고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중·장기적으로는 가격 변동성이 확대될 전망이다. 기관별 전망치가 엇갈리는 만큼, 투자자는 현물·선물 가격 스프레드와 각국 정부의 수출 정책 변화를 면밀히 주시할 필요가 있다.
한편, 상품 선물 투자에는 높은 변동성과 레버리지 위험이 수반된다. 본 기사는 투자 권유 목적이 아니며, 최종 투자 판단은 투자자 본인 책임임을 명확히 밝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