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기상 리스크에 커피 선물 가격 상승

브라질 주요 산지에 한파·가뭄 우려가 겹치면서 국제 커피 선물 가격이 다시 오름세를 나타냈다.

2025년 7월 24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시카고선물거래소(CBOT)에서 9월물 아라비카 커피(KCU25)는 전장 대비 1.80센트(+0.60%) 상승했고, 런던 ICE 선물시장에서 9월물 로부스타 커피(RMU25)는 42달러(+1.27%) 올랐다.

브라질 기상 전문업체 클리마템포(Climatempo)는 이번 주 브라질 커피 벨트에 한랭전선이 진입해 서리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경고했다.

“서리가 발생하면 개화 전·후의 커피나무가 직접적인 피해를 입어 향후 수확량이 줄어들 수 있다”

는 설명이다.

또 다른 리스크도 존재한다. 브라질 민간 기상사 소마르 메테오롤로지아(Somar Meteorologia)는 7월 19일까지 한 주 동안 브라질 최대 아라비카 산지인 미나스제라이스주‘강수량 0’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건조한 토양은 서리 피해를 증폭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를 자극했다.


펀드 포지션·재고 동향

런던 ICE 데이터에 따르면 7월 15일 기준 투자펀드의 순매도(net-short) 규모는 1,294계약으로, 2년 만에 가장 많았다. 과다한 숏포지션은 쇼트커버링(공매도 환매) 시 가격 급등을 일으킬 수 있는 촉매다.

그러나 재고 흐름은 엇갈렸다. ICE가 모니터링하는 로부스타 재고는 6,519 lot로 1년 최고치를 기록해 가격 상승 압력을 일부 완화했다. 반면 아라비카 재고는 80만6,062포대로 3개월 최저치를 찍었다.


브라질 조기 수확 압박

브라질 컨설팅사 사프라스앤메르카두(Safras & Mercado)는 7월 16일 기준 2025/26 커피 수확 진척률이 77%라고 발표했다. 이는 전년 동기 74%와 5년 평균 69%를 웃도는 수치다. 품종별로 보면 로부스타는 93%, 아라비카는 67% 수확이 완료됐다.

브라질 최대 커피 협동조합 코옥수페(Cooxupe) 역시 7월 18일 기준 조합원들의 수확률이 59%라고 전했다. 빠른 수확 진척은 단기적으로 현물 공급 증가→가격 하락 논리를 강화하지만, 현재는 기상 변수로 상쇄되는 모습이다.


수출 감소·관세 변수 등 추가 재료

브라질 커피수출업협회(Cecafe)는 6월 그린 커피 수출이 전년 대비 31% 급감한 230만 포대라고 집계했다. 품종별로는 아라비카 −27%(180만 포대), 로부스타 −42%(47만6,334포대) 감소로 나타났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8월 1일부터 브라질산 수입품에 5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점도 시장에 변동성을 키웠다. 세계 최대 아라비카 생산국인 브라질의 대미 수출이 차질을 빚을 경우, 글로벌 공급망에 균열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다.


중장기 수급 전망

미 농무부(USDA) 해외농업국(FAS)은 6월 25일 발간한 반기 보고서에서 2025/26 전 세계 커피 생산량을 1억7,868만 포대(+2.5% y/y)로 추정했다. 아라비카는 −1.7% 감소하지만 로부스타는 +7.9% 증가해 균형을 맞출 것이란 전망이다. 세계 기말 재고는 2,282만 포대로 +4.9% 늘어날 것으로 봤다.

스위스 트레이딩사 볼카페(Volcafe)는 같은 기간 아라비카 시장이 −850만 포대 공급 부족에 직면할 것이라며, 결핍폭이 전년(−550만 포대)보다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베트남은 2023/24년 생산량이 147만2,000톤(−20% y/y)으로 4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고, 2024년 수출도 −17.1% 감소했다. 베트남커피카카오협회(Vicofa)는 2024/25 생산 전망치를 2,800만 포대에서 2,650만 포대로 하향 조정했다.


용어 설명

아라비카는 고지대에서 재배되며 향이 풍부하고 산미가 강한 고급 품종이다. 로부스타는 저지대에서 자라 병충해에 강하고 카페인 함량이 높아 인스턴트·에스프레소용 블렌딩에 주로 쓰인다.

ICE(Intercontinental Exchange)는 미국·영국에 기반한 글로벌 선물 거래소로, 커피·코코아·설탕 등 소프트상품(soft commodities)을 상장·거래한다.

숏포지션(short position)은 가격 하락에 베팅하는 매도 계약을 의미하며, 이후 가격이 상승하면 손실을 줄이기 위해 되사야(쇼트커버링) 한다.


기자 해설 및 전망

단기적으로는 브라질발 기상 변수쇼트커버링이 가격을 지지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중장기적으로는 USDA가 제시한 공급 증가 전망과 로부스타 재고 누적이 상단을 제한할 수 있다. 실제 시장은 ‘한파가 실질 피해로 이어지는가’ 여부, 그리고 ‘브라질·베트남 수출 추이’에 따라 방향성을 재점검할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자라면 9월물 아라비카 180~190센트, 9월물 로부스타 2,750~2,850달러 구간의 저항 및 지지선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기상 파동이 완화될 경우 급등분을 반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