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기상 악화 우려에 커피 선물가 3개월 최고치로 급등

커피 선물 가격이 다시 한 번 시장의 시선을 끌고 있다. 22일 ICE선물시장에서 12월물 아라비카는 전일 대비 13.30센트(+3.64%) 오른 파운드당 3.5개월 최고가를 기록했으며, 9월물 로부스타 역시 톤당 108달러(+2.27%) 상승하며 3개월 내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2025년 8월 22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 같은 강세는 브라질 주요 산지의 건조·한파 피해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트리거로 작용했다. 민간 기상기관 소마르 메테오롤로지아(Somar Meteorologia)는 “8월 16일로 끝난 주 동안 브라질 최대 아라비카 재배지 미나스제라이스 주에 강수량이 전무했다“고 보고했다. 일부 농가에서는 지난주 발생한 서리(frost) 피해가 확인되면서 공급 차질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아라비카 선물 차트

미국 수입업체들의 브라질산 생두 신규 계약 취소 역시 가격을 지지하고 있다. 미국 정부가 브라질 커피에 50% 관세를 부과하면서 약 미국 내 원두 수급의 3분의 1을 차지해 온 브라질산 공급이 급격히 줄어들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브라질 무역부는 8월 6일 “7월 브라질 생두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20.4% 감소한 16만1,000톤”이라고 발표했다. 이어 지난주 수출업자 단체 세카페(Cecafe)도 “7월 그린커피(원두) 수출이 28% 줄어 240만 포대(60kg 기준)에 그쳤다”고 밝혔다. 아라비카 수출은 21% 축소됐고, 로부스타 수출은 무려 49% 급감했다는 설명이다.

로부스타 선물 차트

시장에서는 ICE 인증 재고의 감소도 주목하고 있다. ICE 창고에 보관된 아라비카 재고는 21일 72만6,661포대로 1.25년 만의 최저치를 찍은 뒤 22일 72만9,606포대로 소폭 반등했다. 로부스타 재고도 4주 만의 최저치인 6,642로트로 내려앉아, 7월 28일 기록한 2년 만의 고점(7,029로트)을 밑돌았다.

다만 브라질 현지 수확은 거의 마무리 단계에 진입했다. 컨설팅사 사프라스앤메르카도(Safras & Mercado)에 따르면 20일 기준 2025/26 브라질 커피 총수확률은 99%로, 전년 동기(98%)보다 빠르다. 품목별로는 로부스타 100%, 아라비카 98%가 수확을 끝냈다. 브라질 최대 수출협동조합 코옥수페(Cooxupé)도 8월 15일 기준 조합원 수확이 86.1% 완료됐다고 전했다.

국제커피기구(ICO)는 8월 6일 “6월 전 세계 커피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7.3% 증가한 1,169만 포대”라고 발표했다. 다만 2024/25 회계연도(10월~6월) 누계는 0.2% 감소해 1억414만 포대에 머물렀다.

베트남의 극심한 가뭄 역시 글로벌 공급망에 변수를 더한다. 베트남 통계총국은 “2023/24 수확연도 생산량이 전년 대비 20% 줄어든 147만2,000톤으로 4년 새 최저”라며, 2024년 수출도 17.1% 감소한 135만 톤에 그쳤다고 집계했다. 베트남커피카카오협회(Vicofa)는 올해 3월 “2024/25 베트남 생산 전망치를 2,800만 포대에서 2,650만 포대로 하향”했다. 반면 2025년 1~7월 누적 수출은 6.9% 증가한 105만 톤으로 조사돼 향후 회복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USDA 해외농업국(FAS)은 6월 25일 보고서에서 “2025/26 전 세계 커피 생산량이 사상 최고치인 1억7,868만 포대로 2.5%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라비카 생산은 1.7% 감소하지만, 로부스타가 7.9% 늘어나 균형을 맞출 것으로 내다봤다. 브라질 생산은 0.5% 증가한 6,500만 포대, 베트남은 6.9% 늘어난 3,100만 포대로 4년 만의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나 스위스 트레이더 볼카페(Volcafe)는 “2025/26 아라비카 시장이 850만 포대 부족해 5년 연속 공급부족이 이어질 것”이라며 USDA 전망과 온도 차를 보였다.

전문가 해설: 아라비카·로부스타, 무엇이 다른가?

커피 품종은 크게 아라비카(Arabica)와 로부스타(Robusta)로 나뉜다. 전자는 고지대 재배로 향미가 풍부하고 산미가 뛰어나 프리미엄 시장 비중이 높다. 반면 로부스타는 평지와 고온다습 지역에서 재배돼 카페인 함량이 높고 쓴맛이 강해 인스턴트 커피나 블렌딩에 주로 쓰인다. 가격 역시 수급 상황, 기후 리스크, 화폐가치 변동에 따라 상이하게 움직인다.

편집자 시각 및 전망

단기적으로는 브라질 기상 리스크미·브라질 무역 마찰이 겹치면서 강세 흐름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ICE 재고의 감소 속도가 빨라질 경우 파운드당 220센트 돌파 시도도 배제하기 어렵다. 다만 9월 이후 브라질 북부와 베트남 중부에 평년 수준의 강우가 돌아온다면, 수급 타이트함은 완화될 수 있다. 트레이더들은 달러화 강세, 브라질 헤알화 환율, 그리고 미 식품업체들의 선물 헤징 동향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


※ ICE(Intercontinental Exchange) : 미국 뉴욕에 본사를 둔 글로벌 파생상품 거래소로, 커피·코코아·설탕 등 소프트 상품 선물·옵션을 상장한다.

※ FAS(Foreign Agricultural Service) : 미국 농무부 산하 해외농업국으로, 세계 농산물 수급 전망과 통계 보고서를 정기 발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