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행정경제방위위원회(CADE) 산하 일반감독관실이 8월 18일(현지시간) 글로벌 대두(콩) 수출사들에게 ‘소이 모라토리엄(Soy Moratorium)’ 프로그램을 즉각 종료하라고 명령하며, 불이행 시 대규모 벌금을 부과할 방침을 밝혔다.
2025년 8월 18일,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알렉산드르 바헤투 지 소우자(Alexandre Barreto de Souza) CADE 일반감독관은 이날 서명한 결정서를 통해 해당 프로그램 서명 기업들에 대한 전면적 경쟁법 위반 조사를 권고했다.
“프로그램 참가 기업들은 아마존 열대우림 파괴 이후 생산된 콩을 구매하지 않겠다고 합의했으나, 이는 잠재적으로 공정경쟁을 저해할 수 있다.” — 알렉산드르 바헤투 지 소우자, CADE 일반감독관
‘소이 모라토리엄’은 2008년 7월 이후 아마존 열대우림에서 신규 개간된 토지에서 수확된 콩을 구매하지 않겠다는 자발적 환경 보호 협약이다. 이 협약에는 ADM, 카길, 번지(Bunge), 루이 드레퓌스 및 코푸코(Cofco) 등 다국적 곡물 기업이 포함돼 있다. 업계 단체로는 브라질 곡물수출협회(Anec)와 브라질 식물성기름산업협회(Abiove)가 서명 주체다.
이번 결정서에 따르면 Anec과 Abiove는 통보일로부터 10일 이내에 협약을 종료해야 하며, 미이행 시 “막대한 벌금”이 부과된다. 구체적 벌금 규모는 결정서에 명시되지 않았으나, CADE의 기존 판례를 고려할 때 매출액 기준 최대 20%까지 제재가 가능하다는 해석이 나온다1.
Anec은 로이터에 “즉각적인 논평을 내놓을 수 없다”고 밝혔으며, Abiove는 보도자료를 통해 “전면 조사 권고에 놀랐다”면서도 “모라토리엄의 합법성을 방어하는 한편, 당국에 투명하게 협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CADE란 무엇인가?
CADE(Conselho Administrativo de Defesa Econômica)는 브라질 연방 정부 산하 경쟁 규제 기관으로, 기업 간 담합·시장지배 남용 등을 조사하고 제재한다. 우리나라의 공정거래위원회에 해당하는 조직이다.
‘소이 모라토리엄’ 핵심 배경
2006년 환경단체와 업계가 주도해 처음 시행된 뒤 2008년 7월을 기준일로 확정했다. 아마존 열대우림 훼손을 억제하자는 취지이나, 일부 중소 농가는 “대형 수출업체가 시장 접근을 통제해 가격 협상력을 약화시킨다”고 반발해 왔다.
전문가 시각 및 전망
브라질 상파울루 소재 국제통상연구소의 한 연구원은 “CADE가 자발적 환경협약을 경쟁 제한 행위로 본 전례는 드물다”면서 “국제 ESG 경영과 국가 경쟁정책이 충돌하는 대표 사례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그는 “세계 대두 수요가 꾸준한 만큼, 기업들이 공급망 투명성을 유지하면서도 CADE의 우려를 해소할 절충안을 모색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브라질 내 대두 수출은 2024년 기준 연간 1억 톤을 넘어섰다. 시장 관계자들은 “모라토리엄 해제가 현실화될 경우 단기적으로 농가 공급 확대가 가능하지만, 동시에 유럽연합·미국의 환경 규제를 충족하지 못해 수출 차질이 발생할 위험이 있다”고 우려한다.
용어 해설
- 소이 모라토리엄(Soy Moratorium) — moratorium은 ‘일시 중단’을 의미한다. 아마존 열대우림 보전을 위해 콩 구매를 제한하는 민간 주도 협약이다.
- CADE — 브라질의 반독점·공정거래 기구로, 기업 결합 심사와 담합 조사를 수행한다.
각주
1 CADE 법령 12.529/2011에 따르면, 위반 기업은 관련 시장 매출의 0.1%~20% 사이에서 과징금을 부과받을 수 있다.