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설탕 선물가격, 상반된 흐름 속 지지 요인 부각
국제 설탕 선물시장이 혼조세를 보였다. 3월물 뉴욕 ICE 원당 11호(SB H26)는 전일 대비 0.07센트(0.431%) 상승한 반면, 12월물 런던 ICE 백설탕 5호(SW Z25)는 1.20달러(0.26%) 하락했다.
2025년 10월 4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브라질 중남부 지역 사탕수수의 당분 함량(Brix·브릭스, kg/ton)이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하면서 설탕 가격을 지지하고 있다. 업계 단체 유니카(UNICA)는 9월 상반기 중남부 지역에서 압축된 사탕수수 1톤당 당분이 154.58kg으로, 전년 동기의 160.07kg 대비 감소했다고 밝혔다.
시장 참여자들은 전날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진 뒤 매수세를 이어가고 있다. 브릭스 지표는 수확된 사탕수수에서 얻을 수 있는 설탕 생산량을 결정하는 핵심 변수로, 당분 함량이 낮아질수록 설탕 생산량 역시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
글로벌 수요·공급 변수
한편 글로벌 수요가 강화되는 조짐도 나타났다. 파키스탄 정부가 즉시 인도 조건으로 32만 톤의 설탕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에, 지난 1일 뉴욕 원당 가격은 근월물 기준 1.5개월 만에 최고치로, 런던 백설탕은 2주 만에 최고치로 상승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기 추세는 하락 압력이 우세하다. 지난주 뉴욕 원당은 근월물 기준 4.25년 만에 최저치를, 런던 백설탕은 4년 만에 최저치를 각각 기록했다. 영국 원자재 중개사 스톤엑스(StoneX)는 2025/26 시즌 전 세계 설탕 시장이 280만 톤 공급 과잉을 보일 것으로 전망해, 이전 시즌(적자 470만 톤) 대비 상황이 반전될 것으로 예측했다.
브라질·인도·태국의 생산 전망
생산 측면에서는 브라질의 호조가 눈에 띈다. 유니카에 따르면 9월 상반기 중남부 설탕 생산량은 전년 대비 15.7% 증가한 362만 톤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제당 공장이 설탕 생산에 투입한 사탕수수 비중도 53.49%로 전년 동기의 47.74%에서 확대됐다. 다만 2025/26 시즌 누적 생산량은 3,038만8,000톤으로 0.1% 감소해, 장기적 변동성은 여전히 존재한다.
인도의 풍부한 몬순(우기) 강수 역시 시장에 부담 요인이다. 인도 기상청(IMD)은 9월 30일 기준 몬순 강수량이 평년 대비 8% 많은 937.2mm로, 최근 5년 중 가장 강력한 몬순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전국협동조합제당공사(NFCSF)는 2025/26 인도 설탕 생산량을 전년 대비 19% 증가한 3,490만 톤으로 전망했다. 설탕 트레이더 숙덴(Sucden)은 인도가 같은 시즌 설탕 400만 톤을 에탄올로 전환하더라도, 잉여분 해소는 불충분하다고 지적하며 최대 400만 톤 수출 가능성을 제시했다.
세계 3위 생산국인 태국도 공급 확대를 예고했다. 태국 사탕수수제당공업협회는 2025/26 시즌 자국 설탕 생산량이 전년 대비 5% 증가한 1,050만 톤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태국 정부 산하 사탕수수·설탕위원회(O.C.S.B)는 이미 2024/25 생산량이 전년 대비 14% 증가한 1,000만 톤이라고 보고한 바 있다.
국제기구‧기관 전망
국제설탕기구(ISO)는 지난 8월 29일 발표에서 6년 연속 설탕 공급 부족이 이어질 것이라면서도, 2025/26 시즌 부족 규모가 23만1,000톤으로 2024/25 시즌(488만 톤)보다 크게 축소될 것으로 봤다. ISO는 같은 시즌 세계 설탕 생산량 3.3% 증가, 소비량 0.3% 증가를 각각 예측했다.
반면 영국 트레이더 차르니코프(Czarnikow)는 6월 30일 보고서에서 2025/26 글로벌 공급이 750만 톤 과잉으로, 최근 8년 중 최대 규모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농무부(USDA)도 5월 22일 반기 보고서에서 2025/26 세계 설탕 생산량을 사상 최대 1억8,931만8,000톤, 재고를 4,118만8,000톤(전년 대비 7.5% 증가)로 내다봤다.
전문가 해설
‘원당 11호’(Raw Sugar No.11)는 뉴욕 ICE 선물시장에서 거래되는 원심분리 정제 전 원당을 의미한다. ‘백설탕 5호’(White Sugar No.5)는 런던 ICE에서 거래되는 정제 설탕을 지칭한다. 두 상품은 전 세계 설탕 가격의 벤치마크 역할을 하며, 브라질·인도·태국 등 주요 생산국의 수급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브라질 작황 변수와 기후 리스크
브라질 정부 통계기관 코나브(Conab)는 8월 19일 발표에서 2025/26 브라질 설탕 생산 전망치를 4,450만 톤으로 기존 대비 3.1% 하향 조정했다. 2024/25년도 생산량도 전년 대비 3.4% 감소한 4,411만8,000톤으로 확정했다. 코나브는 가뭄과 폭염 등 기상이변으로 사탕수수 수확량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USDA 외국농업국(FAS)은 2025/26 브라질 생산량을 전년 대비 2.3% 증가한 4,470만 톤으로, 인도 생산량을 25% 증가한 3,530만 톤으로, 태국 생산량을 2% 증가한 1,030만 톤으로 전망했다.
시장 전망 및 투자 시사점
당분 함량 하락은 단기적으로 가격 상승 요인이지만, 전 세계적인 생산 확대라는 구조적 공급 과잉 압력은 여전히 존재한다. 시장 전문가들은 “가격 변동성 확대가 예상되는 만큼, 헷지 전략과 분산 투자가 요구된다”고 조언한다.
본 기사 작성자 리치 애스플런드(Rich Asplund)는 해당 증권이나 상품에 직접적·간접적 포지션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 본 문서는 정보 제공을 위한 것이며, 투자 자문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