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인플레이션 전망 변화]
브라질 중앙은행이 매주 실시하는 포커스(FOCUS) 설문조사에서 민간 부문 경제학자들이 2026년 소비자물가지수(IPCA) 상승률 전망치를 4.45%로 낮췄다. 이는 직전 주 4.50%에서 0.05%포인트 내려간 수치이며, 9주 연속 유지됐던 전망을 처음으로 수정한 것이다.
2025년 7월 21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중앙은행은 인플레이션 목표치를 3%(±1.5%p)로 설정하고 있는데, 장기 기대 인플레이션이 이에 근접하도록 유지하는 것이 통화정책의 핵심 과제다. 최근 몇 달간 기대 인플레이션이 목표 범위를 상회하며 ‘앵커’(anchor)에서 이탈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 바 있다.
이번 조사 결과는 중앙은행의 통화 긴축 기조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기준금리 셀릭(Selic) 금리가 현재 15%로 ‘제한적(Restrictive)’ 수준에 머물러 있음에도 불구하고, 장기 인플레이션 기대치가 꾸준히 하락하는 모습은 정책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음을 시사한다.
1. 주요 수치 및 전망 FOCUS Survey
IPCA 인플레이션(%)
· 2025년: 5.10 (전주 5.17)
· 2026년: 4.45 (전주 4.50)GDP 성장률(%)
· 2025년: 2.23 (변동 없음)
· 2026년: 1.88 (전주 1.89)환율(브라질 헤알/미국 달러, 연말)
· 2025년: 5.65헤알 (변동 없음)
· 2026년: 5.70헤알 (변동 없음)Selic 기준금리(연말, %)
· 2025년: 15.00 (변동 없음)
· 2026년: 12.50 (변동 없음)
2. 인플레이션 목표제(Inflation Targeting) 설명
브라질 중앙은행은 1999년부터 인플레이션 목표제를 운영하고 있다. 이는 물가상승률에 명시적 목표를 두고, 기준금리를 통해 수요를 조절함으로써 물가 안정과 경제 성장을 동시에 달성하려는 체계다. 현재 목표치는 3%이며, 허용 오차 범위는 ±1.5%p다. 목표 수준을 넘어설 경우 중앙은행 총재는 법률에 따라 의회에 서면으로 설명해야 할 의무가 있다.
IPCA(Índice de Preços ao Consumidor Amplo)는 브라질 통계청이 산출하는 전국 소비자물가지수로, 중앙은행이 물가 목표를 평가할 때 사용하는 대표 지표다. 한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유사하지만, 가중치 산정 방식과 품목 구성이 다소 다르다.
3. 장기 기대 인플레이션과 통화정책의 연계
중앙은행 내부에서는 장기 기대 인플레이션이 고착화될 경우 실질 금리(명목 금리 – 기대 인플레이션)를 안정적으로 낮출 수 없다는 우려가 제기돼 왔다. 이번에 2026년 전망이 소폭 하향된 점은 이러한 불안을 어느 정도 완화하는 신호로 해석된다.
다만 경제학자들은 2027년·2028년 전망치가 각각 4.0%, 3.80%로 여전히 목표 범위를 웃돌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이는 통화정책 완화 전환 시점을 늦출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으며, 물가 목표 달성을 위한 신뢰 회복이 꾸준히 요구된다는 의미다.
4. 추가 배경 및 시장 반응
환율 측면에서 브라질 헤알화가 달러 대비 강세를 보이면서 수입 물가가 안정된 것이 단기 인플레이션 둔화에 기여했다. 그러나 상품가격 변동성, 기후 변화에 따른 농산물 가격 상승 위험 등은 상존해 있다.
채권 시장에서는 이미 2026년 Selic 금리가 12.5%까지 인하될 가능성을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단, 중앙은행이 ‘데이터 기반(data-dependent)’ 접근을 강조하고 있어, 향후 매크로 데이터 변동성에 따라 채권 금리 역시 민감하게 움직일 전망이다.
5. 전망 및 시사점
중앙은행의 가브리엘 갈리폴로(Gabriel Galipolo) 총재 대행은 이달 초 브라질 의회에 보낸 서한에서 ‘물가가 2026년 1분기 말에는 허용 범위에 복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FOCUS 설문조사는 그의 발언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추가될 수 있다.
경제 성장률은 2025년 2.23%, 2026년 1.88%로 비교적 완만한 둔화를 시사한다. 금리 인하가 본격화되면 소비·투자가 회복 국면을 맞이할 수 있지만, 재정 건전성 및 구조 개혁 속도에 따라 성장률 경로가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결론적으로, 이번 장기 인플레이션 전망 하향은 중앙은행이 당분간 ‘매파적(hawkish)’ 스탠스를 유지하면서도 향후 통화정책 완화 여지를 확보하는 데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 참여자들은 향후 발표될 물가·실물 지표를 면밀히 주시하며, 브라질 자산 가격 변동성에 대응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