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nco do Brasil(이하 BB)이 농산업(아그리비즈니스) 대출 포트폴리오에서 과거 유례가 없는 연체율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은행의 핵심 수익원 중 하나로 평가되는 농업 금융 부문에서 발생한 것으로, 내부·외부 이해관계자들의 이목이 집중되는 상황이다.
2025년 8월 15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타르시아나 메데이루스 최고경영자(CEO)는 전날 진행된 애널리스트 콜에서 “이번 연체율 악화는 가장 비관적인 시나리오에서도 예상하지 못한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메데이루스 CEO는 특히 브라질 중서부(center-west)와 남부(southern) 지역에 위치한 대두·옥수수·쇠고기 생산업체가 주된 연체 발생처라고 지적했다. 그는 “대두와 옥수수 가격 변동, 사료비 상승, 물류 차질 등 복합적 요인이 현금흐름을 압박해 상황을 악화시켰다”고 덧붙였다.
“올해 2분기 실적은 시장 추정치를 하회했으며, 연간 가이던스 역시 대폭 하향 조정할 수밖에 없었다.” — 타르시아나 메데이루스, Banco do Brasil CEO
이번 실적 부진은 이미 어려웠던 1분기 흐름이 2분기까지 이어진 결과다. 동일 부문 연체율은 1분기부터 상승세를 보였으나, 2분기에 들어 ‘사상 최고치’라는 표현이 무색하지 않을 정도로 급등했다. 이에 따라 Banco do Brasil은 전사 차원의 대손충당금 추가 적립과 위험관리 체계 재점검에 착수했다.
농업 금융 연체 악화의 배경
브라질은 대두·옥수수·소고기 등 주요 농산물 수출국으로, 농업 부문은 국가 GDP의 상당 비중을 차지한다. Banco do Brasil은 국책은행이라는 위상을 활용해 자국 농가와 식품 기업에 장기·저금리 대출을 제공해 왔다. 그러나 최근 국제 시장 가격 변동성과 기상 악화(특히 라니냐 현상), 운송 인프라 병목 등으로 농가의 현금 창출 능력이 흔들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두 가격 약세가 가장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평가한다. 글로벌 곡물 가격은 2024년 하반기부터 개선 조짐을 보였지만 여전히 팬데믹 이전 수준과 비교하면 낮다. 여기에 브라질 헤알화 값이 달러 대비 약세를 보이면서 환위험이 커졌고, 농기계·비료를 수입에 의존하는 농가의 부담이 가중됐다.
은행 건전성에 미치는 파장
Banco do Brasil은 브라질 재무부가 최대주주인 국책은행이지만, 상장사이기도 하다. 따라서 이번 충격은 국가 재정과 금융시장 모두에 의미 있는 영향을 준다. 애널리스트들은 “단기적으로 주당순이익(EPS) 하향 압력이 불가피하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NPL(고정이하여신) 비중 상승은 자산건전성 지표를 악화시켜 자본비율(Basel Ratio)을 위협할 수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농업은 브라질 경제의 기초 체력이 강한 산업”이라는 점을 근거로, 중장기적 회복 가능성에 무게를 싣는다. 브라질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점진적으로 인하하고 있어, 금융비용 완화를 통해 농가가 숨통을 틀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연체’와 ‘대손충당금’ 용어 설명
금융권에서 ‘연체(Delinquency)’란 차주가 계약상 상환일을 지나도 원리금을 지급하지 못한 상태를 말한다. 일정 기간(대개 90일)을 넘기면 NPL로 분류된다. ‘대손충당금’은 이러한 잠재 손실에 대비해 은행이 미리 비용 처리하는 회계 항목이다. 충당금 적립이 늘면 그만큼 당기순이익이 감소한다.
향후 전망과 과제
Banco do Brasil 경영진은 “위험 노출도를 낮추기 위해 집약적 모니터링 프로그램과 재무구조 개선 컨설팅을 병행하겠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이번 사태가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렵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다만 브라질 정부가 농업 지원 정책을 확대하고, 국제 곡물 시세가 회복 국면에 접어들면 연체율이 정상화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투자자들은 향후 분기 실적 발표 때 1) 연체율 추이, 2) 대손충당금 규모, 3) 자본비율을 면밀히 살펴야 한다. 또한 글로벌 투자기관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평가에서 농업 부문 탄소배출이 점점 중요한 지표로 부상하고 있어, Banco do Brasil의 지속가능금융 전략이 주가 변동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본 기사 내용은 인베스팅닷컴이 현지 언론·공시자료·애널리스트 콜 등에서 확인한 사실에 기초하며, 투자 판단에 대한 최종 책임은 독자에게 있음을 밝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