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리아】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브라질 대통령이 가택연금(house arrest) 명령에 대해 공식 항소를 제기했다. 이번 조치는 2025년 8월 4일(현지시간) 알렉산드르 지 모라이스 대법관이 발부한 구속 명령에 따른 것이다.
2025년 8월 7일, 로이터(Reuters) 통신 보도에 따르면, 보우소나루 측 법률 대리인은 같은 날 대법원(Supreme Court)에 항소장을 제출해 “피고인은 법원이 부과한 접근 금지 명령을 위반하지 않았다”며 가택연금 해제를 요구했다. 이들은 또한 단독 재판부가 아닌 전원합의체(plenary)에서 명령의 타당성을 재심의해 달라고 요청했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개입을 요청했다는 의혹으로 접근 금지 명령을 받았으나, 실제로는 어떠한 위반 행위도 없었다.” — 항소장 중에서
가택연금 및 접근 금지 명령이란?
가택연금은 피의자가 법원의 허가 없이 주거지를 벗어날 수 없도록 하는 사법적 구속 조치다. 접근 금지 명령(restraining order)은 특정 인물이나 장소에 가까이 가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명령으로, 위반 시 추가 형사 처벌을 받을 수 있다.
사건 경과
1) 2025년 8월 4일 모라이스 대법관은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접촉을 통해 수사에 외국 영향력을 끌어들이려 했다”는 의혹을 이유로 보우소나루에 대해 가택연금 명령을 발부했다.1
2) 8월 5일 보우소나루 변호인단은 기자회견을 통해 즉각 항소할 방침을 예고했다.
3) 8월 7일 정식 항소장이 접수됐으며, 변호인은 “보우소나루가 어떠한 조건도 위반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법적 쟁점 및 전망
첫째, 접근 금지 명령 위반 여부다. 모라이스 대법관은 구체적 근거로 “미국 측과의 부적절한 접촉”을 들었으나, 변호인단은 이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둘째, 전원합의체 심리가 이뤄질 가능성이다. 브라질 대법원은 11명의 재판관으로 구성돼 있으며, 중대한 정치·헌법 사안일수록 전원합의체 판단을 거치는 관례가 있다.
셋째, 이번 결정이 2026년 예정된 차기 대선 레이스에 미칠 파장이다. 보우소나루는 차기 대선 출마 의사를 시사해 왔으나, 형사 제재가 확정될 경우 피선거권 박탈 가능성도 제기된다.
전문가 시각
“모라이스 대법관은 보우소나루 관련 사건에서 강경 노선을 유지해 왔다. 그러나 전원합의체가 열릴 경우, 정치적 균형을 고려해 일부 재판관이 보다 신중한 태도를 보일 수 있다.” — 상파울루 가톨릭대(UCP) 법학자 파울루 지 소우자 교수
또 다른 관측통들은 가택연금이 장기화될 경우 극우 지지층 결집이 오히려 강화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실제로 2023~2024년 브라질 주요 여론조사에서는 보우소나루 지지율이 25~30% 수준으로 유지돼 왔다.
국제적 함의
보우소나루와 트럼프는 “브라질판 트럼피즘”으로 불리는 우파 포퓰리즘의 상징적 동맹 관계로 꼽힌다. 이번 사건은 미국·브라질 간 정치적 연계성, 그리고 외국 정부 개입 논란이라는 민감한 주제를 다시 부각시키고 있다.
향후 일정
대법원은 관례상 10~15일 내에 가처분 심문을 열어 가택연금 유지 여부를 판정할 예정이다. 만약 전원합의체 회부가 결정되면, 심리는 수주 이상 지연될 수 있다.
1) 로이터에 따르면, 모라이스 대법관은 2021년 1월 6일 미국 의사당 난입 사태에 대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응을 사례로 제시하며 “내정 간섭 위험”을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