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기상 불안과 미국 내 공급 타이트…커피 선물가격 2개월 만에 최고치 경신

커피 선물가격이 다시 급등하며 아라비카(Arabica)로부스타(Robusta) 두 종목 모두 2개월 내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19일(현지시간) 시카고 상업거래소(CME) 산하 ICE 선물시장에서 9월물 아라비카 커피(KCU25)는 전일 대비 1.85%↑인 6.35센트 급등, 2.25개월 만의 고점에 안착했고, 9월물 로부스타 커피(RMU25) 또한 4.04%↑인 168달러 상승, 2개월 최고치를 나타냈다.

2025년 8월 19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상승세의 핵심 배경은 브라질의 가뭄·고온 지속으로 인한 작황 우려와 미국 시장의 물량 부족이다. 특히 브라질 최대 아라비카 산지 미나스제라이스 주(Minas Gerais)가 8월 16일 주간 기준 강수량 ‘0’ mm를 기록했다는 소마 메트롤로지아(Somar Meteorologia) 보고서가 투자심리를 자극했다.

한편 미국 정부가 브라질산 생두에 매긴 50% 관세도 공급 타이트 현상을 증폭시키고 있다. 미국 내 원두의 약 3분의 1이 브라질산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관세 부담으로 신규 계약이 대거 취소되면서 현지 재고가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아라비카 선물 차트

실제로 브라질 무역부가 8월 6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7월 브라질의 생두 수출량은 전년 동월 대비 -20.4%↓16만 1,000톤에 그쳤다. Cecafe(브라질 커피수출업협회) 역시 같은 달 그린커피 수출이 -28%↓인 240만 포대(60kg 기준)로 급감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아라비카 -21%, 로부스타 -49%라는 세부 수치가 확인돼 시장에 충격을 주었다.

“7월까지 누적 수출(1~7월)은 2,220만 포대로 -21%↓ 수준” — Cecafe

가격 지지 요인은 재고에서도 확인된다. 8월 14일 기준 ICE 공인 아라비카 재고는 72만 6,661포대1년 3개월래 최저치를 기록했다가 18일 73만 3,105포대로 소폭 반등했다. 로부스타 재고 역시 이날 6,749로트로 3주 최저치였다.

다만 브라질 2025/26년산 수확이 94% 진행됐다사프라스&메르카두(Safras & Mercado) 발표는 단기적으로 공급 완화 기대를 불러오는 약세 요인이다. 같은 날 코옥수페(Cooxupé)도 회원 농가의 수확률을 80.4%로 제시했다.

국제커피기구(ICO)에 따르면 6월 전 세계 커피 수출은 1,169만 포대로 전년 대비 7.3% 증가했다. 그러나 작황 부진이 컸던 베트남의 2023/24년 생산량은 -20%↓인 147만 t로 4년래 최저였고, 2024년 수출 또한 -17.1%↓인 135만 t로 급감해 중장기 공급 리스크가 여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로부스타 선물 차트

용어 설명
아라비카: 고지대에서 재배되며 부드러운 산미와 향을 지닌 고급 품종. 전 세계 생산량의 약 60%를 차지한다.
로부스타: 저지대 재배, 카페인 함량이 높고 쓴맛이 강하다. 아라비카 대비 병충해에 강해 인스턴트커피 원료로 활용된다.
ICE 재고: 뉴욕 ICE 선물거래소가 지정 창고에 보관·인증한 원두 재고. 선물 만기 시 실물 인수를 위한 기준 재고이며, 시장 유동성·가격 흐름의 핵심 변수다.


전문가 관점 및 전망

시장 참여자들은 당분간 기상 리스크와 재고 감소, 무역 장벽이라는 3대 테마가 가격을 지지할 것으로 본다. 특히 엘니뇨 이후 이어지는 브라질 가뭄이 개화·결실 단계까지 영향을 미칠 경우 2026년 수확에도 차질이 발생할 수 있어, 장기 불균형 우려가 커진다.

반면 미 농무부(USDA) FAS는 2025/26년 전 세계 생산량이 1억7,868만 포대(2.5%↑)로 역대 최대를 갱신할 것이라 전망했다. 아라비카는 -1.7% 감소하지만 로부스타가 7.9% 늘 것이라는 가정이다. 그러나 스위스계 트레이더 볼카페(Volcafe)는 같은 연도 아라비카 공급 부족폭-850만 포대로 확대 추정, 여전히 수요 초과 국면이 해소되지 않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결국 단기적으로는 브라질·베트남·미국 관세 환경이, 중장기적으로는 기후 변화와 농가 투자 여력이 가격의 방향성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원두 수입·제조업체는 헤지(선물·옵션) 전략을 강화하고, 소비자 또한 스페셜티·프리미엄 제품의 가격 변동성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